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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1.05.04 조회수 | 815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 어린이의 세계

1.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1.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사 자주 이야기를 하여 주시오.
1.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
1.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1.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1. 산보와 원족(휴식 삼아 야외로 나가는 일) 같은 것을 가끔 가끔 시켜주시오.
1.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1.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1. 대우주의 뇌신경의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 소파 방정환 선생이 결성한 소년운동협회가 배포한 어린이날 선언(동아일보 1923년 5월 1일자 3면 게재)

오는 5월 5일은 제99회 어린이날이다. 1923년 방정환 선생을 포함한 '색동회'가 주체가 되어 제정한 어린이날은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고 생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 ‘ㅇ린이’라는 표현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요린이(요리를 못하는 사람)’, ‘주린이(주식이 초보인 사람)’ 등으로 특정 분야에 초보인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이것이 어린이라는 존재를 낮고 미숙한 존재로만 한정 짓는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체구가 작고, 나이가 어리다 해도 이들을 미완성의 시선으로만 보는 것에는 아쉬운 면이 있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를 향한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는 책을 읽어보자.

<어린이라는 세계>
저 : 김소영/ 출판사 : 사계절/ 발행 : 2020년 11월 16일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그때는 지금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어 있을 텐데 (중략) 왜 어린이한테는 의견을 안 물어봐요?”(231쪽)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18쪽)”  저자가 이야기하는 어린이 세계를 접하다 보면 띵하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어린이들은 조금 서툴 뿐, 그들 내부에는 원숙한 세계가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던 저자가 쓴 이 책에는 우리 곁의 어린이, 우리 모두가 통과해온 어린이, 동료 시민이자 다음 세대를 이루는 어린이의 존재, 그를 마주하며 얻은 깨달음이 기록돼 있다.

<어린이는 언제나 나를 자라게 한다>
저 : 김연민/ 출판사 : 허밍버드/ 발행 : 2021년 4월 21일

오랜 기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해온 저자, 직업 특성상 그는 자신이 어린이들을 성장시켰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을 자라게 했다고 말한다. 담담하면서도 솔직한 저자의 필력은 우리를 초등학교 교실 속으로 생생하게 인도한다. 처음 교사가 되어 해맑은 아이들의 세계에 적응해나가던 시기, 교사라는 직업, 학부모 상담, 학교 폭력, 꿈을 꾸지 않는 요즘 어린이들에 대한 이야기. 한 발 나아가 어린이 앞에서 어떻게 좋은, 어른 교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도 공유한다. 어른들이 쳐놓은 테두리 안에만 가둘 수 없는 탁월한 어린이의 존재, 세간에 잘못 알려진 어린이에 대한 고정관념 등을 현직 교사의 시선으로 바로잡는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만나다>
저 : 밥장/ 출판사 : 한울림/ 발행 : 2017년 11월 10일


일각에서는 어린이 과잉보호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도 있다. 하지만 조명을 받지 못하는 곳에는 그런 보호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학대 당하고 방치된 어린이들도 많이 존재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어린이들. 우리는 이들이 지닌 권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1989년 11월 20일 유엔이 승인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전 세계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문서에 담아 국제법으로 승인했다. 그냥 읽으면 딱딱할 수 있는 조항을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은 그림으로 그려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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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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