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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6.23 조회수 | 5,937

“가치와 값어치의 차이” 독서문화 10년… ‘코렘시스’ 홍명희 대표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코렘시스’ 본사. 2층 끝방에 위치한 대표실에는 한쪽 벽면이 책으로 빼곡하다. 출판사 혹은 도서 관련 회사가 아닐까 짐작하게 만드는 이곳은 18년차 건설기업 코렘시스 본사다. 이곳에는 <인생의 발견> <바른 마음>과 같은 인문서부터 <넛지>와 같은 경제경영서, <덕혜옹주> 등의 소설까지 모든 분야의 책이 꽂혀 있다. 대표실을 포함하여 이렇게 책을 가득 채운 책장이 배치된 곳은 총 세 곳이다. 단순히 책을 좋아해 마련된 공간이라고 생각하기엔 보유 중인 수백권의 책과 코렘시스 직원들의 활발한 독서 활동에는 특별함이 있다.

60여 명의 직원들은 언제든 원하는 때에 원하는 책을 가져다 읽을 수 있다. 대표실에 마련된 책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방 근무 중인 직원들은 단체 어플을 이용하여, 읽고 싶은 책을 미리 ‘찜’ 해 두기도 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선정된 도서를 읽고 자유형식의 독후감을 받아 직원들이 함께 공유한다. 모든 독후감은 직속상사를 거치지 않고 대표에게 바로 이메일로 전한다. 개중에는 자격증 시험 준비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독후감을 제출하지 못한다는 이메일이 도착하기도 한단다. 짧든 길든 책에 대한 독후감은 받고 있지만 형식과 분량은 철저히 개인의 의지에 따른다. 선정 책에 대한 독후감은 직원 본인이 아닌 가족이 대신 제출해도 인정하고 있다.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하면서도 정기적으로 시행 중인 코렘시스의 독서문화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독서를 사내 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한 것은 홍명희 대표의 남다른 소신 때문이다.

“관점을 중요시했어요. 건축주나 고객들과 같은 관점을 가져야 우리가 지향하는 건설문화도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원들이 각각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물론 바쁜 업무 가운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문화를 꾸준히 시도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집, 내 공간을 그렇게 쓰는 사람이 남의 집도 그렇게 지어줄 수 있는 거예요. 저희는 가치있는 건물을 지으려고 노력해요. 가치와 값어치는 많은 차이가 있잖아요. 값어치를 돈으로 본다면, 가치는 영혼이니까요. 문화를 갖추고 새로운 건물 문화를 개척하는 기업으로 가자는 캐치프라이즈를 설정하면서 책의 필요성, 독서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현업에 충실하다보면 내가 아는 지식이 전부인냥 생각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모든 일은 인문학적 소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내 독서문화를 활성화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죠.”

업무를 소화하기에도 벅찬 시간을 책 읽고 독후감 쓰는 것에도 할애해야 하니 몇몇 직원들의 불평도 들려온단다. 그러나 직원들의 참여율이 떨어진 적은 없다. 오히려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홍명희 대표의 설명이다. 독서문화가 코렘시스의 사내문화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동호회를 함께하거나 모임 등을 진행하면서도 꾸준히 홍명희 대표의 메일에는 직원들의 독후감이 이어진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죠. 부부간에도 대화가 많으면 집안에서도 갈등이 잘 안 생기거든요. 생겨도 금방 풀리죠. 회사도 똑같아요. 임원들과 직원들간에 일 이야기만 하다보면 분명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이런 독서문화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가 분명 많은 부분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요. ‘새로운 건설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 이게 저희의 캐치프라이즈인데요. 10년 동안 진행해 온 독후감이 이 회사가 가고자하는 길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매년 발행되는 코렘시스의 사보에는 직원들의 독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홍명희 대표는 내년 사보에는 더 많은 책 이야기가 실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생각했던 문화를 구체화했던 사람들은 이제 직원들이 새로운 문화를 또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해요. 그게 제 역할이에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있어서 ‘책’이라는 훌륭한 매개가 있어 든든합니다.”

 

사진 : 임준형(러브모멘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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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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