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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10.06 조회수 | 26,148

[동네서점탐방] 강남 한복판, 책의 오아시스가 솟다 - 최인아책방



고층빌딩들이 빽빽히 들어선, 각종 화려한 상업공간들이 제 욕망을 뽐내는 강남. 강남은 대한민국에서 물질의 풍부를 상징하는 공간이지만, 문화의 불모지라는 불명예도 있었다. 그런 강남에 생각의 단비를 뿌려줄 공간이 문을 열었다. 광고기획사 제일기획 부사장을 지냈던 최인아 씨와 정치헌 디트라이브 대표가 ‘생각의 힘’을 모토로 내걸며 문을 연 최인아책방이다. ‘광고계의 전설’로 불렸던 최인아 씨가 삶의 2막에서 서점을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앞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광고를 하지요. 저희가 한 것은 늘 아이디어를 찾는 일, 생각하는 일이었어요. 우리 각자가 나무 한 그루를 심듯이 모여서 생각의 숲을 이뤄갈 수 있지 않을까요.”(최인아)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책방은 지하철 선릉역에 내려 3분 거리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의 4층에 자리를 잡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리면 바깥의 분주함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 열린다. 고요한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고르고, 사색에 잠긴다.


이 서점은 독자 친화적인 추천형 책 진열 방식이 특징이다. 일반적 분류독자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 별로 책을 진열한다. ‘세상의 큰 흐름’, ‘쟁이들은 어떤 책을 사랑하는가’, ‘요즘, 재미가 부족한 그대에게’, ‘무슨 일을 하든 글쓰기가 중요하다’ 등등 크고 작은 주제들이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책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도 쉽게 자신의 이야기로서 공감하며 책을 접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서점에서 취급하는 책들은 모두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추천한 책들이다. 최인아 대표는 책 추천인이 유명하거나 교수가 아닐 지라도 좋으며, 익명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누군가가 책을 추천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픈 후에는 손님들의 책 추천을 받고 있지만, 서점이 문을 연 초창기에는 서점 주인의 지인 150명으로부터 책을 추천받았다.

 

“인생에서 도전이나 과제를 앞두고 있을 때 책을 많이 찾지요. 사람들이 책을 찾게 되는 질문들을 열두 가지 정도 뽑고 그 각각의 질문에 대해 지인을 총동원해서 질문 각각에 대해 책 제목과 그 책이 좋았던 이유를 써달라고 부탁했어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가이드가 없어도 알아서 책을 사지만 책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하나 만들어줘야겠다 싶었죠.”(최인아) 

 



최인아책방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들도 열린다. 지금까지는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주제로 광고인들의 강연이 열리기도 했고, 가을 저녁을 위해 최인아책방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추석 때는 명절 연휴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싱글들 모여라!’라는 모임도 주최했다. ‘기획력’을 강점으로 꼽는 최인아책방. 강남 한복판의 붉은 벽돌 건물 4층에서 점점 더 풍성해져 갈 생각의 숲을 기대한다.


운영 시간 및 휴무일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521. (역삼동 696-39)
운영 시간  월요일 – 금요일 (오전 11시 – 오후 9시)
                   토요일 –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8시)
전화번호 02-2088-7330
홈페이지 www.inabooks.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choiinabooks


▼ 최인아책방 자세히 보기

 

 

 

 

 

 

 

 

 

 

 

 

▼ 최인아책방 최인아 대표가 추천하는 책들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 / 오가닉미디어랩 / 2016년)

 

제가 작년에 보고 주변에도 많이 사준 책이에요. 저자는 꽤 다양한 일을 하다가 10년 이상 커리어가 쌓였을 때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분이더라고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비즈니스는 어떻게 하고,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다들 우왕좌왕해요. 디지털이 가져 온 변화를 본질적으로 가장 잘 짚고 있는 책이에요. 디지털이 중요해지는 이 시대에 고객 대상으로 어떻게 마케팅을 할지 고민하는 분에게 좋은 지침이 될 거예요.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김시덕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역사학자 김시덕 씨의 책을 즐겨 봐왔는데 이 책은 임진왜란 발발 후 200~300년 간의 시기를 굉장히 다른 각도에서 썼어요. 그동안은 임진왜란을 일본 무사세력 간 갈등이 내부에서 소화가 안 되어 외부까지 뻗쳐온 것이라는 시각으로 봤다면, 이 책은 그 당시 대륙과 해양 세력간 파워가 변하던 시점에 일어난 글로벌 전쟁이라는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콰이어트> (수전 케인 / 알에이치코리아 / 2012년)

 

인생학교에서 강의할 때도 추천했던 책이에요. 저자 자신도 굉장히 조용한 성향이었는데, 세상이 표피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연구해 보니 실제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 성취는 내향적인 사람들로부터 나왔다는 거예요. 간디, 아인슈타인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분들도 다 내향적인 성격이었고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게 용기와 응원을 주는 책이에요.

 

 

<축적의 시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 지식노마드 / 2015년)

 

서울대 공대 교수 스물여섯 분이 쓴 책이에요. 대한민국의 산업에서 개념을 설계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지금 이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은 출발이 늦었고, 패스트 팔로우(fast-follow)에는 성공했는데 그 다음 문턱을 못 넘는 상태예요. 그럴 때 가장 필요한 게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어내는 능력, 오리지널리티인데 책에는 거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자기 생각은 마치 어린 아이가 찰흙을 가지고 놀듯이 해야 만들어지는 건데, 성급하니까 불안하니까 당장 하는 것들을 위해 생략하고 있죠. 그러면 늘 남의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신의 위대한 질문> <인간의 위대한 질문> (배철현 / 21세기북스 / 2015년)

 

이 책의 질문은 성서에서 시작해요. <신의 위대한 질문은> 구약성서로부터,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신약성서로부터 출발하지만 기독교도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에요. 이 책에서 중요한 건 신은 질문을 던질뿐 답을 가르쳐주지 않고, 같은 질문이라도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자기 인생에 대해 사는 대로 살지 않고 내 인생을 살겠다 하는 분이라면 이 두 권의 책을 보면 좋겠어요. 

사진 : 남경호(스튜디오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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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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