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후기

등록일 | 2013.05.29 조회수 | 18,528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등단 40주년 40번째 장편소설을 내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를 꼭 둘로 나눠야 한다면 하나는 스스로 가출을 꿈꾸는 아버지, 다른 아버지는 처자식들이 가출하기를 꿈꾸는 아버지로 나눌 수 있다.”
- 소설 <소금> 중에서 –

 

박범신 작가가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의 출간기념 북 콘서트가 지난 5월 22일 오후 7시 30분 스테이지 팩토리홀에서 열렸다. <소금>은 <은교> 이후 2년여의 침묵 끝에 발표한 작품으로, 거대한 자본의 세계 속에서 가족들을 위해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가출을 할 수 밖에 없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소금
↑ 40번째 장편소설 <소금> 표지

 

작품의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축하무대로,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의 노래와 소설 소금의 한 장면을 연극으로도 감상할 수 있었다. 작가와의 대담을 Q & A로 정리하였다.

 

↑ 작품에 대한 소회를 이야기 하고 있는 박범신 작가

 

Q 등단 40주년, 그리고 40번째 장편소설, 작가님의 대단한 창작열의 원동력은?

 

“사람은 모두 죽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은 본질적인 우울을 가지고 있지요.” 박범신 작가는 자신의 본질적인 우울을 ‘탄생 이전으로부터 부여받은 슬픔’이라고 말하며 글을 안 쓰면 이 슬픔과 우울함이 확장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울함이 확장되어 자신의 입에서 비명이 나올 때쯤 살기 위해 글을 쓰게 되고 그것이 어느새 40번째 장편소설이 되어 버린 것 같다고 하였다.

 

Q 이번 소설의 주제를 ‘아버지’로 잡은 이유가 있다면?

 

“아버지들은 모두 쓸쓸하다.” 박범신 작가는 거대한 소비문명에 밀려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지도 소통하지도 못하고 오로지 ‘돈’만 벌어 와야 하는 아버지들, 명령하는 자와 따르는 자 들 뿐인 상하 구조에만 살아서 수평적인 소통방법을 모르는 아버지들, 그리고 온갖 비굴함과 치사함을 참고 기꺼이 자식들이 자신의 등에 빨대를 꽂는 것을 허락해주신 아버지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버지들의 돌아누운 굽은 등을 한번이라도 웅숭깊게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음을 던지며 세상과 가족을 버리고 떠나는 꿈을 꾸어야만 하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본의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했다.

 

북콘서트 1부가 끝나고 2부인 독자와의 대화를 시작하기 전 극단 고래의 소설 낭독 공연과 싱어송 라이터 최고은씨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 극단 고래의 소설 낭독 공연

 


↑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의 축하공연

 

Q 아버지 박범신이 작가 박범신의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나의 삶의 동력은 ‘나의 순정’이다.” 라고 말하는 박범신 작가는 가장 애정이 가고,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세이를 만나러 가는 150리의 길을 꼽았다. 그는 “소설을 마친 지금까지 연애가 끝나지 않은 대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소설 속 ‘세이 누나’ 이다.”고 말하며 치사한 세상 속에서도 훼손되지 않은 자신만의 순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순정이라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힘이고 에너지다.”라고 말하며 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Q <소금>, <은교>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님과 비슷한 것 같다. 소설을 쓸 때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편인가?

 

“모든 소설은 다 나의 일부이다.” 박범신 작가는 <은교>에는 실제로 내가 늙어가면서 느낀 힘든 감정들, 시간에 대한 반란, 그리고 내 주체대로 살고 싶은 마음을 담겨있어 자신이 많이 투영된 소설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금>의 경우는 일정부분은 자신을 반영했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버지들을 다루고 싶었기에 여러 장치를 뒀다.”며 독자들이 읽으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독자와 소통 중인 박범신 작가


Q 독자들이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는가?

 

“소금은 모든 맛을 다 갖고 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아버지들이 자아 찾기를 통해 인생의 단맛을 추구했으면 한다.” 박범신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며 우리들이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를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권유했다. 또한 “<소금>이 아버지와 식탁 앞에서 마주 앉아 얘기할 수 있고, 대화를 건넬 수 있는 매개체로만 사용되어도 족한다” 고 말했다.

 

그는 이 소설을 읽는 아버지들에게도 스스로 인생을 허비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버지들은 기운은 빠져도 세상에 대응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을 당부하며 “은퇴가 아닌 자아찾기를 통해 인생의 단맛을 맛보려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으로 진한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박범신 작가는 이날 와준 독자들과 일일이 눈인사하며 책에 사인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 정성껏 사인 중인 박범신 작가

 

사진촬영: 북앤기자단 9기 한지원

 



 




인터파크도서 북& 9기 송선영

생텍쥐페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돌무더기를 보면서 대성당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더 이상 그것은 돌무더기가 아니다." 어떤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의 모든 것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책의 시야를 경험하고 더 넓은 세상은 보고 싶은, 북& 9기 기자단 송선영입니다.

작가소개

박범신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토끼와 잠수함] [흰 소가 끄는 수레]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 [촐라체] [고산자] [은교] [비즈니스] [외등]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소금] [소소한 풍경] [주름] 등 다수가 있다. 대한민국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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