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21.06.18 조회수 | 4,123

[자연과학MD 추천 신간] 주기율표 속 원소들의 신비한 이야기

마그네슘, 소듐, 이리듐, 리튬......
끝말잇기를 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모두 주기율표 속 원소의 이름들이지요.


암호처럼 펼쳐진 주기율표 속 이름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출처: 게티이미지

여기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을 파헤치고, 성경 속 한 구절을 찾아내고,
17세기와 18세기의 구전되는 문학 작품들과, 연금술사들의 흔적들과 기호들을 해독해내면서 원소의 이름의 기원과 어원을 찾아 나선 화학자가 있습니다.

출처: playandgo 홈페이지

옥스퍼드대 화학과 교수 피터 워더스
그는 화학자를 현대의 ‘연금술사’라고 부르는데요.
원소의 이름들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원소들은 어떻게 이름 지어졌을까요?

주기율표 원소 중 가장 오래된 원소는 금, 은, 구리, 철, 주석, 납, 수은 이렇게 7가지입니다.
오래된 원소의 이름은 천체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지동설이 아니라 천동설을 믿던 때였죠. 그리고 점성술과 천문학이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당연히 발견되지 않은 행성도 있었고, 태양도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태양과 달까지 합해 지구 주변 천체는 7개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7가지 원소들은 7가지 천체와 짝지어져 고유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금은 태양, 은은 달, 화성은 철, 수성은 수은, 토성은 납, 목성은 주석, 금성은 구리와 연결되었습니다.

16세기 ‘일곱 가지 금속’을 묘사한 판화. 달과 태양의 모양이 먼저 보인다. 각각 천체의 신들은 금속과 연결되어 있다.(출처: <원소의 이름>)

물론 이때 연결된 흔적은 현대의 원소 기호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때의 흔적은 ‘연금술사’의 ‘연금술 기호’에서 나타납니다. 고대, 중세까지 금속을 이해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금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상의 금속에서 금을 분리하려고 애썼던 연금술사였지요. 연금술사들은 그들만의 기호를 사용해서 금속에 이름을 붙였는데요. 이때 천체와 연관된 기호들이 나오게 됩니다.

(왼쪽) 수성과 수은을 나타내는 연금술 기호. 로마 신화 속 수성과 연관된 신 메르쿠리우스가 들고 다니는 지팡이를 본 딴 기호이다. (오른쪽) 철의 연금술 기호, 전쟁의 신이 사용한 무기에서 유래했다. 출처: <원소의 이름>

이렇게 원소와 금속들은 아주 과학적이지 않은 시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이 원소와 금속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은은 오랫동안 약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놀랍게도 기록에는 ‘뇌와 닮은 색을 가졌다는’ 이유로 뇌질환의 치료약으로도 쓰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은은 그 색 때문에 달과 연결이 된 금속이기도 합니다. 달의 여신은 루나(Luna)인데요. 정신병자를 뜻하는 ‘lunatic(루나틱)’이라는 단어는 달의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정신질환을 가리키는 말로도 남아 있지요.

불과 19세기까지도 수은은 약으로 사용되어 수은 중독을 일으키곤 했는데요. 특히 모자 공장에서 질산수은에 노출된 사람이 많아 수은 중독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영어에는 ‘완전히 미친’이란 뜻으로 ‘모자 제조공처럼 미친(as mad as a hatter)’이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 장수가 이 수은 중독 모습을 묘사한 캐릭터라고 알려져 있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 장수의 모습(출처: 위키미디어)

금속과 생존을 함께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광부들이지요. 18세기 광부들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을까요? 당시 갱의 모습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장’ 속이었겠지요. 이런 막장 속에서 광부들이 아주 싫어했던 금속이 있습니다. 코발트입니다. 코발트의 이름은 독일어로 ‘악마’를 의미하는 코볼트에서 왔습니다. 처음에 광부들은 코발트가 무슨 금속인지 잘 몰랐고, 쓸모없는 광물로 여겼는데, 그렇기에 이 광물이 광부들에게는 ‘악마’와 다름없었습니다. 코발트에 포함된 비소 입자가 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했고, 금이나 은을 캐려다가 코발트가 나오면 쓸모없는 광물을 캤다고 생각해 ‘악마’처럼 여겼던 것이죠.

16세기 인기를 얻었던 망누스의 <북쪽 사람들 이야기>에 실린 16세기의 광산 악마 그림, 이들은 광산의 요정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출처: <원소의 이름>)

코발트 이름의 유래는 코발루스(cobalus)라는 유령에게서 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광산에 떠돌면서 광부들의 작업을 방해하고 많은 문제를 자주 일으킨 유령의 이름이지요.

어느 쪽이든 코발트가 당시 광부들을 괴롭힌 원소라는 것은 분명한 듯 보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교회에서 예배를 할 때 하느님께 광부들과 그들의 노동을 코볼트(kobolt)와 유령으로부터 지켜달라는 기도를 포함시키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신화를 수집하는 SF작가이자, 공학박사인 곽재식은 이 책이 다양한 지식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소 어원의 이야기와, 신비로운 원소의 이름들, 신화와 전설에서 시작된 원소의 이름들.

<원소의 이름>(피터 워더스/ 윌북/ 2021년)

뭔가에 단단히 빠진 사람들의 지식들은 언제나 재미있지요. ‘원소의 이름’의 기원을 찾은 ‘현대의 연금술사’인 한 화학자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신비한 원소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세요.

- 글 : 김하연 인터파크도서 자연과학MD(wintersea@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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