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20.08.24 조회수 | 1,097

[예술MD 추천 신간] 우리에게는 메릴 스트립이 필요하다

한 젊은 여배우가 1976년 리메이크 영화 '킹콩'의 오디션을 보러 갔다.
긴 금발 머리, 도자기 같은 피부, 도드라진 광대뼈, 매부리코의 조합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빚어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 그림 속의 신비로운 모나리자가 1970년대에 환생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가 연극 무대에서 보여준 비범한 연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재능이 남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지만,
'킹콩'의 제작자 디노 드 로렌티스가 본 것은 그녀의 외모가 전부였다.

“진짜 못생겼네. 뭘 이런 걸 데려왔어?”

그가 이탈리아어로 아들 페데리코에게 불평했다.
그녀의 이름은 메릴 스트립.
그리고 드 로렌티스에게는 안됐지만
그녀는 대학에서 이탈리아어를 배운 터라 그의 말을 다 알아들었다.

“기대만큼 예쁘지 않아서 죄송한데요, 어쩝니까? 보시는 게 다인데.”

그녀는 이탈리아어로 말하고선 스스로 그 자리를 박차고 걸어 나갔다.
('프롤로그' 중에서)

메릴 스트립이 영화 '킹콩' 오디션에서 겪은 일입니다.

지금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아카데미상 후보에 가장 많이 오른 메릴 스트립이지만
그녀 역시도 무명 시절에는 이런 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연기자를 뽑는 오디션에서 배우의 연기가 아닌 외모로 평가하는 제작자.
그리고 합격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제작자에게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할 말을 하고 사라지는 메릴 스트립.
과연 저 상황에서 메릴 스트립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그날 이후에도
그녀를 폄하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그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사람들을 상대하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출처 : 현암사

<퀸 메릴(Queen Meryl)>(에린 칼슨, 메릴 스트립/ 현암사/ 2020년)

이 책에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삶, 그 전설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6살 때부터 연기에 재능을 보인 한 소녀가
그 재능을 발휘하며 학창 시절을 보낸 이야기.

1977년 영화 '줄리아'로 시작해
40여 년간 6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대배우가 된 이야기.

그리고 단순한 성공 스토리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인생을 담아냈습니다.

출처 : 현암사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저에게 '메릴 스트립'이란-
최고의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영화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
아바의 'Dancing Queen'을 멋지게 소화해내던 '도나' (영화 '맘마미아!')로
기억되던 배우였습니다.

연기 잘하는 배우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배우
그리고 가끔씩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화제가 되는 배우
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죠.

이 책은 그런 그녀를 보다 자세히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
배우이자 반핵 운동가, 환경 운동가, 누군가의 어머니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메릴 스트립'을 알게 해준 책이죠.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할리우드 영화계와 촬영 현장의 비밀스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메릴을 비껴간 영화들', '메릴 스트립의 유명 팬들',
'메릴의 성공한 예일 드라마스쿨 동창들'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중간중간 들어 있어
읽는 내내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 현암사

메릴 스트립은 최근까지도 영화 '작은 아씨들'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죠.

메릴 스트립이 나온 영화를 보고
또는 매번 이슈가 되는 메릴 스트립의 '말말말'을 보고
단 한 번이라도 '메릴 스트립'에 관심을 가져보셨던 분들이라면
이번에는 한 사람으로서의 '메릴 스트립'에 대해서도 알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당당하고 발랄한 그녀만의 매력에 여러분도 분명 빠지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구절을 들려 드리며 글을 마치려 합니다.

그녀가 자신의 배역에 얼마나 몰입하고 열정적인지는
이 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전 정말로 여러분이 메릴 스트립에게
여러분 자신을 한 번 연기해달라고 부탁해보면 좋겠어요.
메릴이 여러분보다 더 여러분 같을 겁니다.

아마 여러분 역할로 오디션을 같이 본다면 메릴에게 질 거예요.
생각해보니 좀 우울하네요.
- '작가이자 감독이자 재담꾼인 노라 에프런의 말' 중에서

- 글 : 이윤희 인터파크도서 예술MD(younie.lee1108@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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