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20.02.21 조회수 | 1,714

이슬아 작가를 아세요?

서점에서 책을 훔친 경험이 있는가? 나는 있다. 책벌레였던 초등학교 5학년때 곧잘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아 바닥에 앉아 책을 종종 봤는데 한 번은 책을 읽다가 그대로 들고 나간 적이 있다. 돈은 없고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싶었던 모양이다. 두근거리고 무서웠지만 어디선가 들은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말을 스스로 되새기며 나는 도둑이 아니라고 죄책감을 지우려 했다. 그렇게 단 한 번 나는 책 도둑이 되었다.

최근 유튜브 ‘공원생활’ 코너인 '김태훈의 게으른 책읽기' 촬영이 있어 한남동 블루스퀘어 3층에 있는 '북파크 라운지'를 찾았다.(나는 유튜브 공원생활 PD다) 촬영이 막 끝나고 스탭들이 장비를 정리하는 동안, 나는 라운지에 큐레이션된 책들을 바라보다 이슬아 작가의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이슬아/ 문학동네/ 2018년) 라는 책을 쓱 빼 들고 읽기 시작했다. 얼마전 북디비에 올라온 90년대생 작가들에 대한 기사(문학에도 90년생이 온다! 2020년이 기대되는 90년대생 작가 6인, 북DB, 2019년 12월 10일)에서 이슬아 작가를 본 탓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슬아 작가를 그때 처음 만났다. 그리고 읽던 책을 들고 나왔다. 두번째 책 도둑이 될 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웃으면서 울었다. 서너 페이지를 넘기자 나는 이 작가의 노예가 된 느낌이었다. 최근에 누군가의 글본새에 이렇게 매료된 적이 있었나. 이슬아 작가의 글과 이야기는 유기농 면 100프로 천으로 만든 옷처럼 귀하고 몸에도 좋아서 매일 매일 입고 싶은 옷 같았다. 이슬아 작가가 ‘일간 이슬아’, 지금은 ‘월간 이슬아’라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 하고, 또 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글을 구독하는 것도 바로 내가 느낀 이런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이슬아를 알게 되면 그의 글을 또 읽고 싶고 또 기대가 된다.

이슬아 작가를 통해 스무살이 되기도 하고, 엄마가 되기도 한다. 1980년대를 살기도 하고 2000년대를 살기도 한다. 스스로 ‘연재 노동자’라 칭하는 1992년생 이슬아 작가를 통해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다.

책을 훔친 걸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슬아 작가의 책을 사서 누군가의 소중한 딸들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물론 훔쳐온 책도 북파크에 슬며시 갖다 두고 말이다.

- 글 : 엉캔(uncanny@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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