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19.09.18 조회수 | 1,549

[자연과학MD 추천 신간] 나무 이름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신가요?

아빠! 이 나무는 이름이 뭐야?
아이들의 이런 질문을 받고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요즘의 젊은 엄마, 아빠들은 나무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만......

집 밖을 나서면 거리에서 만나는 흔한 가로수들. 어느 공원이든 꼭꼭 심어져 있는 꽃과 나무들. 동네마다 이어지는 둘레길에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

우리의 삶 가까이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존재를 깨닫고 이름 한 번 불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혹은 아이들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멋진 부모가 되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을 주목해 주세요!

나무와 친해지려면 그 이름부터!
나무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이 나무는 이름이 뭔가요?” 사람들이 나무를 보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입니다. 나무 이름을 알게 되면? 바로 이런 질문이 뒤따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죠?” 사람들은 왜 나무의 이름을 궁금해 할까요? 나무의 이름이 나무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더 많이 알아가는 출발점도 되기 때문은 아닐까요?

<궁궐의 우리 나무>(박상진/ 눌와/ 2014년)를 시작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나무와 친해지는 즐거움을 전해온 박상진 교수가 이번에는 500여 종에 달하는 나무들의 이름, 그리고 그 이름의 유래와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해 <우리 나무 이름 사전>(박상진/ 눌와/ 2019년)을 펴냈습니다.

나무의 생태는 물론 전통문화와 우리말까지

나무의 이름은 잎·꽃·열매 등의 생김새나 색깔에 따라 붙기도 하고, 자라는 곳, 생태, 쓰임새에 따라서 붙기도 합니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써왔을 우리말도 있고, 한자가 쓰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순우리말 이름은 평생 열매를 먹고, 껍질을 벗겨 생필품을 만드는 등 나무와 함께 살았을 평범한 사람들이 지었을 것이고, 한자로 된 이름은 한문과 친숙한 선비 등이 지었을 것입니다.

비교적 최근 서양에서 들어온 단어가 붙은 경우도 많습니다. 라틴어 학명이 그대로 나무 이름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들이 서로 뒤섞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고민을 해도 그 유래를 알기 어려운 이름도 많습니다. 나무 이름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레 만들어지고, 또 변해왔기 때문이죠.

박상진 교수는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우리말, 수백 년 전의 옛 문헌, 제주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방언 등을 아우르는 넓은 지식으로 나무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구슬꽃 나무는 중대가리나무란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구슬꽃나무란 이름의 작은 나무가 있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남는 둥근 공 모양 꽃차례가 마치 구슬 같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본래는 스님들의 머리를 떠올려 ‘중대가리나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북한에서도 이 나무를 같은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박태기나무의 보라색 꽃이 구슬처럼도 보입니다.'

북한에선 구슬꽃나무라고 하면 우리의 박태기나무를 가리킵니다. 박태기나무의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 열리는 쌀알처럼 둥글고 작은 꽃의 모습을 두고 북한 사람들은 구슬을 떠올렸던 모양입니다. 한편 구슬꽃나무의 북한 이름은 머리꽃나무입니다. 중대가리나무란 이름과 유래가 같습니다.

이렇게 남과 북이 서로 이름이 다른 나무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수천 년 동안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으니 당연히 같은 이름이 많습니다. 개나리, 느티나무 등 너무나 유명한 나무들이 그렇지요. 이름이 조금 다르다 해도 금방 어떤 나무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는 나무도 많습니다. 초여름이면 하얀 꽃을 가득 피우는 귀룽나무를 두고 북한에선 구름나무라고 부르는 경우가 그렇겠네요.

'하얗게 핀 귀룽나무 꽃. 뭉게구름처럼 보이나요?'

하지만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나무도 있습니다. 자두나무를 북한에선 추리나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버즘나무는 방울나무라고 부른다네요.

'버즘나무의 방울처럼 생긴 열매를 보고 북한에선 ‘방울나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편 북한에선 한자로 된 이름을 순우리말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낙우송을 늪삼나무로,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로 바꾼 것처럼요. 물론 모든 경우에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는 함박꽃나무라 부르는 나무의 북한 이름은 목란(木蘭)입니다.
 


'북한 이름이 ‘목란’인 함박꽃나무는 북한의 국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외국 국명 혹은 지명을 넣어 나무 이름을 지은 경우가 많은데, 북한의 경우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북한에선 일본매자나무는 좀매자나무로, 중국단풍은 애기단풍나무로 부르고 있습니다.
 
본래의 것보다 못한 것을 가리키는 ‘개’라는 접두어는 모조리 바꾸어서 개살구나무는 산살구나무로, 개서어나무는 좀서어나무라고 부릅니다.
 
“문화를 공유하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므로 선조들이 붙인 순우리말 이름은 남북이 서로 다르지 않다. … 그러나 해방 이후 남북이 별개로 학문의 체계를 발전시키면서 일부 이름들은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우리 나무 이름 사전> 중
 
남과 북이 갈라진 지 70년이 넘은 지금, 나무 이름의 차이도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의 이름이 옳다고 할 순 없겠지만, 어떻게 달라져가고 있는지는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꼭 나무 이름이 아니어도, 말만 같을 뿐 서로 뜻을 이해할 수 없는 날이 오는 걸 막으려면요.

- 글 : 이화종 인터파크도서 자연과학MD(kara@interpark.com)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 당신…’몸’이 아니라 ‘뇌’가 문제다 2019.09.20
[자연과학MD 추천 신간]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2019.09.18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