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19.09.18 조회수 | 771

[자연과학MD 추천 신간]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요즘 TV를 보면 사람들이 바다에 버린 쓰레기들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는 해양생물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그런 끔찍한 장면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들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매일 저녁 식탁에 올라오는 생선 튀김, 저녁 술자리에서 즐기는 참치 회와 같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식량자원의 하나이면서 때로는 낚시라는 레저의 즐거움까지 주는 죄 없는 바다 생물들에게 쓰레기를 안겨주다니요...... 미안하다 물고기들아 ㅠ.ㅠ

사람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바다는 무수한 난개발로 훼손이 되고 해양생태계의 주인인 물고기들은 아무런 항변도 하지 못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물고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황선도/ 동아시아/ 2019년)을 통해 물고기들의 입장을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최고의 몸매를 자랑하는 '고등어'

우리 생활에서 제일 친숙한 어류 중 하나가 고등어입니다. 고등어는 천적을 피해 빠르게 그리고 오래 헤엄치기 좋은 형태로 진화해왔습니다. 매끈한 몸체도, 날렵한 지느러미도 그 노력의 결과이지요. 고등어만 아니라 모든 생물이 그렇게 생긴 대로 삽니다. 아니, 사는 대로 생겨집니다. 사람도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지요. 누가 보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떳떳한 삶을 외면에 새겨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외모지상주의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아귀'

그렇다한들, 생긴 걸로 사람을 전부 판단하는 것도 또 안 될 일이겠지요. 이 면에서 억울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바로 아귀입니다. 옛날에는 너무 못생긴 나머지 잡히자마자 냅다 집어던져 버려서, 물에 떨어지는 소리가 ‘텀벙~’하고 났기에 물텀벙이라고도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걸 또 먹어 봤더니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더랍니다. 이제는 아귀찜도 아귀탕도, 없으면 아쉬운 해산물 별미가 되었습니다. 특히 간은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거위 간에 비할 정도로 맛과 영양가가 뛰어나다고 하니, 정말 겉보기로는 모를 일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처음 아귀를 먹을 생각을 한 사람이 정말 대단하고, 또 고맙기까지 합니다. ㅠ_ㅠ


 

 
귀엽지만 치명적인 '복어'

그러고 보면 볼 때마다 ‘어떻게 저걸 먹을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물고기가 또 있지요. 바로 복어입니다. 위협을 느끼면 몸을 부풀린다는 복어는, 피에 도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아주 위험한 독으로 유명합니다. 극미량만 잘못 먹어도 목숨을 위협하는 이 물고기를 먹을 생각을 다 하고, 결국 안전하게 먹을 방법을 찾아내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면 그야말로 아찔해집니다.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워낙 좋아해,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지만, 아무래도 죽음이랑 바꾸는 건 사양하고 싶네요. ^^;;

아!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 복어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황복이 이제는 멸종 위기에 놓인 희귀 어종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강화도 서북쪽 끝에는 황복이 많이 나는 걸로 유명한 ‘황복 마을’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어획량이 엄청나게 줄어 제철에도 하루 10~15 마리가 고작일 정도입니다. 하천이나 강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교란되면서 물고기들이 산란할 곳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된 이유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제방이나 댐에 세워지는 것인데, 경제 논리로 접근하면 당연한 선택이겠으나 자연 경관과 자원의 회복은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입맛이 씁니다. -_-
 


숨을 쉬는 생명의 터전 '갯벌' 

 
이름만 예쁜 갯벌의 포식자 '꽃게'

하구의 넖게 펼쳐진 진흙 뻘을 맨발로 누벼본 적이 있나요? 뻘에 발을 대고 가만히 있노라면 발바닥을 살살 간지럽히는 생명의 맥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갯벌도 숨을 쉽니다. 강과 바다가 만나면서 담수종, 해산종, 기수종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요. 그들에게서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그렇다고 “다른 생물들을 위해서 인간의 발전이나 행복을 양보해야 하냐”라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인간으로서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다른 생물들을 몰아냄으로써, 우리가 누릴 수 있었던 무언가를 잃게 되는 것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에요.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황복이나 장어를 먹기 힘들어지는 것처럼요. ^^; 적어도 우리도 행복하면서, 다른 생물들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제3의 선택지를 찾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발에 닿는 감촉이 기분 좋은 갯벌 맨발 산책

식탁에서 반찬으로, 술안주로 먹고 마는 물고기들이라고 해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멋진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생명의 신비를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약간의 익살과 교훈을 담은 이야기일 때도 있지요. 그뿐일까요? 가만히 돌이켜 보면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인간들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우리 인간의 역사와 문화, 지리, 언어 속에 확실하게 드리운 비인간동물들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엮일 이야기도 한가득이지요.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


하구가 바다와 강을 연결하는 통로인 것처럼,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서로 연결되고,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정말 미안해요. 

- 친애하는 물고기에게, 인간 올림

- 글 : 이화종 인터파크도서 자연과학MD(kara@interpark.com)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MD 추천 신간] 나무 이름 얼마나 많이 알고 계신가요? 2019.09.18
1994년 여중생이었던 은희의 이야기...영화 ‘벌새’의 감동을 간직하고 싶다면 2019.09.06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