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19.05.20 조회수 | 943

[인문MD 추천 신간] 먹고살기도 힘든데 공부까지 하라구요?

'헬조선'이란 단어가 공공연하게 들립니다. 한국은 지옥에 비견될 정도로 먹고살기 바쁜, 전혀 희망이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서열화된 대학 입시 아래 치열한 경쟁을 거쳐 무한정 스펙을 쌓아 취업하고, 취업해서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퇴근 후에 학원에 다닙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벅찬 시대에 던져진 우리에게 공부는 먹고사는 데 필요없는 것이거나 단순히 생존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이런 공부는 결국 우리를 ‘진짜 공부’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공부’를 오직 생존 수단으로 생각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지요.

그러나 여기, 내가 온전히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잘 살기 위해서 '진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종일 바쁘게 일했지만 막상 오늘 무얼 했는지 답하기 애매한 일상에 쫓기는데, ‘공부’라니요... 하지만 평생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터득한 인생 공부의 지혜를 담은 이 말들은, 우리의 생각을 조금 달라지게 할 겁니다.

“공부란 사람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공부가 사람을 꽃이게 합니다.” -김용택
“마음대로 하는 공부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이지요.” -이수정
“여행이야말로 가장 멋진 학습입니다.” -나효우
“공부는 인내심을 기르는 시간이지요.” -이순재
“진실에 가까워지는 일입니다. 그것 말고 다른 게 있을 수 없어요.” -강만길

‘인생 고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니, 이분들이 말하는 ‘공부’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시험공부, 자격증 공부 같은 생존을 위한 공부는 아닐 거란 믿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시대 인생 고수 11인이 들려주는 지혜의 말들

<공부 열전>(김용택, 서재경, 나효우, 조정래, 도정일, 이순재, 이수정, 정성헌, 김성수, 강만길, 문국현/ 창비교육/ 2019년)은 작가, 배우, 학자, 기업인, 범죄심리학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우리 시대의 멘토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 이야기를 ‘공부’에 초점을 두고 찬찬히 풀어낸 인터뷰집입니다.
 
꾸준히 자기만의 걸음으로 삶을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분들의 삶이 깊어지고, 그 깊이만큼의 울림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철학이나 역사, 인문학과 같은 어려운 공부를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시인 김용택, 인문학자 도정일, 소설가 조정래,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배우 이순재 등의 멘토들은 자신의 일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익히고 깨우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이분들에게는 그 과정이 배움이었고, 곧 공부였어요.
 
이 책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평생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터득한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공부란 무엇인지를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 시대 인생 고수들의 삶의 지혜가 자연스레 녹아 나온 셈입니다.

“어머니가 늘 나한테 하시는 말이 ‘사람이 그러면 못써.’ 이런 말이었어요.
여기 이 서재에 있는 책들을 다 읽고 한 줄로 줄여라 하면 ‘
사람이 그러면 안 돼.’ 이거 아닙니까?
공부란 사람이 되어 가는 길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겁니다.”
('김용택―공부, 사람이 되어 가는 길' 중에서/ p.24)

“저는 스스로를 끝없이 단련하며 손자 세대와도 대화를 할 수 있는 할아버지가 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즐겨 합니다. ‘외롭고 고달프지 않은 삶이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덜 외롭고, 덜 고달프기 위해 도를 닦고 마음을 닦는 셈인데, 인생의 고달픔과 죽음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힘,
그것이 공부지요.”
('조정래―공부, 인생의 고달픔과 죽음을 극복하는 힘' 중에서/ pp.78~79)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방향성을 상실하고 갈팡질팡하며 길을 헤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때에 곁에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확고한 철학을 가진 힘있는 어른이 조곤조곤 해 주시는 한마디를 들으면 뭔가 해답이 보일 것도 같은데요.

쫓기듯 출퇴근을 반복하는 삶이 괜찮은지 의심스러울 때,
열심히 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는 것 같아 기운이 빠질 때,
몸도 마음도 머릿속도 텅 비어 무엇으로든 나를 채워야 할 것 같을 때, 
내 일을 하며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공부였다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다시 이 물음을 보면, 아마 여러분들도 생각이 달라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공부’란 무엇입니까?”

- 글 : 공현숙 인터파크도서 인문MD(hs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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