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19.05.14 조회수 | 1,143

아프고 무서운 ‘불평(不平)’한 삶을 위로하는 마음 <레몬>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개 색만으로 이뤄져있지 않고 수많은 색의 스펙트럼으로 이뤄져 있다. 권여선 작가는 무지개처럼 단 하나의 단정되고 단순한 설명으로 설명하기 힘든 인생의 어떤 국면을 잘 포착하고 묘사하는 작가다.

이번에 출간된 권여선 작가의 신작 <레몬>(권여선/ 창비/ 2019년) 역시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소설 배경이 된 때는 바야흐로 한일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이다. ‘해언’이라는 한 아름다운 소녀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소설은 이 사건을 둘러싼 세 여성의 목소리를 빌어 그 이후를 이야기한다. 언니를 죽인 진짜 범인을 밝혀내고자 하는 동생 ‘다언’, 다언이 친언니처럼 따랐던 선배 상희, 그리고 살해 용의자로 의심받기도 했던 신정준과 결혼한 태림. 별다른 설명 장치없이 장마다 화자가 바뀐다.

권여선 작가

작가는 소설에서 주요 살해 용의자로 지목받은 한만우의 불행한 일생을 통해 다시금 평온할 수만은 없는 우리 삶의 의미를 묻는다. “나는 궁금하다. 우리 삶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걸까. 혹시라도 살아 있다는 것, 희열과 공포가 교차하고 평온과 위험이 뒤섞이는 생명 속에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의미일 수는 없을까. 우리 언니 해언도 곧 날아가버릴 새처럼 그렇게 따스하고 향기롭게 살아 있지 않았던가. 찰나에 불과한 그 순간순간들이 삶의 의미일 수는 없을까.”

‘해언’의 죽음 이후 사람들의 분위기가 어두운 색조를 띠는 와중에 작품 제목 ‘레몬’처럼 곳곳에서는 노란색이 등장한다. 계란노른자, 노란색 원피스, ‘레몬과자를 파는 베티 번 씨’라는 시…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아주 검은 바탕에 노란색으로 곳곳에 점을 찍은 한 편의 그림을 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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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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