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책

등록일 | 2021.07.12 조회수 | 791

[소설MD 추천 신간] 조금 색다른 이력을 지닌 수화 통역사의 이야기

최근 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보다 보면, 정부나 지방단체의 발표에서 수화 통역사가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코다’라는 단어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코다(CODA)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자로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청인 자녀를 일컫는 말입니다. 소리가 들리는 세계와 들리지 않는 세계를 오가는 이중 언어 사용자인 코다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 국내에도 제법 나와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코다와 농인들의 세계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코다 출신의 수화 통역사, 아라이 나오토가 활약하는 <데프 보이스: 법정의 수화 통역사>(마루야마 마사키/ 황금가지/ 2017년)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상에 무언가를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설이라는 형태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_<데프 보이스> ‘작가, 마루야마 마사키

내부의 부조리를 고발한 여파로 근무하던 직장을 그만둔 주인공 아라이는 자신의 특기를 살리기로 하고 수화 통역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실리적인 이유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농인 가족과 압도적으로 청인이 많은 세상 사이에서 고뇌해왔던 아라이는 법정에 서게 된 농인들을 대변하고 한 농아시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전말을 풀어 나가면서 수화 통역사로서 성장해 나갑니다. 후속작 <용의 귀를 너에게>(마루야마 마사키/ 황금가지/ 2021년)에서는 함묵증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소년에게 수화를 가르치면서 한부모가정과 특수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 알아 가기도 하지요.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시리즈의 최신간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마루야마 마사키/ 황금가지/ 2021년)는 이제는 노련한 수화 통역사가 된 아라이가 마주치는 사건들을 담은 연작 단편집입니다. 4개의 에피소드는 의료, 복지, 노동 현장에 놓여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합니다.

“저는 있는 힘껏 들리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민폐가 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입 모양을 읽어 내려고.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어 전하도록. 저는 그렇게 해서 열심히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들리는 사람들인 당신들은, 조금도 옆에 내어주지 않았습니다.”_본문 중에서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농인 부부의 통역 의뢰가 들어온다. 아라이는 여성 통역사를 기대했던 산모의 심정을 이해하여 병원 수속만을 맡기로 하고 부부가 직접 의사의 진료를 받지만, 필담만으로 전문적인 의료 관련 내용을 주고받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

'쿨 사일런트'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농인 모델 HAL의 통역 의뢰. 독화도 발음도 수준급인 HAL은 굳이 통역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어설프게 수화를 배운 데 아쉬움이 있어 아라이에게 따로 강습을 요청한다. 그러나 그것이 연예계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쿨한’ 수화와 달라 충돌이 벌어진다.
 
'조용한 남자'
폐업한 숙박업소에서 중년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무연고 사망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원을 탐문하던 형사는, 그가 지역 케이블 방송사가 야외 촬영을 할 때마다 끼어들어 수화로 보이는 동작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아라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법정의 웅성거림'
주로 형사 재판을 맡았던 아라이에게 민사재판 의뢰가 들어온다. 채용시 수화 통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으나 이를 지키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농인 여성이 제기한 소송이었다. 과거에 근무하던 조직 전체를 적으로 돌린 경험이 있는 아라이는 의뢰인을 대변하기 위해 법정에 선다.

비장애인들은 미처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을 장벽에 대해 낱낱이 드러내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건 주인공 아라이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단편집에서 마침내 가정을 꾸리게 된 아라이는 청각장애가 있는 둘째 딸의 양육 방식을 두고 아내와 깊은 고뇌에 빠집니다. 사이가 좋았던 의붓딸도 사춘기에 접어 들자 겉돌기 시작하죠. 두 세계를 오가는 아라이네 가족이 점차 성장해 나가며 단단해지는 과정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데프 보이스 시리즈

이번 여름, 무엇을 읽을지 고민이시라면 생각거리와 따뜻한 감동을 함께 줄 데프 보이스 시리즈는 어떨까요?

- 글 : 이화종 인터파크도서 문학MD(kara@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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