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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11.11 조회수 | 8,923

‘판다’ 만진 블랙핑크 공격한 중국 네티즌...그 이유는?

‘24/365 with BLACKPINK’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가수 블랙핑크는 지난 4일 그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24/365 with BLACKPINK’ 예고 영상을 게재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이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를 찾아 새끼 판다 푸바오와 화니를 돌보는 모습의 영상 공개 후 중국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블랙핑크 멤버들이 장갑이나 마스크를 끼지 않고 판다를 만졌다는 것이다. 판다는 중국에서 국보라 불리는 동물. 이에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본 영상 공개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수많은 유명인들이 장갑을 끼지 않고 판다를 만진 전력이 있다.


한편 BTS도 중국 네티즌의 포화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지난달 7일 BTS가 밴플리트상 수상 연설에서 한국전쟁을 일컬어 “(한미)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당시에도 중국 네티즌들이 격분한 사례가 있다. 한미 동맹의 의의를 강조하면서, 중국 국가 존엄을 무시했다는 이유다. BTS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현지에서는 이들이 출연한 광고를 내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상전벽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패권국가로 거듭난 중국.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문화 검열 수준의 횡포는 계속될 전망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 중국, 이들이 이렇게 행동한 이유를 세 가지로 짚어보았다.



① ‘세상의 중심은 중국’...과거 문화 패권국의 ‘한류’ 견제?


“우리가 그런 것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중국은 문화적 자긍심이 강한 나라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이니 그 자부심이 오죽할까. 오랫동안 아시아 주변국으로부터 조공을 받았던 깊은 우월감도 있다. 자신들에게 조공을 바치던 작은 나라가 대륙이 들썩일 정도로 큰 바람을 일으킬 때 어디선가에서는 심기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대장금’을 시청했다든가, 왕치산 부총리 같은 국가 지도자가 "우리는 왜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콘텐츠를 못 만드냐"며 언급할 정도의 열풍에 이르면 우쭐해지기보다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한국보다 뭐가 못나서?'라는 물음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한류 차단 정서가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 <중국이 싫어하는 말> 본문 중


최근 중국 네티즌에게서 뭍매를 맞은 블랙핑크와 BTS 모두 빌보드 차트를 석권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한류 아이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을 향해 공분을 쏟아낸 중국인들의 내면에는 <중국이 싫어하는 말>(정숙영/ 미래의창/ 2019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중화사상에 기반한 강력한 자긍심과 수세기전 문화 선진국으로서 한류를 향한 견제 심리가 자리했는지도 모른다. 수세기 전 문화 패권국으로서의 심기 불편함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때로는 다소 오만해보이는 중국의 행보들을 차근차근 그 내막을 짚어 설명해준다. 중국이 민감해 하는 정치, 종교, 역사적 이슈를 실제적 예로 들어가며 쉬운 이해를 돕는다.



② 1000시간의 애국 수업…‘80년대생’, ‘90년대생’, ‘00년대생’들의 보수화


“천안문 시위에 대한 반작용으로 1991년부터 이른바 애국 교육이 중국 전역의 학생들에게 강제로 실시됐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중국 학생 한 명이 이수하는 애국 수업의 양은 거의 1,000시간에 가깝다. 프레드 역시 일주일에 두 번 각 50분씩 지루하기 짝이 없는 애국 수업을 들었다. 수업에는 '마오쩌둥의 정치사상', '덩샤오핑의 경제 이론', '장쩌민의 세가지 대표론'도 포함되어 있었다.”

-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본문 중


중국에서 덩샤오핑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실시한 후인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인 바링허우(80後), 1990년대에 출생해 2000년대 경제호황기를 누린 세대인 주링허우(90後), 2000년 이후 출생해 중국 개혁개방의 정점이라 여겨지는 베이징올림픽을 유년기에 경험한 링링허우(00後). 인터넷의 주 사용자인 중국 젊은 세대의 보수성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는 시선도 다수 존재한다.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알렉 애쉬/ 더퀘스트/ 2018년)에서는 이중 바링허우 세대들에게 강제로 실시된 애국 교육의 실태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장시간에 걸친 애국 교육을 경험하며 이들은 격렬한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현실과 타협해서, 또는 경제성장을 목격 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체제가 공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에 애국주의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③ 세계의 가장 큰 공장이자 소비처로서의 자신감 덕분?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이끈 모바일 IT는 소비시장을 바꿔가고 있다. 2017년 솽스이(雙十一, 11월 11일, 알리바바가 기획한 쇼핑데이) 때 1일 총 거래액은 1,682억 위안, 우리 돈 약 28조 3,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거래액의 규모도 규모지만 더 놀라운 것은 거래를 가능하게 한 백단의 기술력이다. (…) 무인물류센터에서는 로봇이 제품을 분류하고, 멀리 산간 지역은 드론이 상품을 배달한다. 각 물류창고는 빅데이터를 통해 추출된 예상 주문량에 따라 사전에 물품을 확보해놓고 주문을 기다린다. (…) 이날 이뤄진 결제 건수는 14억 8,000만 건이다. 컴퓨터가 초당 약 32만 5,000건의 주문을 받고, 1만 7,000건의 결제를 처리했다. (…)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컴퓨팅 엔진인 압사라(Apsara)는 수십억 개의 상품을 고객이 빠르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스스로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한다.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 <차이나 핸드북> 본문 중


중국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한 권에 담고 있는 <차이나 핸드북>(성균중국연구소/ 김영사/ 2018년)에 소개된 풍경이다. 왕년의 중국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국가였다면, 이제는 엄연히 성장을 주도하는 국가로 변모해가고 있다. 중국에서 천문학적인 규모로 구현되고 있는 경제 상황은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제4차 산업혁명의 미래인 셈이다. 세계의 가장 큰 공장이자 소비처인 중국, 이렇게 질적으로 양적으로 획득한 경제적 자신감이 중화주의적 면모와 만나 그들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반하는 요소들을 손쉽게 공격하도록 움직이는 동력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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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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