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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9.09 조회수 | 5,430

영화 ‘테넷’ 해석을 돕는 세 권의 책

영화 '테넷' 스틸컷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테넷’이 지난 8월 26일 개봉했다.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인버전(inversion)’이라는 시간 역행 기술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악당과 싸우는 요원들의 이야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움츠러든 극장가 분위기에도 개봉 12일만에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관람했다.


지금껏 복잡한 현대 과학을 그의 작품 속에 녹여내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번 ‘테넷’ 역시도 현대 물리학이 바탕되었다. 때문에 ‘테넷’을 보고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에게서는 유독 영화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닐’ 역할을 맡은 배우 로버트 패틴슨은 “최소 물리학 석사가 되어야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그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 그냥 느껴라”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관련 지식을 모조리 이해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는 있다.


하지만 촘촘히 숨겨진 과학적 배경 지식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영화 ‘테넷’을 온전히 즐기는 또다른 방법이기도 하다. 영화 ‘테넷’을 보다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세 권의 책을 소개한다.


#인버전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저 : 스티븐 호킹/ 출판사 : 까치/ 발행 : 2001년 12월 31일


벽에 박힌 총알이 총구를 향해 역행하고, 찌그러진 자동차 몸체가 펴지며 도로 뒷방향으로 질주한다. ‘테넷’의 중심이랄 수 있는 ‘인버전’ 현상은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 스티븐 호킹 박사의 역작 <시간의 역사>(스티븐 호킹/ 까치/ 2001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9장 ‘시간의 화살’에서 ‘시간은 왜 앞으로 흐를까?’에 대해 질문하며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깨진 컵의 조각들이 다시 탁자 위로 튀어 올라와 컵이 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과거에 질서가 높은 상태의 온전한 컵이 미래에 무질서한 상태인 깨진 컵으로 변할 수는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불가능하다는 것.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미래에 열역학 제2법칙을 뒤집는 게 가능해진 세상을 상상함으로써 ‘테넷’의 세계관을 창조해냈다. <시간의 역사>는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우주와 물질, 시간과 공간의 방대한 역사를 간결한 형태로 정리한 우주과학서다.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블랙홀과 시간여행>
저 : 킵 손/ 출판사 : 반니/ 발행 : 2016년 10월 18일


‘인버전’이라는 신기술을 통한 시공간 역행을 보여준 영화 ‘테넷’. 시간여행에 관해 주로 제기되곤 하는 ‘할아버지의 역설’을 이 영화는 피해간다. 인버전된 자에게는 미래가 과거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는 극 중 닐의 대사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가 암시하는 ‘자기 일관성의 원리’를 기반에 둔 채 진행된다. 이 원리는 앞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2014)에 자문 역할을 해서 화제가 된 킵 손 교수도 지지하는 이론 중 하나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특유의 시간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많은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는 킵 손 교수의 저서 중 <블랙홀과 시간여행>(킵 손/ 반니/ 2016년)은 ‘테넷’의 이해를 돕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역사를 바꿈으로써 발생되는 역설을 부정하면서 “물리법칙들은 서로 논리적으로 일관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리법칙을 따르는 우주의 진화 역시 자기자신과 논리적으로 일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 ‘테넷’ 속 과거와 미래의 시간 얽힘과 관련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대목이다.


# 크리스토퍼 놀란 신드롬



<테넷 : 메이킹 필름 북>
저 : 제임스 모트람/ 출판사 : 문학수첩/ 발행 : 2020년 8월 28일


보고 또 보고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는 영화 ‘테넷’. 복잡한 과학 이론부터 탁월한 영상미, 완벽한 사운드까지 겸비한 이런 영화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할 지름길 중 하나는 영화를 만든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것이다. <테넷 : 메이킹 필름 북>은 영화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뷰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오랜 기간 작업해온 프로듀서, 프로덕션 디자이너, 조감독을 비롯해 출연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케네스 브레너의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인터스텔라’부터 협업해 온 물리학자 킵 손을 찾아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어떤 조언을 얻어냈을까? 관객들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간 구조를 스탭들과 배우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소화해냈을까? 영화 스크린 이면의 이야기도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참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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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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