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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8.13 조회수 | 2,442

'택배 없는 날’ 택배상자 대신 열어보면 좋을 이야기 3


어느덧 일상의 자연스런 일부가 되어버린 택배 배송. 신선 식품을 비롯해 대형 가구 및 가전까지 담당하며 온라인 상거래의 핏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를 맞아 사람 간 대면 접촉을 줄이는 데 있어 택배 배송은 큰 역할을 했다. 오죽하면 코로나 발생 초기 전세계적으로 사재기가 극성일 때 우리나라에 그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탁월한 택배 시스템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는 말도 나왔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져온 공백은 택배 노동자들의 고된 노동이 있어 보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택배 서비스가 발전하고 그 필요성이 증가하는데 비해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택배 노동자들은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대표 주자로 열악하고 불안한 계약 조건 하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들의 권리를 대변할 조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의 발표에 따르면 올 한 해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배송물량을 소화하다가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가 6명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월평균 25.6일 근무의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택배서비스산업 일자리 실태 조사 분석, 한국교통연구원) 택배 운송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개선이 절실한 지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업무 부담량을 덜고 택배 노동자들의 휴식을 보장하고자 전국택배연대노조가 '택배 휴가' 제안을 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8월 14일이 '택배 없는 날'로 제정됐다. 택배 배송은 늦춰질 수 있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도움을 주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휴식을 보장해줄 수 있는 상징적 기회다. '택배 없는 날'을 맞이해 우리 곁의 고마운 택배 노동자들의 존재를 돌아보고 물류 시스템이 이 세계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노동] "사람 값이 싸도 너무 싼 것 같다"


<까대기>
저 : 이종철/ 출판사 : 보리/ 발행 : 20 19년 5월 13일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 업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의 강도가 너무 고되다보니 '지옥의 알바'라는 별명까지 붙었고 시작한지 하루만에 도망가는 사례도 부지기수란다. 이 만화를 그린 이종철 작가도 부업으로 6년간 택배 상하차 일을 했고, 자신의 경험을 만화로 표현했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 서울에 상경한 주인공 이바다는 우연한 기회에 택배 까대기 알바를 시작하게 된다. 겨울이면 김장김치를 위해 엄청난 양의 배추를 옮기고, 명절에는 선물 박스가 몰려든다. 여름엔 더워서 겨울엔 추워서 더 많은 물건들이 몰려든다. 여기엔 고객에게 상품을 전하는 배송기사뿐 아니라 물류센터와 택배 지점을 오가는 화물차 기사, 택배 지점을 관리하는 지점장, 직원들과 까대기 알바의 노동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택배 노동 현장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우리가 편하게 받아보는 물건 뒤에는 이들의 값진 노동이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 값이 싸도 너무 싼 것 같다. 위태롭기도 하고. 몸이라도 망가지면 끝이니까"라는 주인공 이바다의 대사는 불합리하고 불안정한 조건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하며 가슴을 울린다.



[이웃] “상대가 부탁을 하면 부탁을 들어주죠. 명령을 하면 반항을 하고”

<침입자들>
저 : 정혁용/ 출판사 : 다산책방/ 발행 : 2020년 3월 19일


거의 얼굴을 보기 힘들거나 보더라도 잠깐 문틈으로만 대면하게 되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 택배기사. 이번엔 택배기사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움직이기 편한 등산복을 입고, 카트를 끌고,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평범한 택배기사 ‘행운이’. 아참, 이름은 업계의 관행에 따라 그가 근무하는 동네 명칭을 가져온 것뿐이고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여느 택배기사들과 다름 없는 생활을 반복하는 그에게 사뭇 이상한 행태를 보이는 행운동 사람들이 나타난다. 매일 같은 벤치에 앉아 담배 한 개비를 빼앗아 가는 우울증 환자, 보디가드를 데리고 다니는 동네 바보, 늘 그에게 경제철학 강의를 늘어놓는 노망난 노교수, 그를 유혹하는 게이바 직원, 폐지 줍는 소녀. 택배기사란 직업이 워낙 다양한 사람을 접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건 뭔가 수상쩍다 싶다. 택배기사 ‘행운이’와 행운동 사람들에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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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배송 추적>
저 : 에드워드 흄스/ 출판사 : 사회평론(Bricks)/ 발행 : 2017년 11월 3일


택배 서비스가 개인 간, 개인과 회사 간 물류를 운송하면서 우리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면 ‘도어투도어(Door to Door)’로 명명되는 오늘날의 전세계 운송 체계는 조금 더 넓은 개념이다. 디지털 세계를 뒷받침 하는 건 거대한 물리적 체계다. 전세계를 혈맥처럼 흐르며 상품을 옮기고 사람을 옮김으로써 이 세상을 바꾸어놓고 있다. 이것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아이폰의 부품은 주인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지구를 여덟 바퀴를 돌고 아프리카에서 재배한 커피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1만 7700킬로미터의 여정을 거친다. 저자는 이처럼 ‘교통과 물류’라는 주제를 통해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주목한다. 나아가 배의 선장, 항구의 도선사, 트럭 운전사, 상품을 기다리는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물류 운송과 수송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의 삶에도 주목해 광대한 세계가 우리 삶과 얼마나 맞닿아있는지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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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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