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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1.21 조회수 | 10,071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실제 북한과의 싱크로율은?

tvN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14.6%(1.19 방송, 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남한의 재벌 상속녀가 북한 장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 남녀 간의 사랑도 재미 요소지만 동시대 북한 사람의 생활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쏠쏠한 재미를 준다. 드라마는 북한의 실상도 반영했지만 어느 정도의 환상이 반영돼 있다. 드라마가 뿌려놓은 환상이 걷힌 자리에서 진짜 북한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살아갈까?

[食] ‘평양냉면’에서 ‘대동강숭어국’에 이르기까지…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찧읍시다!(건배)” 드라마에선 여주인공 윤세리(손예진 분)가 북한 장교 사택마을 주부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윤세리와 리정혁(현빈 분)은 대동강 맥주를 마시며 치킨을 먹기도 한다. 주민들이 땅 속에 설치된 ‘김치움’에 김치와 반찬을 보관하는 모습도 보여졌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먹고 살고 있을까? 북한과 식품을 전공하고 현직 사무관(기획재정부 남북경제과)으로 근무 중인 저자가 쓴 <평양랭면,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김양희/ 도서출판폭스코너/ 2019년)에서는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을 파악할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의식주’ 대신에 ‘식의주’라는 말을 쓸 정도로 식문화를 중시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배급제’로 시작된 북한 식문화가 ‘고난의 행군’을 거쳐 ‘장마당’이라는 시장이 활성화 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그리고 있다. 나아가 평양냉면, 대동강숭어국, 칠색송어, 털게찜 등 북한 21가지 대표음식을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의 필수 메뉴인 평양냉면부터 들쭉술과 문배주 등 남과 북을 이어준 음식에 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言] 스타킹은 ‘유리양말’, 프리킥은 ‘벌차기’?...생생한 언어 생활

“요즘 이렇게 잊음증(건망증)이 심합니다” “어이, 남조선 후라이까지 마라(거짓말 하지 마라)” 남한말과 비슷한듯 다른 북한말을 접하는 건 ‘사랑의 불시착’을 보는 또다른 재미다. 이에 편승해 드라마 속 북한말 대사의 뜻을 묻는 질문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평안도 방언 연구자인 한성우 교수와 북한 출신 기자 설송아가 쓴 <문화어수업>(한성우, 설송아/ 어크로스/ 2019년)에선 오늘날 북한에서 쓰이는 생생한 언어 생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스타킹은 ‘유리양말’이라고 부르고 프리킥은 ‘벌차기’라고 부르는 등 영어를 가급적이면 순수한 우리말로 고쳐쓰려는 모습이 보인다. 한편 북한사람들이 쓰는 대표적인 욕이 있는데 ‘49호’란 말이다. 평양의 정신병원은 ‘49호 병원’인데 이곳에 보내야 한다는 말은 상대가 미쳤다고 비하하는 의미다. 한편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는 북한이지만 문화가 흘러들어오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그 예로 ‘다시다’같은 조미료 상표명은 북한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고 연인과 통화할 때도 ‘오빠, 지금 뭐하는데?’ 등 남한식 호칭을 사용하는 북한 젊은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錢] 한국제품 열광하고 아파트 재건축 바람 불고…자본주의와 사랑에 빠진 북한

북한에 불시착한 윤세리가 머무는데 필요한 세면용품과 화장품들을 리정혁이 장마당에서 사오는 장면이 있다. 리정혁이 장마당에 가서 가게를 기웃거리자 상인은 천을 걷어 아랫동네(남한)의 물건이라며 남한의 각 종 화장품을 보여준다. 사회주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북한에서 이처럼 남한 물건이 활발하게 거래된다는 것이 사실일까? 탈북자 출신의 주성하 기자가 쓴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주성하/ 북돋움/ 2018년)에서는 이처럼 예상과 달리 자본주의의 매력에 푹 빠진 북한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북한엔 “장마당엔 고양이 뿔 빼고 다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에 없는 물건이 없다고 한다. 2000년 이후 북중 국경 지역 장마당에는 중국을 통해 한국 제품을 밀수해 판매하는 상인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한국 제품 질이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북한 주민은 한국산이라면 묻지도 않고 사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의 자본주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북한의 고급식당에선 5~10달러 팁은 기본이고 평양에서는 치맥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북한에서도 아파트 재건축 바람과 투기 열풍은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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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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