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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10.15 조회수 | 4,840

영화 '조커' 흥행...악의 심연을 파헤친 소설 TOP 4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가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14일 기준 관객수는 390만 명으로 400만 관객 돌파가 목전이다. DC코믹스  '배트맨' 시리즈 속 극한의 악당 캐릭터 '조커'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관객의 호기심을 끌었다. 영화 속에서 순수했던 광대는 세상의 풍파를 겪으면서 점점 악의 화신이 되어간다. 보통의 히어로물이 선한 주인공과 그에 대적하는 악당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악이 어떻게 악이 되었는지를 말하는 안티히어로물이다. 세상을 좀 더 선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악을 무조건 대상화 하기보다는 그에 대한 면밀한 탐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영화 '조커'를 보고 여운이 남은 관객이라면 다음 소설들도 살펴보자.



1. <종의 기원>(정유정/ 은행나무/ 2016년)

영화 '조커'와 가장 무리 없이 비견할 수 있을 한국 소설. '악은 어떻게 존재하고 점화되는가?'란 비장한 문제의식을 던진 정유정 작가는 이미 <7년의 밤> <28> 등의 작품에서 '악'에 대한 탐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비로소 싸이코패스 '유진'이라는 악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말한다. 작가는 "결국 '나'라야 했다. (중략) 우리의 본성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수 있으려면."이라고 이런 설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평범한 소년이었던 유진은 왜, 그리고 어떻게 싸이코패스가 되어간 것일까? 그 전개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의 일독을 권한다.



2.<시계태엽 오렌지>(앤서니 버지스/ 민음사/ 2005년)

스탠리 큐브릭의 동명 영화로 제작돼 화제가 된 작품. 소설의 배경은 온갖 범죄가 난무하며 이에 맞서는 사회 통제 역시 그에 맞서는 수준의 폭력성을 갖춘 미래의 런던. 영화 '조커'의 배경이 된 고담시의 느낌과도 겹쳐보인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열다섯살 알렉스는 폭력, 폭행, 강간, 절도, 살인 등을 일삼는 폭력적인 아이다. 교화 되기 위해 교도소에 투감된 알렉스는 루도비코 요법이라는 수술에 처해진다. 이 수술을 받으면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선택에 의한 자기 변화의 가능성을 빼앗기게 된다. 이 소설을 통해 저자는 '선악'과 '자유의지'에 대해 질문한다.



3. <좀비>(조이스 캐롤 오츠/ 포레/ 2012년)

서른 한살의 주택 관리인이자 대학의 시간제 등록생. 그의 아버지는 유명한 대학 교수다. 그는 미성년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집행유예 2년의 보호관찰형을 선고 받는다. 향정신성 약품과 약물을 복용하는 그이지만 순진한 가면을 쓰고 정상인인 척 하는 그에게 보호관찰관, 정신과주치의 모두 속아 넘어간다. 마음 속에 고립감과 분노를 쌓아오던 주인공은 가족과 사회를 피해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다. 미국 현대문학 대표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은 악의 심연을 보여준다.


4.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캐럴라인 케프니스/ 검은숲/ 2015년)

맨해튼의 작은 독립서점 '무니의 희귀본과 중고책 서점'에서 일하는 청년 조. 그는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 일하는 서점에 찾아온 아름다운 여인 벡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날부터 그녀의 트위터와 스마트폰을 염탐하며 그녀에게 접근하고 그것에 방해가 되는 인물을 납치하고 제거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외부에서 보면 끔찍하고 잔인한 악행이지만 정작 그 자신에겐 몹시도 정당하고 로맨틱한 행동일뿐이다. 자신에게 아무리 선한 명분을 가진 행위라고 해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판단되지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영락없는 악행일뿐이다. 이 책은 그러한 인식의 오류가 불러올 수 있는 최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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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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