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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9.20 조회수 | 54,187

‘독서돌’ BTS RM, 무슨 책 읽어요?

책 읽는 모습이 포착된 BTS 리더 RM(출처 : BANGTANTV 화면 캡처)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했다. 책 읽는 아이돌로 알려진 BTS의 리더 RM. 오늘날의 BTS, 오늘날의 RM을 만든 공의 1할은 책에 돌려도 좋지 않을까? 이제껏 방송 프로그램이나 SNS를 통해 공개된 RM의 독서 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기자는 세 가지 이유로 놀랐다. 첫번째로는 양적 방대함이다. 공개된 책의 수만 헤아려봐도 바쁜 스케줄 중 수시로 읽어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양이다. 둘째로 분야의 다양성이다. 에세이, 소설부터 인문·사회과학 서적, 시집에 이르기까지 꽤 넓은 분야의 책을 읽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세번째로는 시기적 방대함이다. RM은 19세기 고전에서부터, 2000년대를 풍미한 시집, 최근 베스트셀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기를 아울러 읽고 있다. 분야별 책을 살펴보며 RM의 취향을 보다 면밀히 탐색해보자.

 

[에세이] 따뜻한 에세이로 감성 충전… 베스트셀러 산문집도

황경신, <밤 열한 시>
황경신, <한입 코끼리>
이미경,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폴 칼라니티, <숨결이 바람 될 때>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김신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에세이집이 여러 권이다. 황경신 작가나, 이미경 작가의 책이 그런 경우다. RM은 오디오 방송을 통해 황경신 작가의 <밤 열한 시>를 소개하면서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이 언어로 잘 표현되어 있어 읽으며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NS 상에서 인기를 얻어 역주행 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귀여운 보노보노 캐릭터를 등장시켜 길을 잃은 어른들에게 삶의 교훈을 전하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같은 트렌디한 도서들도 그의 독서 목록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소설] 달달한 ‘로맨스’에서부터 정통 과학 소설까지…무지개급 소설 취향

​- 일본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1Q84>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 서양 소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조조 모예스, <미 비포 유>

​- 한국 소설

한강, <소년이 온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 과학 소설(SF)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독특하고 탄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BTS의 세계관. 이 세계를 축조하는 데는 여러 소설 작품이 일조했다. RM의 소설 취향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무지개’다. 그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달콤한 로맨스물(< ;미 비포 유>)을 읽는가 하면 이성과 상상력의 산물인 과학 소설(<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읽는다. 아픈 역사적 기억에 관한 소설(<소년이 온다>)과 최근 페미니즘 이슈를 반영한 소설(<82년생 김지영>)도 그의 독서 목록에 들었다. RM은 소설이 주는 다양한 맛을 즐길 줄 아는 독자로 추정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서 영향을 받아 곡을 쓰기도 했던 RM. 무라카미 하루키뿐 아니라 다양한 일본작가들의 소설도 탐독하는 그의 취향을 엿볼 수 있었다.

[시] 서정시인 ‘정호승’부터 엉뚱유쾌 ‘하상욱’까지…RM 취향의 끝은 어디?

정호승, <이 짧은 시간 동안>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수선화에게>
류시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하상욱, <서울 시>

시와 음악은 참 많이 닮았다. 어떤 시가 RM과 만나 음악이 되었을까? RM은 류시화 시인의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심리학 선생님의 추천으로 접하게 되었다고 말한 적 있다. 류시화 시인의 또 다른 히트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가방 속에 들어 있던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읽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정 시인의 또 다른 시집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구입하는 모습이 한 팬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앞서 거론한 두 시인과는 달리 엉뚱하고 유쾌한 촌철살인 매력으로 승부하는 하상욱 시인의 <서울 시>도 ‘문제적 남자’에 출연해 소개한 바 있다.

[고전] 19-20세기 문학, 철학, 인문 고전을 독파하다

알베르 카뮈, <이방인>
헤르만 헤세, <데미안>
프란츠 카프카, <변신>
조지 오웰, <1984>
랄프 왈도 에머슨, <자연>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독자에게 읽히면서 가치가 입증된 고전. 고전이 과거엔 읽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라고 했다면, BTS가 읽고 영향을 받았음이 알려진 이후부터 고전을 새로운 자세로 받아들이게 된 팬들이 많다. 이중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RM에게 더 특별한 책이다. 2017년 ‘랩몬스터’에서 ‘RM’으로 개명한 그는 인터뷰(<힙합하다>에 수록)에서 <이방인>을 더 일찍 읽었더라면 랩몬스터란 원래의 이름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한편 최근에는 콘서트 대기실에서 머리 손질을 받는 와중에도 손에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자연>을 든 RM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세기 미국 초절주의 사상가 겸 시인이었던 랄프 왈도 에머슨은 <자연>에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조화로운 삶을 주창했다.

[인문&사회과학] 베스트셀러 인문서, 전문 심리학 서적, 예술서 등 다양

채사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토니 포터, <맨 박스>
앤드류 솔로몬, <한낮의 우울>
베르벨 바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김태진, <아트인문학>

니체, <니체의 말>
니콜라스 쿡,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
마틴 게이퍼드, <다시, 그림이다>
테레자 보이어라인, <천재들의 생각법>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정의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베스트셀러 인문서부터 <한낮의 우울>,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와 같은 심도 있는 전문 심리학 서적까지 두루 독파하는 RM. 이밖에도 <다시, 그림이다>와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아트 인문학> 등을 읽고 있는 것에서 예술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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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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