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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6.04 조회수 | 7,388

영화 ‘기생충’ 보고 여운이 남는다면? ‘빈부 격차’ 다룬 소설 3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영화를 보며 온전히 웃을 수만은 없었던 건 전면에 드러난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의 현실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부유한 가족이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볕 잘드는 저택에 살 때, 가난한 가족은 비오는 날 물에 잠기는 지하방에 산다. 부유한 자들은 가난한 자들의 서비스로 윤택한 삶을 누리고, 가난한 자들은 굴욕을 견디며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과연 돈이 있고 없다는 차이만으로 이렇게 판이한 극과 극의 삶을 사는 게 온당한 걸까? 출생 신분으로 계급이 결정되는 사회는 끝났지만 우리는 또다른 계급 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일깨워주고 있다. ‘기생충’에서 전면에 드러난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이라는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다른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24시간, 16시간, 8시간…계급에 따라 활동 시간이 달라진다? 

 

<고독 깊은 곳>
저 : 하오징팡/ 출판사 : 글항아리/ 발행 : 2018년 12월 28일

중국의 젊은 SF작가 하오징팡의 단편집. 수록작 중 하나인 ‘접는 도시’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미래 중국의 베이징을 그린다. 감당할 수 없는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 고안된 대책은 ‘도시를 접는다’는 생각. 도시를 큐브 형태로 접어서 지반을 뒤집으면 또 다른 도시가 나타나는 식이다. 제1공간 사람들은 지반의 한쪽 면을 사용하면서 24시간 활동 24시간 휴면 주기로 살아간다. 다른 한쪽 면은 제2공간과 제3공간이 함께 사용하는 탓에 주어진 24시간을 쪼개어 제2공간 사람들이 16시간, 제3공간 사람들이 8시간을 쓴다. 계급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지 는 셈이다. 제3공간 주민 라오다오가 딸의 유아원 등록비를 벌기 위해 제1공간으로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계급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지는 건 오늘날 우리의 풍경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노동에 바쳐야 하니 말이다.

이 사회는 당신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레드 라이징>
저 : 피어스 브라운/ 출판사 : 황금가지/ 발행 : 2015년 12월 1일

색으로 계급이 분류되는 미래 사회. 화성에 사는 대로우는 가장 낮은 ‘레드’ 계급이다. 그는 헬륨 광산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광맥을 찾는 ‘헬다이버’다. 대로우는 자신의 노력이 미래 세대에게 피와 땀이 되리란 신념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일한다. 하지만 어느 날 레드 계급에게 허용되지 않는 숲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아내와 함께 태형에 처해지고, 아내는 심지어 금지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에 이르게 된다. 아내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반란군 무리인 ‘아레스의 아들들’에게 구출되고 레드 계급은 지배 계층에게 노예 그 이상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된다. 대로우는 잔혹한 소사이어티의 지배계급에 맞서 경쟁하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시작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피지배 계층은 쉽사리 위로 갈 수 없게 설계된 사회를 풍자한다.

 


무제한 ‘유료’ 투표로 목숨 결정하는 사회?

 

<셀 7>
저 : 케리 드루어리/ 출판사 : 다른/ 발행 : 2016년 9월 22일

 

사법제도가 붕괴된 가까운 미래의 영국. 사형 여부는 TV쇼 ‘사형이 정의다’에서 시청자 전화 투표로 결정된다. 문제는 횟수에 제한 없는 ‘유료’ 투표라는 점. 즉, 돈이 많은 사람이 누군가의 생사여탈 결정권을 많이 갖게 되는 셈이다. 빈부격차가 엄청난 이 사회는 세 개의 지역으로 나뉘는데 시티, 애비뉴, 하이라이즈다. 이중 하이라이즈는 개중 가장 가난한 도시 외곽이며 주인공 16세 소녀 마사 허니듀가 속한 곳이기도 하다. 마사 허니듀는 유명인 잭슨 페이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수용실에 갇힌다. 스스로 범죄를 자백한 주인공은 범죄를 시인해 사형이 확실시 된다. 그녀의 상담사 이브는 상담 과정에서 숨겨진 음모를 발견하게 된다. 사형마저도 오락거리로 소비되고 돈으로 생명이 결정되는 현실은 전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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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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