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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8.29 조회수 | 2,062

‘시대의 얼굴을 담은 작품들’…한국 문학의 좌표를 묻다

김유정문학상, 한겨레문학상, 문지문학상 등 2017 문학상 수상작들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웃는 남자>,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강화길 작가의 <다른 사람>,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행복의 과학>. ‘시대의 얼굴’을 담고 있는 2017년 문학상 수상 작품들을 통해 한국 문학의 좌표를 묻는다.

“동세대의 무의식을 끌어내는 작품들”
2017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행복의 과학>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문지문학상은 “변화하는 시대적 맥락을 파악하고, 동세대의 무의식을 끌어내는” 작품들을 후보작으로 선정한다. 제7회 문지문학상의 수상작은 박민정 작가의 ‘행복의 과학’이다. 일본의 신흥 종교인 ‘행복의 과학’에 빠졌던 주인공 ‘기노시타 류’의 책과 그 책을 편집하는 편집자, 동료 등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며 여러 서사를 덧붙인 형태의 소설이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민족주의와 소수자 혐오의 문제를 하나의 종교와 엮어낸다. 그간 박민정 작가가 보여준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정치적 사안들을 전면으로 드러낸다.

이경진 문학평론가는 “응집이 아니라 분산, 수렴이 아니라 확장, 미니멀이 아니라 과잉의 감각으로 동시대의 문화적 정치적 퇴행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 욕심 많은 소설이 이 시대와 가장 치열하게 호흡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라고 평했다. <행복의 과학>(문학과지성사/2017년)에는 수상작 외 9명(구병모, 양선형, 최은미, 최은영, 윤해서, 김엄지, 박솔뫼, 백수린)의 작품이 실렸다. 사소한 균열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주목한 구병모 작가의 ‘지속되는 호의’, 트라우마를 겪은 인물의 심리와 흔들림을 그려낸 최은미 작가의 ‘눈으로 만든 사람’. ‘프랑스’라는 이국적 공간에서 평범하고 점잖은 한국 아버지의 남성성이 어떻게 보수적 성도덕과 인종차별주의로 연결되는지 그려낸 백수린 작가의 ‘여행의 끝’ 등 젊은 작가들의 소설적 탐구들을 발견할 수 있다.

“데이트 폭력에서부터 뉴페미니즘의 의미 소환까지 논쟁을 몰고 올 작품”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다른 사람>

2012년 등단한 이래, 줄곧 여성문제에 대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 강화길이 제2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다른 사람>(한겨레출판/2017년)은 ‘데이트 폭력’. ‘여성혐오’. ‘성폭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작품의 제목인 ‘다른 사람’은 우리 주변에 만연한 폭력에 대하여 ‘나는 그 사람들과 다르다’고 외면하는 이들과 그들이 보여주는 ‘공감의 단절’을 의미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성에 관한 다양한 폭력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것이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나 설정이 아니라 우리가 외면해온 주변의 이야기이자 현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소설은 한 인물을 통해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부조리, 공포, 불안, 여성끼리 주고 받아야 했던 외면과 상처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킨다.

소설의 끝에서 작가는 “너”라는 단어로 누군가를 호명한다. 그 짧은 단어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잊었다고 믿었거나, 잊기 위해 애써왔지만 여전히 두려운 기억과 진실 앞에 서도록 만든다. 정홍수 평론가 역시 “이 소설이 불안하고 불온하여 놓아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이야기를 끝내야 할 사람은 ‘너’라는 불편한 호명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서사적 가능성을 도입한 역작”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웃는 남자>

동거하던 연인을 사고로 잃은 청년과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운상가에서 앰프와 스피커를 고치고 살아가는 남자.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의 만남은 “한 세계와 한 세계가 겹쳐지는 충돌 같은 것”이다. <웃는 남자>(은행나무/2017년) 속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매개는 ‘오디오’다. 연인의 죽음 이후 스스로를 유폐시켰던 방을 걸어나온 청년 ‘d’는 세운상가를 지키고 있는 60대 중반의 남자 ‘여소녀’를 통해 ‘앰프의 진공관’을 접한 후 희미한 생의 의지 혹은 동력을 발견한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서사적 가능성을 도입학 역작”이라는 격찬을 받은 제11회 김유정문학상의 수상작 ‘웃는 남자’는 황정은 작가가 발표했던 두 개의 단편 소설과 이어지는 작품이다. 7년 전 발표한 단편 ‘디디의 우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소설집 <아무도 아닌> 속 동명의 단편 ‘웃는 남자’로 이어지고, 뒤이어 경장편 소설 <웃는 남자>로 완성된다. 황정은 작가는 작지만 강하게 증폭하는 사물을 통해 보잘 것 없고 하찮은 존재들의 삶과 고통, 슬픔, 절망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체감을 전한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인 <웃는 남자>에는 표제작인 ‘웃는 남자’ 외에도 6편의 수상후보작이 함께 실려있다. 이 작품들은 노년들의 정체성, 삶의 전복적인 이면, 사랑에 관한 양면성 등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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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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