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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8.18 조회수 | 4,590

영화 ‘택시운전사’ 돌풍…그날의 광주를 전하는 책

“광주? 돈 워리, 돈 워리! 아이 베스트 드라이버”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80년 5월의 광주, 택시 운전기사가 외신 기자를 택시에 태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는 광주의 비극을 외국에 알린 독일의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 운전사 김사복, 두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극이 전개되며 두 명의 외지인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여전히 가해자도 피해자도 생존하는 광주의 비극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절박하게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1980년 5월 18일, 그날의 광주를 전하는 책들을 소개한다.

광주항쟁에 대한 ‘최초’의 고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사실 5.18의 비극이 종료된 후에도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또 정당한 이름을 찾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서슬 퍼런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었고 그날의 비극은 ‘폭도들의 무장난동’으로 왜곡되곤 했다. 수상한 시국 속에서 저자들은 비밀리에 자료수집과 취재를 감행했고, 1985년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초판이 발간된다. 이 책은 한동안 ‘지하 베스트셀러’로 유통되어야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록한 최초의 고전 격인 이 책이 지난 5월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그간의 5.18 청문회와 재판, 특별법 제정에 따른 진상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한 방대한 추가 자료가 더해져 광주의 실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전한다.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한 말
<소년이 온다>

소설가 한강이 이야기로 써 내려 간 광주의 5월. 섬세한 감수성을 앞세운 한강 작가가 기록한 광주의 비극은 아픔을 넘어 생생한 공포를 전달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열다섯 살의 소년 동호. 야만적인 국가 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 소년의 목소리는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이 소설은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자기파괴를 각오할 때만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증거를 찾아내”고 있다고 평했다. 더 없는 생생함으로써 역사 속 박제된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서의 광주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80개의 시선, 풍화된 담벼락이 품은 이야기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

1980년 광주의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5월의 열흘 밤낮을 보낸 이들은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 책을 쓴 문선희 작가 역시 광주 출신으로 당시에는 18개월의 아기였다. 그녀는 2년 동안 5.18 당시 초등학생이던 이들 80명을 만나 인터뷰해 그날에 대한 증언을 기록했다. 80가지의 각도로 바라본 그날의 광주는 슬픔, 공포, 분노, 애수 등 다양한 감정을 품고 기억으로 저장됐다. 80개의 이야기 중간중간에 끼어든 것은 30장의 사진이다. 36년 전 그 열흘 밤 동안 광주 시민들을 품었던 집의 담벼락을 찍은 사진이다. 가끔은 금이 가고, 녹이 진 그저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는 벽이지만 바라보는 이들에게 광주에 대한 아픈 상념을 전달한다. 책 속 글과 사진은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한 광주에 대한 또 하나의 진실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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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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