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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7.15 조회수 | 43,525

숨겨진 책장을 엿보다! 작가들이 귀띔한 진짜 추천 책

이문열·은희경·곽정은·변지민·김보통... 각양각색 작가들의 추천도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각 기관과 명사들의 추천도서가 앞다투어 발표되기 시작했다. 독서광 빌 게이츠는 뉴욕타임스에 '무인도에 혼자 난파된다면 가지고 갈 책 10권'을 짤막한 서평과 함께 소개했고, 국립중앙도서관은 사서와 서평 전문가들이 추천한 도서 100선을, 그 밖에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KT경제경영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인터넷서점 MD들의 추천도서가 잇따라 발표되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넘쳐나는 추천도서 중에서도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난감한 상황. 이럴 때는 매일 책을 들여다보는 작가들의 '보는 눈'을 믿어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북DB는 그간 작가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책 이야기를 들어왔다. 작가들이 귀띔한 '최근 읽고 있는 책',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을 이 자리에 공개한다. 작가는 물론이고 추천 사유도 책도 모두 달라 더욱 흥미롭다. 마치 그들의 숨겨둔 책장을 구경하는 기분이랄까.

 


이문열 "청춘 시기에 읽은 책 중에는 아무래도 사랑 이야기가…"

 

          

 

                       

 

"20대의 사랑과 30대의 사랑은 그 개념이 달라요. 초기 감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떠올려보자면, 그 무렵에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일생 동안 사랑에 대한 애틋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크눌프>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무엇보다 제가 끔찍하리만큼 좋아했던 책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었습니다. 사랑을 넘은 집착 같은 것들이 섬뜩하면서도 작품이 주는 감동이 커서 여전히 기억에 납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을 살펴보자면, <홍루몽>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문선> <비동시성의 동시성> 등이 있지요. <홍루몽>은 제대로 번역된 책이 없었는데 최근에 6권짜리로 좋은 번역본이 나와서 얼마 전에 읽었습니다. 참 좋은 문장들이 많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역시 최근에 다시 읽고 있는 작품인데, 내면의 의식을 아주 섬세하게 드러내고 지난 세월 속에 잃어버린 기억들을 다시 적어 내려가는 이야기들을 쓴 책입니다. <비동시성의 동시성>은 작년에 아주 자세히 읽었던 책이에요. 한국의 현대사를 저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잘 풀어 설명한 책입니다."

 

▶ 이문열 인터뷰 "이 세계가 완전하다고 믿는 건 나쁜 보수"(2016. 04. 12 / 임인영 기자) 


곽정은 "마음 안 좋을 때 읽은 책… 매일 읽어도 좋은 구절들"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소설 속에 나타나 있는 사랑의 모습을 포착해서 작가님이 아름다운 글을 더해 소개해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구절은 103-104쪽에 있는 구절입니다. <사람풍경>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 분인 김형경 작가님의 책입니다. 여행 에세이면서도 심리 에세이이기도 해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짚은 책이라 저도 여행에 가서 마음이 안 좋을 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구절은 240-241쪽의 글이에요. 매일 읽어도 좋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은 최근에 아주 잘 읽었던 심리한 책인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님의 책 <마음의 사생활>입니다. 이 책은 심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굉장히 쉽게 풀어주고 있어요. 그 쉬운 내용 속에서 위로가 되는 내용이 많았고요. 이 책에서는 228-229쪽의 내용들을 좋아합니다."


▶ 곽정은 인터뷰 "오답인 줄 알면서도 뛰어들게 하는 게 인연의 힘"(2016. 04. 19 / 임인영 기자) 

 

 

변상욱 "동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환대를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이 있어요. 문화인류학자 김현경 박사가 쓴 책이에요.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맞지만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머물 곳(장소)이죠. 그게 직장이기도 하고 가정이기도 하고 주택 문제이기도 하죠.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구성원이자 동질적인 존재로서 환대를 받을 수 있어야 해요. 배려는 여유가 있는 쪽에서 할 수 있는 거지만 환대라는 것은 마음으로 맞아주는 거죠. 그래서 사람, 장소, 환대라는 것인데 이게 이제 성소수자나 비정규 계약직이나 갑과 을에서 을의 문제나 요즘으로 치면 여성혐오까지도 포함해서, 그 사람의 자리와 그 사람을 마음으로 맞아주는 것까지 갖춰져야 사람으로 같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 장소, 환대>를 꼽고 싶어요.


다음은 <깨어나십시오>라는 책이에요. 앤소니 멜로라는 인도의 카톨릭 사제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영자든 철수든 간에 그것이 여자, 남자, 동물, 식물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그만의 독특한 존재라는 것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야단을 치는 책이에요. 고정관념이나 허위의식을 깨트리는 책이지요."

 

▶ 변상욱 인터뷰 "시대정신 없는 한국, '신사도'를 좌표 삼아야" (2016. 06. 16 / 최규화 기자) 


은희경 "인생의 표정 같은 것이 느껴진 소설이에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권여선 작가의 <안녕 주정뱅이>, 윤성희 작가의 <베개를 베다>, 김엄지 작가의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가 좋았어요. 권여선 작가의 작품은 인생의 표정 같은 것이 느껴지는 소설이에요. 정해진 삶의 틀 속에서 자기만의 작은 길 을 낸다고 해야 할까요? 김금희씨의 소설에는 에너지가 있고요. 겉으로는 부드러운데 그 속에 반란이 있어요. 그게 김금희 작가의 작품이 주는 에너지인 것 같아요."

 

▶ 은희경 인터뷰 '은희경 세상 속, 외로운 사람들이 주는 위로' (2014. 03. 07 / 송지혜 기자) 

 

 


김보통 "만화가로서 목표가 있다면 그분의 만화처럼 그리는 것."

 

 

 

  

 

"언젠가는 흉내를 내고 싶다고 생각한 만화책이 있어요. 권가야 만화가의 <해와 달>이라는 만화인데요, 그분은 만화를 굉장히 조금만 그리세요. 지금까지 출간한 작품이 <해와 달> <남자이야기> <남한산성>인데 그중 데뷔작인 <해와 달>을 너무 좋아해서 5권짜리 책을 세트로 3개나 가지고 있어요. 하나는 열람용, 하나는 아예 뜯지도 않은 새것으로 분실될 까봐 보관해놓고 있죠. 제가 만화가로서 목표가 있다면 <해와 달> 같은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50세까지 그리면 그 정도는 될까 싶어요. 그전에 망하지 않을까 싶은데. (웃음)"

 

▶ 김보통 인터뷰 "'D.P'가 옛날 군대 다 룬 만화? 현실회피일 뿐" (2016. 05. 04 / 주혜진 기자) 

 


백희나 "베아트릭스 포터의 그림, 특히 <피터 래빗>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어릴 때는 계몽사에서 나왔던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을 많이 읽었어요. 그 책 속의 삽화를 굉장히 좋아했고, <소공녀>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런 책들의 삽화를 카피하면서 직접 삽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야기책으로는 <꼬마마녀><피터 래빗>의 작가 베아트 릭스 포터의 책들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특히, <피터 래빗>의 아트북을 보고 그가 표현하는 '캐릭터 라이즈(어떤 대상에 특정한 성격을 부여하는 일)'에 생동감과 표현력이 굉장해서 많이 놀랐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장난꾸러기 틸> <난쟁이 코>로 유명한 리즈베스 츠베르거의 그림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는 안녕달 작가의 <수박 수영장>과 자매 작가가 작업한 <우리, 집>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 백희나 인터뷰 “그림책, 일방적 가르침보다 위로와 용기 줘야” (2016. 04. 21 / 임인영 기자) 

 

 

이나미 "어릴 때부터 니체를 좋아했고 그의 책은 거의 다 읽었어요"

 

 

 

 

     

 

"카프카가 그린 환상과 공상의 세계는 제가 연구하는 분야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카프카 이전과 이후의 소설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19세기 20세기 초까지 리얼리즘 문학이 있었다면, 비현실적인 세계를 그렸던 카프카의 소설은 이전의 문학과 단절되는 시점을 제공합니다.

 


또 하나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인데요. 어릴 때부터 니체를 좋아했고, 그의 책은 거의 다 읽었어요. 10대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철학적인 내용을 모르고 판타지로 읽었어요. 원숭이도 만나고 현자도 만나고 동화 혹은 판타지 소설 같은 부분이 있어요. 니체의 다른 책을 보면 불만 많은 이웃집 형이 자기하고 싶은 말 내지르는 것처럼 이 말했다가 저 말했다가 일관성이 없지만, 그러면서도 그가 건드리지 않은 부분이 없죠. 불행하게도 그는 빨리 미쳤지만,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었어요."

 

▶ 이나미 인터뷰 "한국 기성세대, 영웅의 싹을 잘라버렸다" (2016. 04. 11 / 신양희 기자)

 


정운현 "현대사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면…"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 역사책으로는 원로 재야사학자인 이이화 선생이 펴낸 <이이화 한국사 이야기>, 언론학자인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펴낸 <한국 근대사 산책>과 <한국 현대사 산책>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소설가 안재성씨가 그간 우리 역사의 공백지대로 남아 온 사회주의 계열의 인물사를 다룬 책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대중서라고 생각됩니다."

 

▶ 정운현 인터뷰 "정치권 친일 2세대 대단해" (2016. 03. 25 / 최규화 기자) 

 


무적핑크 변지민 "이 책은 제 두 번째 ‘인생 책’이 아닐까 싶어요"

 

 

 

 

 

     

 

"<왕과 아들>은 조선시대 문제적 왕과 아들의 관계를 그린 책이라 흥미롭게 봤고, 정명섭 작가님의 책 <조선백성실록> <조선직업실록>을 통해서는 옛날 사람들의 직업이나 생활사에 관해 참고하기 좋은 내용들이 많았죠. <대화의 신> 같은 경우는 제 책은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받아쳐야 하지?'라고 생각할 때 래리 킹이 주는 대화에 관한 조언을 참고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십이국기 시리즈>는 <해리포터>에 이은 저의 두 번째 인생 책이 아닐까 싶어요. 그만의 법제가 있고 향, 리, 촌이 정해져 있고 도량형도 있어서 그만의 세계가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사다 보니 똑같은 책이 여러 권 있을 정도예요.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어린 시절의 감각적 경험이 커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다룬 책인데, 이 내용이 저의 ‘덕후적’ 성향을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조선 중기의 문신 조광조가 좋아했던 책이 아이들이 보던 책 <소학>이라고 하잖아요. '<소학>처럼만 살면 공자의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한 조광조의 말처럼 이 책도 비슷한 말을 하더라고요. 물론 그러다가 조광조는 최후에 사약을 마셨지만요."

 

▶ 변지민 인터뷰 '조선 왕들을 '톡'하게 하다… 웹툰작가 무적핑크 변지민"(2015. 09. 18 / 주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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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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