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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4.24 조회수 | 1,495

‘성폭력 OUT!’ 그녀들의 미투는 계속된다

 

4월 23일 오거돈 부산시장이 부하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직에서 사임했다. 이전까지 묵과된 권력형 성폭력이 예전보다 자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는 용기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벌인 '미투'의 힘이 컸다. “나도 당했다”는 고백은 피해자가 성범죄 피해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겨 숨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해자에게 적극적으로 반격하고 성범죄를 공론화할 기회를 마련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다. 우리가 기억하고 연대해야 할 용기 있는 '미투' 행보의 주인공과 그들이 남긴 말을 살펴보자.

 

 

"사회 곳곳과 관계 맺어 생물처럼 다각도로 뻗어 나가는 살아 움직이는 거대 조직, 그 자체가 안희정이었다. 그런 대상을 향해 미투를 한다는 것, "지금 당신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안희정 개인만을 향한 한정된 외침이 아니었다. 그가 가진 정치적 지위와 그가 관계 맺은 수많은 이에게 맞서는 일이었다."(pp.22-23)

 

<김지은입니다>
저 : 김지은/ 출판사 : 봄알람/ 발행 : 2020년 3월 5일

 

오늘날 김지은은 위력형 성폭력 피해생존자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안희정 전 충북도지사의 수행비서로 일하다가 지난 2018년 상사의 만행을 세상에 고발한 김지은. 554일간의 지난한 법정투쟁 끝에 법원의 최종 유죄 판결이 떨어진다. 하지만 개인이 감당해내기엔 버거운 각종 마녀사냥과 손가락질에 시달려야 했다. “왜 그렇게 여러 번이나 가만히 당했느냐” “왜 곧장 말하지 않았느냐” “좋아했던 것 아니냐” 등의 이야기에 시달려야 했던 것. 성폭행 피해 생존자 김지은이 쓴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직접적 발언과 투쟁 과정을 접할 수 있다.

 

 

“저는 싸우려고 시를 쓴 게 아닙니다. 알리려고 썼습니다. 미투는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겼지만, 남자와 여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그날을 위해 더 전진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싸움은 나중에 돌아보면 역사가 될 것입니다.” _2018. 03. 23(p.203)

 

<아무도 하지 못한 말>
저 : 최영미/ 출판사 : 해냄출판사/ 발행 : 2020년 4월 10일

 

한국 문단에 미투를 촉발한 최영미 시인. 그녀는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문단의 원로인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한 바 있다. 고은 시인은 이에 대항해 10억여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했다. 최영미 시인이 최근 출간한 <아무도 하지 못한 말>에는 ‘미투’를 하면서 벌인 시인의 투쟁과 승리의 과정이 등장한다. 나아가 여성 시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상 속에서의 즐겁고, 고단한 에피소드들이 기록돼 있다. 시인의 소박하면서도 솔직하고 깊이 있는 문장들은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우리에게 말 건넨다.

 

 

“우리의 일상은 늘 아슬아슬한 지뢰밭이다. 조금 굴욕적이더라도 안전한 선택, 아니면 두려움과 대면해야 하는 정면돌파 사이를 수시로 오간다. 정면돌파가 항상 최상의 답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면돌파가 필요한 일에, 그 자리에 서게 됐다면 두려워하지 말자. 실상 그 두려움은 두렵게 한 대상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자신 없음에서 태어나, 두 눈을 감아버린 마음에서 기생한다. 그걸 한번 잘 극복하고 나면 우리 안에선 내성이 쑥 커진다. 기실 그 두려움마저도 다 내 것이다. 그러니 꽉 껴안고 대면하면서 쑥 자라보면 어떤가. 결국 용기도 두려움을 동반하여 태어나는 것이니 말이다.”(p.63)

 

<예민해도 괜찮아>
저 : 이은의/ 출판사 : 북스코프/ 발행 : 2016년 1월 20일

 

대학 졸업 후 굴지의 대기업 삼성에 취업. 하지만 상사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어 회사와 4년간 싸워야 했다. 지난한 법정 싸움에 승리한 그녀는 투쟁의 아픈 상처를 이력 삼아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 사로 전직한다. 이후로 남성중심 사회에서 피해를 입은 여성들, 갑질이 만연하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청춘을 담보로 착취당하는 젊음을 위한 변호에 앞장 서고 있다. 이은의 변호사의 책 <예민해도 괜찮아>는 이와 같은 저자의 경험에 바탕해 쓰여졌다. 매일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살아가야 하는 여성의 삶, 세상이 여성을 바라보고 대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에 과감히 “노”라고 외치며 맞설 수 있는 정연한 논리와 과감한 용기를 우리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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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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