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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03.02 조회수 | 3,659

‘문송’한 당신에게...문과 출신 위한 생활밀착형 과학 상식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 긴급 토론(1월 18일, JTBC 방송) 화면 갈무리

 

"비트코인이 실제 거래 수단이 될 수 있느냐가 제 질문이에요. (중략)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문과로서 문송한데 받긴 받아야 해요."

 

유시민 작가가 지난 1월 18일 열린 JTBC 뉴스룸 긴급토론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에서 한 말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장하던 유 작가는 문과 출신이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불완전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반대편 패널들에게 대답을 구한다. 유 작가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은 대학교 문과 출신이 수학이나 과학 영역의 용어나 지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을 자조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TV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수학이나 과학의 전문 용어만 나오면 눈 감고 귀를 닫아버렸던 ‘문송’한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복잡한 과학 용어와 공식 대신 우리가 매일 보고 느끼는 일상과 연결지어 설명하여 이과 영역 지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을 소개한다.

 

 

딴 동네 얘긴 줄 알았던 과학과 수학...재미있게 일상 속에 녹이다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쓴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바틀비/ 2018년)은 조금 독특한 과학책이다. 지금껏 비전공자들을 위한 과학 상식을 소개하는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를 자처하는 이 관장의 책은 과학책이라기보다는 유쾌한 생활 에세이, 독특한 성격의 시사 칼럼을 읽는 느낌이다. 소재보다는 ‘태도’의 색다름이다. 각 편의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과학 가까이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정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웅덩이를 흐리게 하는가? 수맥은 정말 존재하는가? 전자레인지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할까? ‘털보 관장’님이 모두 대답해 주신다.


이정모 관장의 책이 특유의 친근함으로 어필한다면 과학블로그 xkcd의 운영자 랜들 먼로의 <위험한 과학책>(시공사/ 2015년)은 단순하고 귀여운 일러스트가 압권이다. 글로만 접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상황도 사이언스 웹툰으로 설명하니 이해가 훨씬 빠르다. 센스있는 과학 선생님이 옆에서 그림을 그려가며 과학 지식을 설명해주는 느낌이랄까? 저자는 그림실력뿐 아니라 인내심도 뛰어나다. ‘언제쯤이면 페이스북에 살아 있는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프로필이 많아질까?’ ‘요다가 발휘하는 포스의 출력은 얼마나 될까?’ 포털사이트 질문 코너에 올리면 장난스런 대답만 올라올 것 같은 엉뚱한 질문도 각종 과학 지식을 동원해 척척 대답해준다. 그림 센스도 갑, 인내심 갑, 지적 능력 갑인 저자의 앞에 ‘갓’이라는 칭호를 붙여도 좋을 듯하다.


현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박경미 의원. 그녀가 수학자이던 시절에 쓴 <박경미의 수학N>(동아시아/ 2016년)은 수학을 일상생활 및 문학, 영화, 예술과 연관해 풀어냄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춘 책이다. 가령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몰두했던 ‘4색 문제’를 소개하거나, 소설 <마션>의 주인공이 미국항공우주국과 교신하는데 사용한 아스키 코드를 통해 ‘진법’을 설명한다. 학창 시절에 꾸역꾸역 해결해야 했던 수학 문제들 때문에 여전히 숫자만 봐도 깊은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들도 많을 테지만 수학 외적인 것과 연결해서 설명하니 수학이 의외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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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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