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1.07.08 조회수 | 8,123

김영대 평론가가 주목한 지금 이 순간의 케이팝

※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김영대/ 문학동네/ 2021년)이 출간됐습니다. 문학동네 편집부가 김영대 음악평론가와 진행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케이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지금이지만, 우리는 과연 케이팝에 대해 얼마만큼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을까? 그저 극성스러운 케이팝 팬들의 특이한 문화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돌을 둘러싼 각종 가십만이 화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음악으로서 케이팝이 지닌 예술성은 어떤 것일까?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는 음악평론가 김영대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대중음악의 판도를 뒤흔드는 케이팝 아티스트 10팀의 음악 세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아티스트로서 그들의 면모를 다각도로 집중 분석한 책이다. 이 책에서 김영대 평론가가 주목한 케이팝 아티스트는 BTS, 아이유, 블랙핑크, 태민, 태연, NCT, 레드벨벳, 데이식스, 이달의 소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로 각기 다른 음악적 미학과 개성으로 전 세계 음악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아이돌들이다.

Q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라는 책 제목이 눈에 띕니다.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하이픈으로 연결해서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시는 열 팀을 특별히 고르신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돌과 아티스트는 공존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의미입니다. 아이돌은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하나의 산업적 포맷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단지 아이돌이라는 점 때문에 예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정당하게, 혹은 진지하게 다뤄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아이돌은 믿고 거른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시대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예술로서 케이팝의 면모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고른 열 팀은 단순히 케이팝 최고의 열 팀이 아니라 각각의 의미에서 케이팝을 대표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들입니다. 물론 평론가로서 제가 높이 평가하는 아티스트들이기도 합니다.

Q 작가님은 ‘BTS 전문가’ ‘아미(BTS 공식 팬클럽)’가 인정한 평론가’라는 별칭으로도 많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정작 ‘아미’가 아니라고 말씀하시고요. 음악평론가로서 선생님에 대한 세간의 평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음악평론가의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 가장 큰 팬덤인 ‘아미’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굳이 제 스스로 ‘아미’가 아님을 강조하는 것은, 제 평가가 ‘팬’이 아닌 ‘평론가’로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저는 그저 음악과 현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담긴 의미를 분석할 뿐이죠. 그 과정에서 인정을 받을 수도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본질은 아닙니다. 음악평론가는 가장 즐거운 취미인 음악 듣기를 업으로 해야 하는, 어찌 보면 괴로운 작업입니다. 단순히 ‘좋다’ ‘싫다’를 넘어선 디테일한 분석을 하고 의미를 찾아내 정교하게 언어화하는 게 제 일이죠.

Q 이 책에서는 아이돌의 아티스트십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케이팝을 둘러싼 각종 현상들에 대한 해설도 담고 있습니다. 케이팝이 지금처럼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을 걸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케이팝에 대한 열광과 의구심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합니다. 케이팝을 ‘철저하게 외부로부터 주류 시장에 침투한 음악’이라고도 하셨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풀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인 미국 입장에서 보면 케이팝은 전혀 예상치 못한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간 세계 대중음악의 주류는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한 영어권 음악이 중심이었고 그 외에 라틴 음악정도만이 제한적인 영향력을 유지해왔습니다. 그 나머지는 ‘월드뮤직’ 혹은 ‘민속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져왔죠. 그런데 케이팝이 독자적 산업으로서 세계를 타격하기 시작한 겁니다. BTS는 영미권 산업이 직접 만들지 않은 최초의 글로벌 팝 슈퍼스타입니다. 새로운 국면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어요.

 

Q 세계적 관심과 열광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아이돌에 대한 무관심과 폄하의 정서가 존재한다고도 책에 쓰셨습니다. 아이돌의 음악에 대한 박한 평가에 대해 이제는 정당한 인정과 평가를 돌려주어야 할 때라고도 하셨고요. 하나의 문화를 두고 시각의 격차가 벌어지는 건 왜일까요?

아이돌 음악에 대한 누적된 선입견 혹은 불신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고, 케이팝, 특히 아이돌이 세계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일종의 관점 차이가 생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작 한국에서는 ‘덕후’들만의 문화로 취급받는 아이돌 음악이 세계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 세계 음악의 주류를 점령하는 음악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죠. 케이팝이 지금까지는 단지 한국의 음악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유래했을 뿐 전 세계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즐기고 그 산업에 함께 참여하는 세계가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로컬의 간극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그 같은 이유죠.

Q 미국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시기 전 한국에 계실 때도 활발한 음악평론 활동을 해오신 것으로 압니다. 언제부터, 왜 음악평론을 해오셨을까요? 그리고 음악학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학문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음악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무렵인 1996년부터입니다. ‘PC통신’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취미처럼 시작한 건데 곧 이런저런 곳에 쓸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2006년에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을 내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오히려 저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미국도 한번 가보지 않은 내가 얼마나 깊은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 미국 유학을 결심했어요. 제가 공부한 음악인류학(ethnomusicology)은 음악학 중에서도 클래식을 제외한 다양한 민속음악, 대중음악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음악을 텍스트적으로도 분석하지만 음악을 통해 문화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Q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될 때부터, 전 세계의 케이팝 팬들이 선생님의 글을 자발적으로 번역해 돌려 읽으며 뜨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는데요, 케이팝 팬들은 음악평론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번 책을 내신 소감과 함께 간략하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래전부터 팬들의 그런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 팬들의 입장에서 어쨌든 케이팝은 한국의 음악이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찐’ 전문가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저에게 쏠린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운 좋게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활동한 경험이 있고, 그런 포지션을 적극 살려서 케이팝에 대한 올바른 담론이 한국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폭넓게 자리잡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가 그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 사진 : 문학동네 제공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파크도서 북DB

인터파크도서에서 운영하는 북디비(BOOKDB)는 국내외 작가, 출판사 DB를 총망라한 도서 정보 사이트로, 작가 랭킹 서비스로 새로운 도서 선택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인터뷰, 연재, 리뷰, 만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가소개

김영대

음악평론가. 음악인류학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BTS: THE REVIEW] [90년대를 빛낸 명반 50](공저) [힙합, 우리 시대의 클래식](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미국 대중음악](공역)이 있다.

이전 글이 없습니다.
<불량 판결문> 최정규 변호사 “법원의 주인은 판사 아닌 국민” 2021.06.04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