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0.11.11 조회수 | 6,327

존 리 대표 "장기 투자할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은..."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으로 주식 투자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던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가 이번엔 금융의 기초 지식을 소개하는 책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존리/ 베가북스/ 2020년)로 돌아왔다. 최근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전 세대를 아우를 정도로 크게 늘어나면서 기초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이번 책에는 주식과 펀드의 차이, 투자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 등 주식의 여러 기초 정보들을 가족에게 설명하듯 쉽고 친절히 풀어냈다.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을 출간한지 한 달. ‘김태훈의 게으른 책읽기’를 다시 찾은 존리 대표가 이날 소개한 내용의 일부를 미리 공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11월 18일(수) 유튜브 채널 [공원생활] ‘김태훈의 게으른 책읽기’ 코너에서 공개된다.

“한국은 잠재력이 있는 나라… 과감한 생각의 파괴 필요”

김태훈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존 리 강연을 한지 6년차다. 예전에는 강연의 주된 청취층이 중년세대였다면 지금은 대부분 20대다.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세대를 막론하고 증가했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기울고 있는데, 한국은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대한민국에는 엄청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처럼 포텐셜이 많은 곳은 없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은 생각의 파괴가 필요하다. 현실에 순응하지 말아야 한다.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을 해야 하고 그 이후 투자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순서가 뒤따라야 한다. 미국과 중국에 견주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김태훈 주식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하기 두렵다는 이들도 많다.


존 리 너무 단기적인 생각이다. 10만 원짜리 주식이 7만 원 됐다고 실망하는데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면 100만 원이 될 것을 왜 아쉬워하는지 모르겠다. 손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 리스크를 즐겨야 하고 모험을 즐겨야 한다. 이런 성향은 직업을 선택하고 각종 시험에 목을 메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전 세계에서 취직시험은 한국에만 있다. 취직을 위해 시험을 본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불합리한 일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들은 그것을 가장 공정한 방법이라 여긴다. 과감한 생각의 파괴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하나의 답을 좇으며 일사분란한 것은 군인 집단에 어울리는 것이다. 마치 시험이 그렇다.

 

“돈에 대한 부정적 감정으로 금융문맹이 된다”

김태훈 책 이야기를 해보자. 금융문맹이란 무엇인가?


존 리 돈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 돈을 어떻게 버는지 모르는 것이 금융문맹이다. 유대인들은 돈을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 말하는데 불교에서는 무소유를 강조한다.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면 그것부터 금융문맹이 시작된다. 돈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하고 그 다음은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과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미국에서 일할 당시 내 옆방 동료의 꿈은 초등교사였다. 미국에서 교사는 돈을 많이 못 버는 직업이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몇 년 뒤 이 동료는 초등 교사가 되었다. 열심히 일해서 몇 년 동안 많은 돈을 벌고 결국 자기가 원하는 일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돈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영리하게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취직하면 신용카드부터 만든다. 신용카드는 찢어버려야 한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투자한다고 말하는 사교육비는 우리 아이를 경쟁력없이 키우게 하는 밑거름이다. 사교육비에 집착하지 마라. 사교육비로 가족이 불행해진다. 아이가 열심히 놀고 열심히 딴 생각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밝아진다. 사교육비 시장이 1년에 30조 규모다. 이 돈으로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를 해라. 지금처럼 사교육비에 돈을 쓴다면 다음 세대에는 미래가 없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돈을 모른다는 것은 삶을 유지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우리 사회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정치인과 관료들은 공부만 잘한 사람들이다. 식을 모르니 건물 투자에 몰린다. 이것은 일본이 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본보다 더 빨리 일본화되고 있다.

아무리 이상이 좋아도 돈이 없다면 힘이 없다. 돈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국민들이 금융문맹에서 탈출해 주식을 하면 경제 상황이 탄탄해질 것이고, 중산층은 늘어날 것이다. 출산률은 중산층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유대인들이 자녀를 많이 낳는 이유는 부자이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노동자인 동시에 자본가로 살아라”

김태훈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는 메시지가 흥미로웠다. 자본주의에서 열심히 일한 노동자가 주식의 수익 일부를 기업에 투자해 노동자인 동시에 자본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이야기를 더 해달라.


존 리 미국은 자본주의의 극치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런 마인드가 있다. 회사를 위해 오래 일한 사람은 함께 부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주식을 오래 일한 사람에게 저렴하게 판매한다. 한국인들은 주로 부동산을 선호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부동산은 일하는 돈이 아니다. 주식처럼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주식은 기업이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하며 스스로 일하는 돈이다. 일본이 부동산에 많은 투자를 했기에 발전이 없는 것이다.

미국은 영리하다. 월급쟁이들의 돈이 주식 시장으로 들어오게 했다. 애플은 자체 공장이 없는 대신 기술이 있는 기업들의 주식을 산다. 구글도 유튜브의 주식을 산 것이다. 생각의 파괴가 일어나야 한다. 아마존과 구글, 테슬라의 파괴력과 영향력을 보라. 미국에서는 수많은 회사가 생겨나고 또 망한다. 그러나 세포에도 주기가 있는 것처럼 생성된 세포는 죽으면 다시 재탄생된다. 그러다 보면 재생의 주기도 짧아진다. 그러나 일본은 그러지 못 했다. 장인 정신이 좋은 게 아니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유대인은 얄미울 정도로 똑똑하다. 노동자이자 자본가로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

김태훈 주식이 위험하다는 사람들에게 주식의 변동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존 리 정말 의아할 때가 있다. 강연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대표님 덕분에 투자해서 20% 수익이 났어요”라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얼마를 투자했냐 물으면 100만 원이라고 한다. 20만 원 수익이 난 것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인데 마치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반대로 20% 손실이 나서 너무 속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 달에 사교육비를 얼마나 쓰는지 물어보니 150만 원이라더라. 20만 원 잃은 것에는 속상해하면서 150만 원의 사교육비는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아이러니다. 사교육비는 사실상 -100% 손실률의 투자다. 원금을 회복할 수도 없고 심지어 사교육 때문에 아이가 오히려 잘못될 수도 있다.

 

“주식을 ‘파는 것’이라 배웠기에 불안한 것”

김태훈 한국인들은 주식을 마치 겜블(도박)하듯이 한다고 소개했다.


존 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을 사고 파는 것으로 인식해서 늘 ‘언제 팔아야 할지’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기업에 대한 공부는 필수이고 그 이후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갖고 있어라. 10만 원 짜리 주식이 7만 원이 되면 손실이 났다고 힘들어 하는데 어차피 갖고 있을 주식이면 그때도 사야 한다. 5만 원으로 떨어진다? 그건 바겐세일이다. 세일된 가격에 주식을 사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 와서 ‘손절매(주가가 떨어질 때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서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것)’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처음부터 주식을 ‘파는 것’이라고 배웠기에 불안한 것이다.


일본은 더 심각하다. 일본은 자본 자체를 불로소득이라고 말한다. 노동으로 일한 돈만 정당하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돈은 모두 불로소득이라 여긴다. 그와 비교해 한국은 역동성을 갖고 있어 희망적이다. 생각만 바꾼다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한국인의 근면함, 영리함, 인터넷 속도, 안전함, 인프라, 재능 등 한국은 모든 것이 갖춰져있다. 부동산과 공부에 대한 집착을 없애면 된다.

김태훈 주식은 돈이 아니라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존 리 당연하다. 처음에는 매수하는 규모가 크지 않아 미미하겠지만 나중에 점차 커진다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자가 된다.

 

김태훈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은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나?

 

존 리 친한 친구와 동업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친구의 도덕성과 능력이다. 적어도 10년은 투자한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업이 돈을 쉽게 벌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경쟁사가 많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가 있다면 돈을 더욱 쉽게 벌 수 있다. 우월한 경쟁력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한국의 주식에는 목표가액(주식에서 이루거나 도달하려는 금액)이라는 것이 있다.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좋은 기업에는 끝까지 투자해야 한다. 개인은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해라. 이건 무조건해야 한다.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 DC형을 선택한 한국인, 단 2%”


김태훈 퇴직연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걸 잘 몰랐다.


존 리 옛날에는 회사가 알아서 퇴직금을 관리했다. 그런데 IMF 때 여러 회사가 망하면서 연금의 종류가 달라졌다. DB형(Defined Benefit, 확정 급여)과 DC형(Defined Contribution, 확정 기여)이 있다. DB형의 ‘Benefit’은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다. 회사에서 알아서 수익을 창출해준다. DC형은 퇴직금을 달마다 얼마씩 줄 테니 이를 가지고 본인이 알아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국 전체 인구 중 단 2%만이 DC형을 선택한다. 전 세계에서 꼴찌다. 이렇게 퇴직연금에 묶여 있는 돈이 몇 백 조에 달한다. 이 돈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서 경제 시장을 키울 수 있는데 지금 연금에 잠들어 있다.


한국의 경제는 더욱 커질 수 있고 지금 그 시발점에 와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금융 교육이 필수다. 정부가 현 시점에 해야할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해외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한국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흔히 주식이 부동산보다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다. 부동산은 상승률은 한계가 있다. 만약 부동산보다 주식의 성장이 낮다면 그 나라의 자본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산 회사는 부동산에 결코 투자하지 않는다. 리츠 투자(소액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조금 다를 순 있지만.

이제는 공장을 짓고 성장을 기대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크레이지 아이디어, 미친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다. 수많은 부자들을 상대로 “당신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를 물었을 때 그들은 대부분 이렇게 답했다. “도덕성이 있었고, 즐거웠고, 투자를 좋아했다”고. 공부 잘했다는 말은 하나도 없다. 내 수익의 일부를 가지고 시간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의 교육은 옆에 아이를 이기라고 경쟁을 부추기지만, 앞으로는 옆에 아이와 함께 부자가 되라고 가르쳐야 한다.

김태훈 존리 대표의 투자 원칙은 뭔가?


존 리 가려던 곳으로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이다. 노후 준비는 마라톤과 같다. 끊임없이 똑같은 페이스로 가야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을 하고 간다고 생각해보자. 바람이 불어 흔들릴 때도 있고 교통 체증으로 꽉 막힌 구간도 있을 거다. 라디오에서는 한국 경제가 끝났다고 이야기할 것이고 경제 불황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불안해서 중간에 다른 지역으로 빠지지 말고 원래 가려고 했던 부산까지 똑같은 페이스로 묵묵히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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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인영(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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