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0.07.27 조회수 | 903

‘국내 1호 범죄학 박사’ 이윤호 “청소년 악질 범죄 막기 위해 처벌 허용 검토해야”

※ 신간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도도/ 2020년)이 출간됐습니다. 도도 출판사 편집부가 이 책을 쓴 범죄학자 이윤호 교수와 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편집자 말

Q 국내 최초의 범죄학 박사라는 타이틀을 얻고 한국으로 돌아와 강단과 현장에서 많은 경력을 쌓고 그것을 젊은 친구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책을 출간하셨지요? 그리고 이번에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를 출간했습니다. 그것과 맞물려 2020년 8월 31일 모교이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동국대학교를 떠나 다른 대학의 석좌교수로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또다시 젊은이들을 위해 강단에 서실 텐데 이때를 과도기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나아가실지 밝혀주실 수 있겠습니까?

오랫동안 몸담았던 곳(동국대학교)을 떠난다는 것에 아쉬움은 없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지라 오랫동안 한 곳에 있다 보면 타성에 젖기 쉽지요.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길을 떠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든 것에 미련을 두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에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 새로운 곳에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 지식을 소통하는 일에 매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설렘까지 느끼지요. 특히 연구소가 북촌에 있어 그곳에 많은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집필이 끝난 책 한 권이 있는데 그것을 언제 출간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죽을 때까지 현역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제가 존경하는 김형석 선생님처럼 백세까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분이 하시는 말씀 중에 가장 기억이 남은 것은 자신의 전성기가 65세에서 80세였다고 하는 부분이에요. 그분이 말씀대로라면 현재 제가 정년을 맞을 나이지만 아직 제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시작인 거죠. 제 인생의 목표는 500번 월급을 받는 것입니다. 제가 1987년부터 교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월급을 받았으니 아직 8년이나 남았습니다. 저는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뛸 것이고, 아직 맞지 않았을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Q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는 대중범죄학으로서의 인식을 알리는 데 첫 포문이 되는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영화 속 범죄 코드’라는 키워드를 생각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상아탑 속에 학문으로 그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학문은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학자들끼리 소꿉장난 하듯이 지식을 주고받는 행태는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요. 세계 어느 나라도 범죄학이 학문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죠. 특히 범죄는 사회문제가 때문에 일반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도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술 범죄학을 설명하면 어렵고 복잡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선택했고 범죄 코드를 연결시켰지요. 더 이상 범죄학은 상아탑 속에 갇혀 있어선 안 됩니다. 범죄 문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학자가 아니라 일반 시민입니다. 가장 경계하고 두려움을 갖는 대상이 일반 시민이기 때문에 범죄학이나 그것에 대한 사법기관과 정책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런 것에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전 언론매체에서 전달하는 정보만 갖고 두려움이나 경계를 가지죠. 하지만 그것은 왜곡된 정보일 확률이 높아요. 보다 체계적인 지식을 통해 범죄학을 이해한다면 일반 시민은 범죄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전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라는 책을, 일반 시민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거지요.

Q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를 집필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와 그 속에 범죄 코드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이 책 안에 언급된 모든 영화들이 다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개를 꼽으라면 우선 ‘양들의 침묵’을 들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그저 공포영화라고 인식하겠지만 이 영화는 범죄의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범죄 심리라든가 프로파일링, 범죄자 인권, 사형제도의 존폐, 교도소 내 처우와 교도관들의 부패, 지금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남녀차별이 깃든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영화는 범죄를 대중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집필했지요. 또 하나는 요즘 우리 시대상과 맞는 영화가 있는데 그것이 ‘씬 시티’예요. 이 영화는 권력자들의 부패, 남성의 종속물이나 희생양으로 표현되는 여성들에 대해 성윤리에 대한 범죄 코드가 담겨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에서 정치범죄와 언론의 역할에 대한 관계성을 담고 있는데 언론의 한계와 효용에 대해 많은 부분을 생각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또한 지금의 주가조작에 대해 엘리트들의 범죄를 지적하고 있지요. 수많은 개미들의 고통을 외면한 소수의 엘리트들의 범죄는 사회의 생태계를 해치고 고통에 몰아넣고 있기에 이 영화도 엘리트의 범죄라는 측면에서 중요도가 높습니다.

Q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에선 수형자의 인권이나 석방된 후의 사회 적응에 대해 많이 언급하는데 그들이 누범자가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내 처우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교도소 내에는 교화가 힘든 악질적인 범죄자도 있지만 교화를 통해 평범한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순간의 실수를 통해 저질러진 범죄지만 자신의 잘못을 진

정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에 대해 평생 사죄하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이들은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에 제2의 범행을 저지를 수 있어요. 우리는 이들의 제2의 범행을 막기 위해 그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시 또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그들의 손을 잡아줘야 하지요. 이런 것은 국가기관에서 할 수 없어요. 지역사회 내 처우나 일반 시민들의 시선이 달라져야 이들이 누범자가 되지 않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경계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그들을 우리들의 품으로 안는 순간, 우리를 두렵게 한 범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청소년 범죄가 점점 진화하면서 촉탁소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촉탁소년은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말하고 어떤 범죄를 행해도 형사 처분을 받을 수 없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만 14세라고 하면 예전에는 결혼을 통해 나름 준성인 대접을 받았습니다. 특히 지금은 더욱더 신체조건이 발달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강인한 체력을 행사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의 소년들은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범죄를 저질러도 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어른도 생각하기 힘든 범죄를 저지릅니다. 이런 소년들을 아무런 형사 처분을 주지 않는다면 범죄의 질이 더욱 과격해질 겁니다. 이들은 어른 못지 않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반성의 기미도 없이 어떤 형사 처분도 받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형사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낮추는 경우가 있어요. 이 논란에 불을 지핀 일이 영국에서 일어났는데 9살짜리 남자애 둘이 학교 가기 싫어 쇼핑몰을 어슬렁거리다 그곳에서 5살짜리 여자아이를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법 제도로는 아무런 처분을 하지 못했지요. 또 미국에서도 9살짜리 남자애가 동갑인 여자 친구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권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아무런 처벌을 하지 못했죠. 그래서 나온 것이 아무리 어리지만 잔인한 범죄라면 처벌하자는 논의가 일어난 것이지요. 판단은 국가기관에게 맡기지만 최소한 악질적인 범죄를 막기 위해선 처벌에 대한 허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직 전성기를 맞지 않으셨으니, 이제 전성기를 맞을 준비를 하셔야겠네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전성기를 맞으려면 또 다시 힘차게 뛰어야겠지요. 같이 뛰다 보면 서로 전성기를 맞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어려움이 많은 시기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는 민족이니, 잘 이겨내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기 위해 웃으면서 달려보겠습니다.

- 사진 : ㈜퍼시픽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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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이윤호

대한민국 최고의 범죄학자 범죄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당시 국내에서 유일했던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군 제대 후 범죄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경찰행정학과를 개설해 범죄학과 형사정책학 분야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미시간주립대학교의 형사사법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 1987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주요대학에서 범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지 취업을 권하는 은사 교수들의 고언을 뿌리치고 귀국하여 국내 최초로 개설된 경기대학교 교정학과 학과장으로 부임한 이래 교학2처장 등 보직을 수행하다 마음 한편에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던 실무 경험을 쌓고자 최초의 민간전문가 개방형 임용을 통해 법무연수원 교정연수부장으로 근무했다. 그 후 학교의 대외협력처장을 거쳐 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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