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0.04.02 조회수 | 3,560

“지금 상황 ‘눈먼 자들의 도시’ 같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도생'을 실시 중인 현재 곧 다가올 또 다른 팬데믹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가 있다.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 위기 때마다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는 전보다 빠른 주기로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앞으로 다가올 팬데믹의 위협에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김우주/ 반니/ 2020년)을 출간한 김우주 교수와 3월 18일 긴급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는 듣도 보도 못한 미지의 바이러스… 방심이 가장 큰 적”

Q 평소 팬데믹 위험을 경고하는 칼럼을 써오셨는데, 예상했던 팬데믹 인플루엔자가 아닌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쳤습니다.


신종감염병은 우리의 예측을 항상 벗어나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온다는 것. 팬데믹이든 소규모 더 자주, 예기치 않게 온다는 것. 그건 팩트지만 어떤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떤 치명률로 어떤 전염력으로 올지는 몰라요. 이게 우리가 소위 이야기하는 ‘Known Unknowns(알려진 무지)’. 저도 30년 동안 감염병 전문가로서 신종감염병을 많이 겪었는데, 사실은 이렇게 빨리 5년 만에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올 줄 몰랐죠. 팬데믹 인플루엔자를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왔고요. 온다는 건 예측을 했지만 예기치 않은 것들이 온 거죠.


불확실성, 또 잘 모른다는 것. 미지의 신종감염 병원체에 대해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영향이 큰 겁니다. 이런 것들(신종 바이러스)은 끊임없이 옵니다. 과거에는 2~3년에 한 건의 신종감염병이 인체감염을 일으켰다면 요즘에는 1년에도 두세건 신종감염 병원체가 인체감염을 일으킨다는 거죠. 이번 코로나19는 ‘SARS CoV-2’라는 바이러스인데 인체감염이 시작된 후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번져서 사달이 난 거죠.

 

Q 각국 대처에 있어 한국은 코로나19 대처의 모범 케이스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 대처에 아쉬움을 드러내셨는데요.


제가 계속 비판적으로 얘기한 건 ‘Unknown Unknowns(알려지지 않은 불확실성)’이란 말이에요. 코로나19라고 하는 ‘SARS CoV-2’는 우리가 생판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라고요. ‘Unknown Unknowns’는 가장 태클하기 힘든 거예요. 가장 쉬운 건 ‘Known Knowns(인지하고 있음을 아는 것)’인데 (예를 들어) 매년 겨울마다 독감이 돈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어떤 독감인지 바이러스를 예측해서 백신을 만들잖아요. 물론 그것도 쉽지는 않은데… 코로나19는 미지의 바이러스이니 불확실하고 예측이 어렵잖아요. (정부는) 긍정적 메시지를 주되 실제 방역은 철저하게 해야죠, 철저하게. 그런 측면에서 루스했다는 거죠.


분명 첫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1번째 환자(2월 19일 발생) 나오기 전, 2월 18일까지 근 한 달간은 잘했다고요. 입국 공항검역, 환자 찾아서 격리하고 접촉자 동선 찾아서 공개도 하고 꼼꼼하게 했어요. 물론 틈이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야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31번 환자 이후 대구 경북 지역에 환자가 폭발적으로 생기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하죠. 바로 그 직전의 방심이 결정적인 거죠.


저는 그 얘기 들을 때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싶었죠) 방심이 제일 큰 적이란 말이에요. 우리가 근거 없는 공포를 가져서는 안 돼요. 그렇다고 안심을 넘어서 방심이 되면 더 나쁜 거예요. 적당한 긴장감, 철저함, 겸손함 이게 필요한 거죠. 냉정하게 해야 하는 거죠. 지금 정부는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걸로 모든 걸 가늠하고 있거든요. 상당히 위험한 판단이죠. 빙산의 일각, 수면 위에 있는 그 얼음 덩어리를 전부라고 한다면 ‘타이타닉 호’처럼 침몰하는 거죠. 빙산 밑에 가라앉는 거예요.


계속 확진 환자수만 이야기를 하는데 확진이 안된 채로 돌아다니는 사람이 꽤 있단 말이에요. 젊은 사람들은 증상도 심하지 않고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데 그러니 돌아다니면서 퍼뜨린단 말이죠. 클럽이나 술집, PC방, 노래방 다 간단 말이에요. 현재 20대가 전체 확진자의 30%(에 육박해요). 이건 뭔가 문제가 있는 거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안 지키는 거죠.


자료에 나와 있는 그 너머, 숫자 너머를 읽어내야죠.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전부 심한 폐렴으로 열나고 호흡곤란 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위중한 경우나 중증도 있지만, 경증, 무증상까지 있는 거예요. 엊그제 질병관리본부장이 국내 사례 20%가 무증상(이라고 했는데) 무증상이니까 괜찮은 게 아니라 무증상이면서 전염력이 있는 거예요. 지금 무증상이면서 전염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거죠.


젊은 사람들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니까 부지불식간에 넘어가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집안에 있는 조부모나 고령자, 기저질환자들은 걸려서 중증으로 돌아가시잖아요. 이분들이 갑자기 악화되니까 응급실로 가서 돌아가시거나 집에서 돌아가신 사례가 많잖아요. 그게 다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있다는 시그널이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다, 안 보이는 건 없다고 하는 ‘선택 편향’, ‘확증 편향’이 위험한 거예요. 정부가 숫자, 신규 확진자만 갖고 줄어든다고 판단하는 게 일종의 확증 편향이죠.

“국내 확진자 중 20%가 무증상… 지역 감염은 시그널이다”

Q 무증상 감염자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코로나19를 ‘스텔스 바이러스’, ‘은밀한 바이러스’(라고 하는데) ‘스텔스’란 기술은 적의 레이더망에 탐지가 안 되면서 적의 기지로 가서 폭탄을 쏟아붓고 오는 거거든요. 이 바이러스는 여러모로 스텔스 바이러스의 특징을 갖고 있는 거예요. 빌 게이츠가 그랬다는 거죠. ‘Once-in-a-century pathogen(한 세기에 한 번 겪는 신종감염병이다)’ 지금 왜 이태리나 스페인이나 미국이나 (거리를) 다 걸어 잠그고 상점 폐쇄하고 그러겠어요. 대책이 없으니까.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고 (할 수 있는 건) 개인 위생과 ‘Social distancing(사회적 거리두기)’이니까. 그걸 읽어야 되거든요.


코로나19는 ‘Unknown Unknowns’라 예외가 없어요. 모든 나라가 겪을 수밖에 없는데 이제 실력이 나오는 거죠. 아프리카 이런 데가 지금 제일 초조하죠.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보건 의료, 방역시스템이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잖아요. 지금 이게 경제적으로 대공황 비슷하게 가는 거잖아요. 경제적인 ‘Depression(불황)’ 그것도 10년 주기로 오잖아요.
지금 아마 다 힘들 겁니다. 우리도 힘들고 회사들도 다 힘들잖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한다고 해서 ‘술집 문 닫아라, 학원 문 닫아라’(하는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종사자들도 그렇죠. 그런데 해야 하는 거고. 그러니 완전히 각자도생이 아니라 각국도생이죠. 우리는 선방했다고 하는데 물론 선방한 부분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19) 아직 안 끝났거든요.

Q 팬데믹 앞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국가들이 많은데요, 특히 일본의 경우 최소한의 검사를 시행해 적은 수의 확진자를 낸 것에 의구심을 보내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왜 이런 대처를 했다고 보시나요?


올림픽이죠. 어떻게서든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열고 그걸로 지지율을 올려야 되고 유지해야 되니까 항구에 배(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정박시키고 하선을 안 시켰잖아요. 그래서 그 안을 완전히 바이러스가 퍼지는 운동장을 만들어 놨잖아요. 그때부터 알아봤죠. ‘아, 이상하다. 일본에서 하는 게 과학적 근거도 없고 합리적이지 못 하다’ 인륜적이지 못 하죠.

 

Q 현재 시행 중인 대처법 외에 필요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대개 1~2미터 내에서 퍼지기 때문에 신천지 대구 교회나 콜센터처럼 폐쇄된 공간에 다수가 모이는 걸 조심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게 상당히 어렵죠. 회사원이 회사에서 나오라고 하면 나가야 되잖아요. 이건 사업주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고민이 많잖아요. 중소교회? 열잖아요, 생계를 위해서. 학원들? 오히려 더 열잖아요. 지금 학교 안 가니까 애들 공부시키려고 학원이라도 보내요. 학부형들도 가라고 하고, 원장님도 ‘강사들 월급도 줘야 하는데 어떡해?’ (걱정되니까) 열잖아요. 할 수 있는 것만 해서는 안 돼요. 평소에 할 수 없는 것까지 최대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용한 걸 다 해야 된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죠).


중국에서 이동 제한 ‘락다운(Lockdown : 도시봉쇄)’했죠. 그걸 ‘Draconian measure(매우 엄격한 조치)’라고 해요. 가혹할만한 조치들을 중국이 했단 말이에요. 우리가 그렇게까지는 못 하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제한을 해서라도 이걸 초기 2~3주 동안 꽉 잡아야 된다고 계속 얘기를 했다고요. 하지만 정부는 안 지켰죠. 외국에서 찬사하잖아요. ‘대한민국 자율적이고 민주적이고 소통 잘 한다’ 근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구에서 벌어진 일들은 결코 잘했다고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잘한 점도 잘못한 점도 냉철하게 판단하고, 종합해서 분석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아직 안 끝났다. 수도권이 지금 걱정된다. 이런 상황인 거예요.


지금 그런 싸인들이 계속 나오잖아요? 노이즈가 아니라 시그널이란 말이에요. 지금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걸 안 하려고 하잖아요. 근데 국민들은 오히려 그 불편을 감내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이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을 피하길 원하거든요. 코로나19를 통제하려면 불편해야 돼요.

“신종감염병에 ‘미리’ 대비해야… 일 터지고 수습하는 악순환 끊어내야 한다”

Q 코로나19 이후, 또다른 팬데믹에 대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의과대학 정원 증대나 공공보건병원 등 인프라 증대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습니다.


신종플루 때나 메르스 때나 지금이나 다 나오는 이야기예요. ‘백신 개발, 치료제 개발, 역학조사관 인력 늘리자’ 사실 이게 참 슬픈 일이에요. 우리가 매번 신종감염병을 겪으면서 미리 대비하자고 그러면 안 해요. ‘아직 안 왔는데 왜 겁주냐’고. 그렇지만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의 고속도로나 건물 유치하는 건 잘해요. 예산 투여가 필요한 곳에 제대로 안 되고 있죠. 사실 의대정원 증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평상시 음압병실이나 전문가 양성하고, 감염전문가를 키워야죠.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지만 자원을 효율성있게 (사용하려면) 적재적소에 넣을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정해야 되는데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하자고 그러면 안 해요. 초기에 방역 실패해서 환자 생기고 난 다음에 자발적으로 국민이나 의료인이나 정부, 보건당국이 협력해서 또 이겨내요. 끝나고 나면 또 잊어버리죠. 교훈을 잊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태연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걸리고 해도요.


메르스 때도 그랬잖아요. 물론 메르스 겪고 나서 여러 가지가 나아져서 초기 대응 때 방역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진단 키트도 그때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 거고. 또 역학조사관 늘려서 역학 조사한 것도 그렇고. 전혀 무망했다는 건 아닌데 메르스 때의 교훈으로 개선하고자 했던 내용들이 안 이루어진 것도 꽤 많단 말이에요. 악순환을 끊는 게 중요하죠. 이번에는 제발 악순환을 끊자는 바람이죠.

 

Q 코로나19는 언제쯤 마무리 될까요.


다들 언제쯤 끝나냐고 물어보는데... 미안하게도 난 비관주의자를 안 하려고 하는데 마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같아요. 눈먼 자들은 속 편해요. 눈뜬 자들만 두려운 거죠. 이 바이러스가 처음부터 ‘범상치 않다. 어떻게 굴러갈 것이다’라는 게 나는 보이니까. ‘눈먼 자들의 도시’예요, 지금. 제대로 대처해서 일찍 끝나면 6월 정도가 아닐까요.

- 정리 : 임인영(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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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김우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전문의. 1983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7년 내과전문의 취득 후 육군 2사단 및 국군수도병원 호흡기전염병과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1996~1997년 미국 시카고 러시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연구했다. 1999년 DJ 정부 때 민간전문가로 국립보건원 호흡기바이러스 과장을 겸직, 당시 국내 최초로 6백여 개 의료기관을 참여시켜 전국적인 인플루엔자 감시망을 구성해 독감의 유행 실태를 파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3년부터 사스, 조류독감, 신종플루, 메르스까지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KBS 등 정부 및 민간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중보건 향상에 힘써왔다. 2004년부터 팬데믹을 예상하고 타미플루 1천만 명분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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