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0.02.11 조회수 | 1,917

16살의 시인 전서윤, ‘그의 시가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

중학생 시인 전서윤이 첫 시집 <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도도/ 2020년)을 출간했습니다. 도도 출판사 편집부와 시인이 진행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은 중학생 시인 전서윤의 첫 시집이다. 아름다운 흉터로 남은 중2병의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과 왜 자신이 외면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아픔을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시와 에세이로 표현한 이 책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상처를 공유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Q 14살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시를 써와서 16살에 책을 출간했는데 그때와 지금 감정적으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14살 때의 글은 제 중심적이고 주변 환경에 대한 감상들을 주로 담아냈다면 15살 때의 글은 저에 대한 깊은 고민들과 함께 시 대상을 좀 더 구체화시켜, 일상의 작고 특별한 부분들을 강조했습니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14살 때의 시적 표현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니 조금은 미숙했고 어색해 보이기도 해요. 지금은 그때보단 더 저만의 감정들과 어휘력을 터득했다고 할까요?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그때는 저의 상황과 경험을 거침없이 모두 쏟아 부었다면 지금은 좀더 차분하고 상징적으로 저의 감정들을 표현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Q <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은 시인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을 세상 밖으로 표출하는데 두려움은 없었나요?

별난 이로 볼까 봐 혹은 지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은 거의 없어요. 물론 16살의 중학생이기에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저의 직접적이고 가끔은 아픈 단어들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들을 토해내는 작은 받침대가 될 수 있다면, 두려움쯤은 제가 뛰어넘어야 할 낮은 울타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에 시와 에세이를 동시에 담았습니다. 시와 에세이 중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장르를 결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시는 제가 감정을 느낀 첫 단계부터 끝까지를 정리하는 글이라고 하면, 에세이는 그날그날 퍼뜩 떠오르는 감정들과 지혜를 적어두는 저만의 메모장입니다. 시는 제가 감정을 느낀 그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시간을 두고 정리한 것이라면, 에세이는 떠오른 글귀들을 정리하지 않은 본연 그대로랄까요. 물론 이것은 저만의 구분법입니다.

Q 작가와 동일한 경험을 겪은 또래 친구들이 많습니다. 같은 경험을 나누고 있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요? 또는 그 친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지만 마음이 무척 힘들었을 때 수많은 고민상담 채팅방에 들어가 저와 비슷하게 아픈, 혹은 저보다 더 아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 한마디가 절실하게 필요한 친구들이었어요. 하지만 행복해지면 또다시 불행해질까 봐 계속해서 그 순간에 머무르려던, 저와 비슷한 그런 사람들이었죠. 마치 저를 보는 듯한 투명한 모습에 제 좁은 시야는 와장창 깨져 버렸죠. 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팠어요. 그리고 혼자 안고 있던 고민이 너무 커서 다른 사람들은 절대로 알 수 없다는 저의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조금은 사람들의 위로와 다정한 말들을 믿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절 다정하게 다독여줬던 그 따뜻한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 삼아 작은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행복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 푸세요. 아팠던 만큼 눈물을 흘릴 자격은 언제나 있으니 오늘만큼은 당신만 생각하세요.”

Q 중학생으로 시집을 출간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와 경험입니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작가는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제 시나 글이 그리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누구나 아픈 경험을 있으면 풀어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요. 특히 책을 낼 생각은 더더군다나 없었고요. 저보다 먼저 제 글을 알아주시고 책을 출간하는 데 길을 열어준 부모님은 집에서 저를 “전 작가!”라고 부르며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세요. 친척이나 지인 분들 또한 제 우울한 이야기에 “대견하다!”, “멋지다!”라고 해주세요. 나름 가늠했던 저를 비판하는 말들은 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 번 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사랑을 알게 된 것이죠. 혼자서 고민하고 아파하며 힘들었던 긴 시간들이 <오늘은 나만 생각하는 날>에 담겨 끝을 맺게 된 것 같아요. 이런 기회는 저에게 특별한, 아니 인생 저편까지 가서도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14살 때부터 책을 출간하기까지 시들을 계속 쓰면서 저의 감정에 너무 오랫동안 치중해 있던 것 같아요.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되었으니 학업 관리를 해야 해서 잠시 본연의 일상에 충실하고 싶어요. 더불어 시 속에 묶어두었던 저의 우울들을 해결해나가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 삶, 중학생으로서의 일상들을 다른 친구들처럼 즐겨보려고 해요. 물론 이제껏 저만의 시선으로 보았던 시들, 우울함이란 이유로 도망쳤던 현실들을 당장 마주보기는 힘들 거예요. 하지만 오랫동안 웅크려왔던 몸을 천천히 일으키려면 용기를 내야겠죠. ‘나’라는 인격체를 솔직하게 바라보고 사랑하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할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더 이상 제 감정에 지나치게 치우쳐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행복하기 위해서요.

- 사진 : ㈜퍼시픽도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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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전서윤

열네 살 봄, 새순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전서윤은 매일매일 달라지는 무언가를 느끼며 성장하는 열여섯의 중학교 3학년이다. 열네 살부터 지금까지 쓴 시는 대략 50여 편 정도로 그냥 묵히기에 너무 아까운 시어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자 첫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한두 줄 끄적대다 보니 어느새 하나의 시가 완성된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자기만의 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전서윤은 앞으로도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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