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20.01.30 조회수 | 1,946

월드뮤직평론가 황윤기 “포르투갈 여행에서 ‘파두’를 만나야 할 이유”

※ 황윤기 월드뮤직평론가가 신간 <포르투갈의 노래, 파두>(북커스/ 2019년)를 펴냈습니다. 북커스 출판사 편집부가 작가와 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포르투갈의 노래, 파두>는 ‘음악’을 테마로 한 포르투갈 예술기행서이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파두(Fado)’의 노랫말에는 그들의 문화와 역사가 깊게 담겼다. 오랜 기간 월드뮤직 평론가와 라디오 DJ를 한 황윤기 작가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과 코임브라, 두 도시를 거닐며 만난 ‘파두’의 흔적을 담았다.

Q 흔히들 ‘포르투’를 포르투갈의 주요 여행지로 선택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여러 번 다녀와도 또 선택하는 곳, 리스본에는 어떠한 매력이 있는 도시일까요?

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문화인 ‘파두’가 태어나 발전해 온 곳입니다. 또한 파두라는 음악을 만나보는 것은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와 포르투갈 사람들을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스본의 구시가지 곳곳엔 파두의 역사와 정서를 느껴 볼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포르투갈에 대한 애정을 가지는 것은 리스본과 포르투를 포함한 도시들이 지니고 있는 낡은 향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적지나 성당이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도 않고 세월의 때가 많이 묻어 있죠. 구시가지 골목의 모습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소박하고 오래된 풍경들 속에 쌓인 시간의 흔적들이 아련한 아름다움으로 각인된다는 점이 포르투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Q <포르투갈의 노래, 파두>는 특히 음악, 그 가운데서도 노랫말을 통해 포르투갈을 소개합니다. 이런 소재를 택한 이유가 있나요?

가장 큰 이유는 파두의 노랫말 속에 파두라는 음악이 지닌 독특한 정서가 매우 진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포르투갈 여인들의 숙명론적인 사고방식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편으론 파두가 태생적으로 통속적인 정서를 지닌 음악이지만 많은 곡의 노랫말들이 시(詩)이기 때문에 그 시정(詩情)을 음미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면 감동도 더 커지겠죠.  노랫말들은 책 속에 소개된 다른 어떤 내용보다 파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리스본에서 가장 잘 알려진 관광지역으로 ‘알파마’를 꼽습니다. 더 나아가 모우라리아를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데, 이곳에 파두와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파두가 본격적인 리스본의 노래로 발전하기 시작하던 때, 마리아 세베라(Maria Severa)라는 파두가수가 모우라리아에서 활동했습니다. 파두의 정서적 바탕이라 할 수 있는 항구도시 리스본의 가난한 동네죠. 그곳에서 마리아 세베라는 파두를 오늘날의 모습에 가깝게 발전시키며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신화적인 이야기를 많이 남겼습니다. 또한 파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적인 가수들이 많이 탄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역사가 모우라리아 곳곳에 남아 있고, 파두의 요람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파두에 관심을 가지고 포르투갈을 여행한다면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이죠.

Q 포르투갈 현지인, 특히 음악가와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대화를 나누었는지요?

파두의 역사나 음악적인 부분도 궁금했지만, 파두의 근간을 이루는 정서인 ‘사우다드(Saudade)’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었습니다. 동양의 낯선 나라에서 온 사람이 사우다드에 대해 묻는 걸 놀라워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죠. 사우다드가 몇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기에 더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들이 설명해준 사우다드 속에는 대부분 ‘가족’이 있었고, 부재중인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떠나 가 있는 가족이 느끼는 ‘향수’가 사우다드의 핵심이었습니다. 또한 사우다드가 파두에 국한되는 정서가 아닌 포르투갈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지닌 총체적인 감정, 혹은 정서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한’의 정서처럼 말이죠.

Q 책 속에 여러 명의 파두가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악 애호가들에게 추천할 만한 파두가수를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요?

파두라는 음악 자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통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좋겠지만, ‘파두의 여왕’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아말리아 호드리게스(Amalia Rodrigues)를 빼놓을 수 없겠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파두의 현대적인 전형을 마련한 인물이라 할 수 있고, 그가 노래했던 많은 곡들이 지금도 파두 명곡으로 남아 많은 후배가수들이 노래하고 있습니다.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노래와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감상의 재미를 더해주겠죠. 21세기에 들어와 포르투갈 현지에서 찬사를 받는 가수들을 책 속에 따로 정리해 두었는데요. 이미 우리나라 음악팬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현역 최고의 파두가수 마리자(Mariza)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카르미뉴(Carminho), 히카르두 히베이루(Ricardo Ribeiro), 지젤라 조앙(Gisela João), 곤살루 살게이루(Gonçalo Salgueiro) 등을 추천합니다. 

Q 마지막으로 파두를 테마로 하여 포르투갈 여행을 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을 추천해주세요.

먼저 리스본은 꼼꼼히 둘러봐야 하겠죠. 모우라리아와 알파마 지역은 빼놓을 수 없고요. 벨렘탑이나 발견기념비 같은 곳에서도 파두의 역사적 배경이 된 대항해시대를 상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파두 박물관,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생가 박물관, 그리고 생생한 현장감과 함께 파두를 감상할 수 있는 파두하우스도 꼭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리스본에서 태어난 파두와 조금 다른 모습을 지닌 파두가 있는 코임브라도 가 볼만합니다. 코임브라 대학생들이 시작한 코임브라 파두 역시 지금까지 그 전통을 이어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파두 아우 센트루(Fado ao Centro)’라는 곳에서 하루에 한 차례 설명이 함께 하는 코임브라 파두 공연을 하고 있으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파두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음악 자체로도 매력이 있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합니다. 파두를 테마로 한 여행은 포르투갈을 좀 더 깊이 이해하며 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사진 : 북커스출판사, 황윤기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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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황윤기

월드뮤직 평론가, DJ - 국악방송 ‘황윤기의 세계음악 여행’ 진행 - (재)월드뮤직센터 자문위원 및 대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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