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9.10.31 조회수 | 7,486

김난도 교수 “2020년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 이코노미’가 트렌드”

국내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차년도 트렌드를 제시하며 마케터들의 필독서가 된 ‘트렌드 코리아’가 12주년을 맞았다. 2020년을 두 달여 앞두고 <트렌드 코리아 2020>(김난도 외 9인/ 미래의창/ 2019년)가 출간됐다. 이 책이 처음 나온 2008년이 소띠 해였는데 2020년이 쥐띠 해이니 십이간지, 12개의 띠가 모두 나온 셈이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가장 중요한 10개의 트렌드를 제시하되 항상 기발하고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꼽은 2020년 트렌드는 무엇일까? 키워드 10개의 초성 알파벳을 가져와 10글자의 슬로건을 만들어온 트렌드 코리아, 2020년에는 MIGHTY MICE(힘센 쥐들)를 내세웠다. 참고로 돼지띠였던 2019년은 ‘PIGGY DREAM’이었다.


10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난도 교수는 “내년이 쥐띠 해라 처음에는 ‘FIRST MOUSE(첫번째 쥐)’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위기가 있으면 쥐들이 먼저 알아낸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런 의미를 담은 말이다. 하지만 나를 빼고 모두가 반대하더라. 전원이 동의한 말이 ‘MIGHTY MOUSE’다. 마이티 마우스는 쥐가 히어로로 나오는 1970년대 만화인데 내년에 실사화한다고도 하더라. 그런데 10글자가 아니고 11자였다. MICE는 MOUSE의 복수다. 쥐는 작은 동물이라 히어로에 어울리지 않지만 모두가 뭉치면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복수로 썼고, 힘센 쥐들이 다 함께 위기에서 구해 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라고 설명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이 선정한 10개의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이다. 각각의 키워드에 김난도 교수가 덧붙인 설명을 소개한다.

1. 멀티 페르소나 Me and Myselves

“첫번째 트렌드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다. 내 자아가 여러 개로 분화된다’는 의미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뜻으로 융이 오래 전에 말했던 용어다. 인간이 여러 상황에 맞춰 여러 가면을 쓴다는 뜻의 오래된 개념이지만 최근 현상의 핵심에 놓여있는 키워드이다. 요새 사람들이 다중적 정체성을 갖게 됐다.


이제까지 트렌드 키워드를 꼽을 때 어렵거나 우울한 키워드는 뒤로 보내왔다. 사실 멀티페르소나도 맨 마지막으로 보내고자 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중요한 키워드라 1번으로 넣었다. 사람들은 그때 그때 정체성을 바꿔 쓴다. 이를 테면 퇴근 전과 퇴근 후가 완전히 다르다. 모드 전환이 빠르다. 최근 헤어롤을 한 사람을 곧잘 마주치게 되는데 궁금했다. 새로운 패션인걸까? 인터뷰 결과 헤어롤은 일 분이라도 오래 하면 더 예뻐진단다. 이를 테면 남자친구 만나기 직전처럼 중요한 일이 있기 직전에 푼단다. 출근길이나 회사에서 보는 사람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거다. 헤어롤이 가면인 거다. 또 다른 예로 에어팟이 있다. 인싸템이라 불리는 에어팟 역시 방패이자 가면이다. 출근 시간 전까지 끼고 있고 회사에 들어와 업무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설사 아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에어팟을 끼고 인사를 안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모드 전환은 굉장히 빠르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과거에 이름, 직장, 대학 등으로 자신을 표현 했다면 요즘엔 나는 나다. 회사도 과거에는 평생 직장 개념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연대가 느슨해지면서 고향이나 직장, 학교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가 아니다. 지금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 취향이다. 이에 따라 정체성이 다원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격심해졌는데 바로 SNS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밴드 등 일인당 서너 개 이상의 SNS 채널을 운영한다. 동일하게 하는 게 아니라 트위터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공간, 인스타는 맛집 공간 등 계정마다 다른 나로 행동한다. 계정을 두개 이상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트렌드는 소비에 어떻게 연결 되는가? 양면적 소비의 형태로 나타난다. 취향 공동체가 생기고 캐릭터와 굿즈 열풍, 젠더 프리 트렌드도 그 결과들이다. 게스트하우스 파티 효과와 느슨한 연대가 증가한다. 이러한 취향 공동체를 통해 만난 잘 모르는 사람에게 더 자기 자신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2. 라스트핏 이코노미 Immediate Satisfaction : the ‘Last Fit Economy’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최종 접점에서 최대의 만족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무리 제품과 서비스가 훌륭해도 마무리가 허술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언박싱에 주목하는 이유도 그러한 맥락이다. ‘슬세권’이라는 말이 있는데 슬리퍼 신고 갈 수 있는 거리라는 의미다. 백화점이 고전하고 편의점이 발달하는 현상은 이동의 라스트핏과 관련이 있다.”

3. 페어 플레이어 Goodness and Fairness

“특히 젊은 세대에 관한 키워드다.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르는 대신 팀플(팀프로젝트)로 평가를 진행하는 게 어떤지 의견을 물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팀플을 압도적으로 좋아했는데 지금은 팀플을 선호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고 시험보겠다는 의견이 100%였다. 항상 객관식으로 시험문제를 내는데 주관식으로 문제를 냈더니 A를 맞은 학생이 왜 이 점수를 줬는지 평가 기준이 뭐냐고 찾아왔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하는데 버스 타는 줄이 길어서 기사가 뒷문을 열어주고 타라고 해도 아무도 뒤로 가지 않는다. 그들은 페어함이 무너지는 걸 견딜 수가 없다고 한다.

가사 분담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첫번째는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경쟁의 룰이 공정하지 못한 것에 민감하다. 두 번째는 강한 평등의식이다. 정보가 무한대로 유통된다.

과거에는 효능감이 낮았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효능감이 높다. 사회를 바꿔본 경험이 있다. 불공정한 관행을 내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4. 스트리밍 라이프 Here and Now : the ‘Streaming Life’

“음악을 향유하는 방법을 넘어 삶의 모든 면에서 스트리밍 라이프가 지배한다. 현대인은 소유한다는 개념에 미련이 없다. 지금 쓸 수만 있으면 된다. 집 역시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임대다. 게다가 굉장히 초단기 렌털이다. 또한 매우 다양한 물건을 렌탈한다. 과거에는 구매의 욕망이 있다면 돈을 모아서 구매했다면, 지금은 욕망이 있다면 바로 지금 해야한다. 렌탈, 리스가 늘어나고 그러면서 소유에서 경험으로 패러다임이 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5. 초개인화 기술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트렌드 코리아>에 매년 신 기술에 대한 키워드가 들어가는데 올해는 초개인화 기술이다. 세그먼트를 잘 나눠서 개인에 맞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1명이 아니라 이제는 0.1명 규모로 세그먼트 한다. 이것은 멀티페르소나와 관련이 있다. 한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같은 사람에게도 다른 제안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데이터 기술이 발달하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6. 팬슈머 You’re with Us, ‘Fansumer’

“팬심과 덕심으로 뭉친 소비자들이다.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필수가 되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지원과 지지만 하지 않는다. 내가 키우기 때문에 간섭과 견제, 비판도 한다.” 

 

7. 특화생존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 차별화, 전문화로 많이들 생각하지만 고객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서비스와 상품은 특별해야 살아남는다. 얼마 전 바디프랜드가 수험생 전용 의자를 출시한 것처럼 고객군에 대핸 핀셋 전략, 현미경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패키지 여행 시장이 크지 않는다. 테마와 컨셉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타겟 고객에 대한 이해가 엄청나게 정밀해야 한다. 니치한 것이 더 니치해진다."

8. 오팔세대 Iridescent OPAL :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는 새로운 말은 아니다 10년전부터 나온 말. OPAL은 5060세대, 베이비부머 대표들이다. 이들 고령 소비자들의 역할이 커지고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9. 편리미엄 Convenience as a Premium

“소유에는 시간 개념이 없으나 경험에는 시간 개념이 중요하다. 가격과 품질보다 편리함에 플러스점수를 주는 것이다. 이를 테면 시간절약제(간편 가정식 등)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 있다.” 

10. 업글인간 Elevate Yourself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소비가 커지고 있다. 스펙을 높이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스펙은 자기 업무와 관련이 깊다. 스펙은 남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다. 스펙은 타인 지향적이고 업무관련성이 높지만 업그레이드는 어제의 나보다 내가 나아졌는가, 업무와는 별로 관련이 없다. 인간으로 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요새 젊은 직장인들은 승진보다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 글 : 김선경(uncanny@interpark.com)
- 사진 : 미래의창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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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김난도

교수, 트렌드 연구자, 컨설턴트, 작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이끌며 소비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교육상, 매일경제신문 정진기언론문화상, 한국소비자학회 최우수논문상, 한국정책학회 학술상, 한국갤럽 최우수논문지도상, 한국마케팅협회 공로상, 한중경영대상 한중경제협력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기업과 '1인 가구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 '영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 '신혼 및 영유아 부부 트렌드 분석 및 신제품 개발', '장기 저성장·고령화 시대의 소비트렌드 연구', '중국 소비트렌드 분석', '창의적 디자인 개발을 위한 트렌드 조사 및 예측 기술 개발' 등을 연구했다. 코웨이, 아모레퍼시픽, SK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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