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8.07.05 조회수 | 1,921

‘이동국 덕후’ 엄윤숙 작가 “왜 월드컵에도 안 나가는 선수에 대해 쓰냐고요?”

※ 엄윤숙 작가가 신간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책구경/ 2018년)을 펴냈습니다. 책구경 출판사 편집부가 엄윤숙 작가와 한 인터뷰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Q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이 작가님의 두 번째 축구책인데요. 처음 책과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국가대표 허벅지들>은 아줌마가 축구에 대해 썼다고 무시하는 분도 있었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책을 읽고 재밌고 유익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덕분에 두 번째 축구책을 쓸 수 있었어요.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은 <국가대표 허벅지들>의 연장선에 있는 책입니다. 축구로 읽는 인생이야기라는 점이 공통점이죠.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이동국 한 사람만 조명한다는 것이죠. 글의 형식도 좀 바뀌었네요.

 

Q 이동국 선수의 팬이세요?

 

저는 이동국 선수가 참 좋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포커스는 이동국이라는 사람보다는 그가 살아낸 삶의 궤적에 맞춰져 있습니다. 사실 저에게 젊은 시절의 이동국은 그다지 매력적인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잘생긴, 욕 많이 먹는 한 명의 축구 선수였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현역의 자리를 멋지게 지켜내는 그의 모습이 저에게 깊고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아! 쉬운 일이 아닌데 저렇게 잘 살아내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을 준비하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왜 하필 이동국이냐? 손흥민이나 이승우처럼 젊은 축구 선수에 대해 써야 사람들이 많이 사서 읽지!’라는 것이었어요. 월드컵에 나가지도 못하는 사람보다는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에 대해 쓰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권유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동국에게 마음이 끌렸어요. 그의 굴곡진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흥미진진했어요.

 

이동국은 훌륭한 축구 선수인 동시에 좋은 사람의 견본입니다. 물론 미디어에 비친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고, 제가 누구의 인성과 인생을 평가할 자격도 없지만 그의 인생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무척 흥미롭습니다. 아니 흥미를 넘어 경외심이 생깁니다. 이동국은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키는 유형의 사람이에요. 그런 이동국의 매력이 저에게 책까지 쓰게 만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동국이면, 왜 안 돼?’라는 약간의 반발심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을 가치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짝만 공개해주세요.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은 우리가 성공이나 실패에 대해 너무나 단편적이고 단선적인 기준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우리네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습니다.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아도 그리 만만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동국이 살아낸 시간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은 ‘젊음’, ‘패기’, ‘가능성’, ‘천재’, ‘존중’, ‘관계’ 등 우리가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Q <이동국에 대하여 말하는 즐거움>에서는 축구와 삶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이동국의 단단함과 처절함에서 삶의 원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동국의 부활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의 부활은 분명 감동적이지만 기적이고 우연일 뿐입니다. 이동국이라는 특별한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죠. 저는 우리가 그를 망가뜨리지 않았다면 그가 부활할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이동국에게 가해온 압력과 폭력에 대한 성찰은 우리의 교육을, 우리의 사고 방식을, 우리의 사회 구조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성적제일주의, 국가우선주의, 학연·지연의 연고주의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과 천재들이 소모되고 소외되고 희생되고 있는지 짚어보게 만들어요. 이동국의 부활은 분명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재능과 월등한 정신력의 많은 부분을 기적적으로 부활하는데 쏟을 수밖에 없게 만든 우리의 시스템은 분명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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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엄윤숙

글 쓰는 사람.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글을 쓰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젊은 시간을 보냈다. 우연한 기회에 책을 쓰게 되었고, 그 일을 계속 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이란 삶의 길목마다 만나게 되는 것들에 의미를 묻고 가치를 캐는 일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쓰며 살아내는 사람이길 소망한다. 좌충우돌 살아온 시간이 다종다양한 책으로 남았다. [조선 지식인의 독서노트](공저) 외 4종 [국가대표 허벅지들] [부산을 걷다 놀다 빠지다] [바람난 미술](공저) [어린이를 위한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노트]외 2종 [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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