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7.12.21 조회수 | 3,047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모든 협상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협상, 익숙한 이 단어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 뭔가 거창한 일 같다. 그런데 유명 MBA인 미국 와튼스쿨에서 20여 년간 협상 코스를 강의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협상을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이라고 표현했다. 초판 출간 6년 만에 밀리언 특별판을 낸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2017/ 에이트포인트)에서다. 이제야 협상이 좀 만만하게 다가온다.

 

프라이빗 워크숍 1회 수강료가 수천 달러에 달한다는 강의를 그대로 지면에 옮겨놓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협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한편 우리의 일상을 바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진심을 헤아리는 법’, ‘상대의 말에서 힌트를 찾는 법’, ‘차이가 낳는 성공의 열쇠’, ‘직장 생활의 지혜로운 협상’, ‘아이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법’ 등등 목차 속 소제목들만 봐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까지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을 발견한 기분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방법을 전수하고 있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에게 그가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메일로 물었다.

 

“자신이 많이 얻으면 상대는 잃을 것이다? 낡은 생각”

 

Q 한국에서 초판 출간 6년 만에 밀리언 특별판을 냈습니다. 이 책이 이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서로를 대하는 옳은 방식에 대한 사람들의 본능이 책과 공감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사람에게 집중하며, 끝까지 관계를 추구하면서도 상대에게 공정합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상황에서 – 아이들을 대할 때나, 수십억 달러의 계약을 할 때나, 일상 대화를 할 때 – 다 통하지요.

Q 개인적으로는 협상이 큰 담론이 아니라 살아가는 삶의 한 부분으로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협상은 무엇입니까?

협상은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상호작용하며 각자의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를 말합니다. 이 과정은 의식적/무의식적, 언어적/비언어적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길 위에서, 가게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친구들,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협상이 바로 사람 사이 상호 작용의 근본적인 과정이라는 뜻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서로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해할수록 각자 목표를 성취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Q ‘Getting More'(점점 더 많이 얻는)라면 빼앗기는 상대가 있다는 말 아닌가요?

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많이 얻으면 상대는 잃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는 모두 아직 동굴 안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가 더 적은 돈을 받더라도 다른 사업 건을 소개받을 수 있고, 그 반대로 교환될 수도 있죠. 아이가 제시간에 잔다면, 나는 토요일에 아이를 공원에 데려다줄 시간을 벌 수 있지요. 협상의 파이가 고정되어있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아주 낡은 생각을 고수하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Q 결국 협상도 관계의 문제라는 말씀인데 사람이나 집단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는 비결이 있을까요?

먼저 나는 각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 단계를 마치지 않고서는 나는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합니다. 그다음에는 파악한 인식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들을 존중합니다. 이 단계는 관계자들을 침착하고, 덜 감정적이게 해주고, 다들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더 집중하게 합니다. 그 뒤에 현실적인 목표들을 세우는데, 지금 당장과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도 이때 정하지요. 어제 있었던 일처럼 고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일로 싸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고선 각자 다르게 평가하는 가치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교환을 합니다. 이것들은 책에 나오는 협상 모델 중 일부 단계이지요.

Q “뛰어난 협상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실력은 연습에서 나온다”라고 했습니다. 협상을 연습할 때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요.

작은 것에서부터, 한 가지 협상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십시오. 가게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잘 대하고 할인을 받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당신과 세상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해 정보를 모으고,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어떤 방법이 성공했고, 어떤 것이 실패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 그렇게 하면 당신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자신감이 높아지는 걸 느낄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힘과 권력이 있어도,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결”

Q 책에는 많은 협상 성공담이 나옵니다. 교수님도 협상에 실패한 적이 있을 텐데요. 그때 얻은 교훈은 무엇이었습니까?

실패의 경험은 주로 협상가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겪었습니다. 관계에 충분히 집중을 하지 못한 까닭이었지요. 인상 깊은 사례가 생각납니다. 1990년대 초반, 나는 남미에 레이저 시력 교정 수술을 하기 위한 클리닉을 세 군데, 키토(에콰도르 수도), 보고타(콜롬비아 수도), 리마(페루 수도)에 지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값비싼 레이저 기계를 사용하는 훈련을 받기 위해 리마 최고의 안과 의사들은 기계 사용 조건을 담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된 긴 계약서들에 서명해야만 했습니다. 이 계약에 동의한 직후 의사들은 일은 진행했으나 돈과 환자를 포함한 모든 사업을 자신들만을 위해 도용했습니다.

결국 나는 그들과 두 번째 미팅을 갖고, 그 이유를 따져 물었습니다. 그들은 대략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북미사람들은 계약을 중시합니다. 반면 우리 남미 사람들은 관계를 중시하는데, 당신은 우리와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옳은지와 상관없이, 당신이 아무리 많은 법적 힘과 권력이 있어도, 결국엔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결됩니다.

Q 협상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겠지만 성취도 많이 느끼셨죠? 협상 전문가로서 느낀 최고의 순간 셋을 꼽아주세요.

나의 최고 협상 순간은 내 아들, 알렉산더가 태어난 지 두 달이 됐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에게선 울고 웃는 것 외에 다른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워서, 좀 더 높은 차원의 대화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당시 나는 알렉산더와 함께 필라델피아에 있는 호텔방 바닥에 누워있었지요. 나는 그가 나를 쳐다보도록 그의 팔을 만졌습니다. 그다음 손바닥으로 카펫을 한 번 가볍게 쳤습니다. 그는 나를 보더니 자신의 손으로 똑같이 카펫을 한 번 치더군요. 내가 두 번 치자, 그도 두 번 쳤고, 세 번, 네 번 똑같이 이어졌습니다. 두 달 된 아이와 아주 놀랄 만한 의사소통을 한 순간이었지요. 이후로 나는 그와 대화할 수 있는 온갖 방식을 찾는데 아주 세밀하게 집중했습니다. 그는 이제 15살입니다.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적절한 레벨을 찾는 것은 협상의 핵심입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일지라도, 깊은 의미를 담은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좋았던 협상 순간은 2008년 할리우드 작가 조합 파업 때 스튜디오들과 마지막 협상 전, 내가 작가 조합과 준비를 할 때였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작가 조합이 스튜디오와 다시 대화를 하고 연결고리를 찾아갈지 고민했어요. 마침내 작가 조합의 회장, 존 바우먼이 스튜디오 측 대표에게 “지금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어보도록 조언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했고, 양측 모두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그들이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더 좋은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었지요. 실제로 벌이지고 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다른 더 좋은 해결책 있는지,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은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세 번째로 좋았던 협상 순간은 내가 가르치는 법대 학장과 연봉 협상을 할 때였습니다. 비상근 교수들은 일반적으로 연봉 인상을 하지 못합니다. 나는 재치 있게, 내가 작년보다 올해 가치가 떨어졌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당연히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물가 인상에 따른 생활비 인상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일입니다. 아직도 연봉 인상을 받고 있고요. 표준과 프레이밍(상대에게 정보-표준-를 제시하는 법)을 이용해서 더 공정한 대우를 받은 것입니다. 나는 표준과 공정함을 사용해 내 주변의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내 학생들을 돕고, 그들도 그렇게 할 것을 조언합니다.

 

Q 5년 전, <인터파크 북DB>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의 해법으로 “북한에 대한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북핵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도 그 대답이 유효할까요?

지난 5년은 협박으로 낭비되었고 그 결과,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북한과 협상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그가 누구든 굉장히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했던 조언이 현재 오히려 더욱 옳습니다. 사람들은 협박에는 저항합니다. 반면 자신의 인식을 이해하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는 반응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존중하는 스포츠, 문화 그리고 정치적 교류에 북한이 반응하는 기간들을 보아왔습니다. 현재 협상가들은 너무 감정적이거나 무능력하거나, 둘 모두여서 존중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나간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기 때문에 상관이 없습니다. 이제는 효과적인 협상을 할 때입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책에서 “협상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협상을 잘 하거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뿐”(21쪽)이라고 단정했다. 이메일 인터뷰에서 “문제 해결 능력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고 밝힌 그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모든 관계자들의 필요와 목표를 고려하면서 문제를 풀어내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협상에서 홈런을 치려고 하지 않”고 “단지 아홉 경기마다 안타 하나만 더 치려고 노력할 뿐”(41쪽)이라는 책 속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지침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 우리를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사진 제공 : 에이트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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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임(북DB 객원기자)

모든 삶엔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으로 삶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는 꿈꾸는 글장이. jjung9110@naver.com

작가소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와튼스쿨 MBA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할 당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곧 변호사와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협상 전문가로 더 큰 명성을 얻었다. JP모건체이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100대 기업 중 절반이 그에게 컨설팅을 받았으며,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 UN 같은 국제기구도 그에게 자문을 구한다. 하버드, 컬럼비아, 옥스퍼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는 현재 모교인 와튼스쿨에서 협상 코스를 강의하고 있다. 그의 협상 코스는 와튼스쿨에서 20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로 선정되었으며, 학생들이 경쟁을 통해 들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현재는 극소수의 고객들에게만 제공하는 프라이빗한 심층 워크숍만을 개최하고 있어, 그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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