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터뷰

북&인터뷰 등록일 | 2014.05.22 조회수 | 20,045

내가 원하는 진정한 ‘나’를 찾아서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너의 꿈은 무엇이니?”와 같은 질문을 받으며 자란다. 하지만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답을 찾아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선생님, 의사, 연예인 등은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가 즐겨 내놓는 대답이지만, 정작 우리들 중 진정으로 선생님이, 의사가, 연예인이 되기를 꿈꿨던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같은 대답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꿈은 내가 되는 것이다>의 저자 허병민은 자기 자신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혹은 부모가 원하니까. 이런 핑계를 대며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남들이 원하는 모습을 좇아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찾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를 마주하고 나에 대해 공부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나에게 물어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나를 향해 나아가길 희망하는 당신에게 저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스스로에 대해 공부하고, 자신과 친해지라고 조언한다.

 




Q 책을 펴니 프롤로그에 이어서 ‘당신은 자신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 보이더라고요. 인터뷰에 앞서 본인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호기심 천국?(웃음)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일들이 참 많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호기심이 참 대단했죠. 잘 다니던 법대 수업은 뒷전이고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으로 등단했고, 90년대 후반 정식으로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고 VJ 활동도 잠깐 했었어요. 그러고 나서 회사생활도 했었고요. 지금은 글 쓰고 강연하며 지내고 있어요. 이 모든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온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스스로 호기심 천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걸 꼽자면요?

가장 뜻 깊었던 건 가수활동이었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정식으로 녹음도 하고 가수활동을 병행하려니 굉장히 힘들었어요. 팀 리더가 휴학을 못하게 했거든요.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 노는 게 우리 컨셉이라면서(웃음). 학점도 어느 정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는데 사실 지켜지진 않았죠. 새벽까지 녹음이나 리허설하고 날 밝으면 학교 가서 수업 듣고 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자신이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느끼냐에 따라서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된다는 거예요. 정말 힘들었지만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은 어떤 일이든 겁먹지 않고 해볼 수 있게 됐어요.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 책은 어떤 한 문장에서 시작됐어요. 한번은 살바도르 달리의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당시 달리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는데 인터뷰어가 “당신의 꿈은 대체 뭐냐”고 물었어요. 사실 웃기는 이야기죠.  달 리가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실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죠. 그런데 달리가 대답하죠. “내 꿈은 살바도르 달리가 되는 것이다”라고요.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뒤통수에 뭔가를 맞은 것 같았어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됐어요. 

Q 프롤로그가 자극적이더라고요. 갑작스럽게 암에 걸린 친구의 이야기와 30대 중반에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이야기를 책의 서문에 배치한 까닭이 있나요?

그 일이 제 삶에 터닝포인트가 됐기 때문이에요. 제가 그 일로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됐듯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런 자극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책의 프롤로그에 사진과 함께 싣게 됐어요. 강연을 다닐 때도 그 이야기는 빼놓지 않고 하고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제 친구는 저랑 동갑이었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던 친구였어요. 그런 친구가 위암 말기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그 친구가 그렇게 가고 나서 저도 검사를 받아봤더니 골다공증 진단이 내려졌어요. 처음에는 담당의가 저에게 사과를 하더라고요.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고, 기계가 잘못된 것 같다면서 다시 검사를 해보자고요. 그래서 다시 검사를 했는데 같은 결과가 나왔어요. 그 일이 제 삶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왔어요. 이 책을 읽을 독자들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Q 본문 내용이 퍼즐의 형식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각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내용은 장영희 교수님과의 일화예요. 교수님과 인터뷰를 위해 메일을 드렸었는데 며칠이 지나도 묵묵부답이더군요. 몸이 편찮으신가 보다 생각하고 감사메일을 끝으로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교수님께 메일을 받았어요. 발신 시각이 새벽 2시였죠. “제가 현재 입원가료중이라 좀 힘듭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모르고 있었지만 당시 교수님께서는 간으로 암이 전이되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해요. 저에게 메일을 보내고 3주 후쯤 교수님께서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렇게까지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지도 모를 저에게 답장을 해주신 교수님을 저는 잊을 수가 없어요. 짧은 두 문장이었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문장입니다. 그 후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제 관점이 달라졌어요. 

Q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이전에는 어땠고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나와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나와 어떻게든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겐 정말 무심했거든요(웃음). 예를 들면 길을 가다 부딪쳤던 사람이 며칠 뒤 아주 중요한 미팅 자리에 클라이언트로 참석한다든지 하는 거죠. 이건 좀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사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주변에 스쳐가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를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주변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싶었죠. 제가 일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냉철해지는데, 일이든 사람이든 너무 냉철하게만 대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본인 성격이 조직생활과 잘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그래요?

어떤 조직에 소속돼서 일을 하는 게 잘 안 맞더라고요. 제가 워낙 실력주의,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조직에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직급과 직책이라는 게 있으니까 사실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조직생활 하면서 미운 털도 많이 박혔어요(웃음).

Q 관련된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1년만 버텨라>에서도 썼던 이야긴데요. 제가 한번 상사에게 “계급장 떼고 이야기해보자”고 한 적이 있어요.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하극상도 이런 하극상이 없었죠. 그때는 저도 어렸으니까 자만심에 가득 차서 그랬던 건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재미있는 건 나중에 저 역시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단 거예요(웃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는 게 맞더라고요.

Q 추천사를 굉장히 다양한 인사들에게 받으셨던데요. 일을 할 때의 모습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났을 때의 모습은 많이 다른가 봐요.

아무래도 일을 할 때는 냉철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사람을 만날 때는 다르죠. 저 보기보다는 따뜻한 사람이에요(웃음). 추천사를 받은 분들은 대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들이에요. 조만간 제가 세계적인 구루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책을 출간할 계획인데요, 그 책을 준비하면서 친해진 분들이 많아요. 마셜 골드스미호아킴 데 포사다도 그 중 한 명이고요. 특히 호아킴 데 포사다는 거의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돼서 나중에 같이 책을 써보자는 이야기도 했어요. 





Q 본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작가 자신이 되기 위한 길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은 다 ‘나’에 이르는 여정이었죠. 가수 활동이나 신춘문예로 등단해 평론가로 활동했던 것도 그렇고요. 프로필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다양한 공모전에도 참여했고 심지어는 댄스 경연대회에도 나갔던 걸요(웃음). 이런 모든 경험들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어요. 

Q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찾은 진정한 ‘나’는 무엇이던가요?

제가 찾은 진정한 제 모습은 작가예요. 누군가 지금 제가 하는 일, 글 쓰는 일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어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이죠. 2004년 신춘문예 당선 후 절친한 평론가가 저에게 소주를 사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병민아, 일단 축하한다. 그런데 만약에 말이야, 네 집이 내일 불에 타 없어진다고 생각해봐. 모든 게 다 전소됐는데, 아무 것도 남지 않았는데, 그래도 너는 평론가로 활동을 계속하겠니?”라고요. 당시에 저는 대답을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 평론가를 다시 만나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그러겠다고요. 저는 제가 하는 일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질문이 무의미해요. 

Q 작가에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지금까지는 자기계발 분야의 글을 써왔는데 앞으로는 어떤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나요?

당분간은 자기계발 분야의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사실 자기계발이라는 것이 20~30대가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륜과 노하우가 쌓여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그저 배설일 뿐이죠. 그건 읽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행위인 것 같아요. 저도 그 동안은 거만하게 생각했던 거죠. 그러니 아마 자기계발 분야는 적어도 40~50대쯤 돼야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연륜과 내공이 쌓이면 그때는 소설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Q 이제 작가라는 모습의 진정한 ‘나’를 찾았다고 했잖아요. 그럼 이제부터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가나요?

해외적으로 활동하는 작가 겸 연사가 되고 싶어요. 그 시발점이 아까 언급했던 세계적인 구루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는 것이고요. 그런 작업들이 계속되고 어느 정도 정착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거예요.  


Q 멘토를 묻는 많은 질문들에 멘토가 없다고 대답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대답이 건방지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건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로 멘토를 가진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혹자는 이야기하겠죠. 그러니까 멘토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 없이 그저 멘토에게만 의존한다면 정말 내가 원하는 나를 찾을 수가 있을까요? 아무 소용없을 거예요. 멘토는 본인이 방향성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는 않아요. 방향성을 잡는 건 멘토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그것 말고는 답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멘토를 찾고 그에 의존하기보다는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면서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러고 나서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그때 멘토를 얻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작가 본인은 그 방향성을 어느 정도 확고하게 잡아놓은 상태잖아요. 그런 작가에게 자극이 되고 힘이 되는 멘토는 누구인가요?

우리나라 홍보그룹 프레인의 여준형 대표요. 지금까지 저는 그분만큼 컨텐츠력이 막강한 분은 본 적이 없어요. 정말 굉장한 천재예요. 그분이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면 아마 제가 말하는 게 어떤 건지 이해가 될 거예요. 이 분이 가진 감각과 촉이라는 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이분은 제가 멘토로 삼고 싶은 분이에요. 

Q 나를 찾는다는 것이 독서나 여행을 통해서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닐 텐데요. 그 과정을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팁을 주자면요?

제가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말씀 드리자면 일단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거예요. 저는 실제로 하고 싶었던 일을 모두 다 해봤어요. 마약을 제외하고는(웃음). 이제는 더 이상 하고 싶은 게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봤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고 무엇을 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지 알아요. 이건 굉장한 수확이죠.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요?

제목으로 대신하고 싶네요. 남들이 추구하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 내가 하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봤으면 해요. 사실 해답은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거든요. 자신의 눈앞에 놓인 것을 직시하려는 용기만 가진다면 분명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럼 제 책도 읽을 필요가 없겠죠(웃음).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어요.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계속해보셨으면 합니다.

 


 

 


 

 






강서현

라디오, 노란색, 필통, 고양이, 산책, 미드, 눈, 시계, 세탁소 냄새, 노리플라이, 일기, 새벽, 손, 달, 이불, 밥, 겨울, 복숭아, 이어폰, 약속, 스티치, 열쇠, 이야기, 나, 너를 좋아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바라건대 지금 내가 들려줄 이야기를 당신이 좋아해주길. paranoiac@interpark.com

작가소개

허병민

지식공학자 자신만의 관점으로 지식을 발굴하고 재가공해 의미와 가치가 담긴 콘텐츠로 만드는 데 인생을 건 사람. 콘텐츠 큐레이터, 인사이트 큐레이터로도 불리는 그가 하는 모든 일은 궁극적으로 큐레이션, 이 한 단어로 귀결된다. 6년 간 500명이 넘는 해외의 세계적인 석학·리더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도서와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제작해왔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일기획 제작본부 PD로 입사했고 이후 두산동아, Otis Elevator, LG생활건강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발라드 그룹 '피아노'의 보컬 겸 작사가로 활동했으며 무등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 문학·문화평론가로도 활동한 바 있다. 개개인이 비전 및 셀프리더십, 혁신 마인드를 갖출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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