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소식

등록일 | 2019.12.18 조회수 | 2,672

9900원에 즐기는 프라이빗 서재...북파크 라운지 탐방기

케렌시아(Querencia)란 단어가 있다. 스페인어인 이 단어는 투우사와의 마지막 결투를 앞둔 소가 잠시 쉬는 곳을 뜻한다. 투우사와의 결투를 앞두고 아드레날린이 잔뜩 분비된 흥분 상태에서 긴장감을 잠시나마 가다듬었던 소를 떠올려보라! 최근엔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나만의 휴식처를 찾는 현상을 가리키는 단어로 재등장했다.

서울 한남동에 지난 11월 말 오픈한 ‘북파크 라운지’는 우리에게 이런 ‘케렌시아’적 경험을 제공해줄 공간이다. 일본의 유료 서점 겸 카페인 ‘분키츠’가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산적한 업무에 시달리던 기자에게도 ‘케렌시아’가 절박했다. 간만에 여유롭게 책도 읽고 싶었다. 팀장님께 하루 동안 여기를 취재하겠다고 자원했다. 떨어진 OK 사인! 냉큼 그 다음날 한남동으로 출근했다.

# AM 11:00 북파크 라운지 입장 



북파크 라운지는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직접 연결된 북파크 3층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북파크 라운지로 들어서면 펼쳐진 드넓은 공간엔 총 3000여 종의 책이 꽂혀 있다. 최근 출간된 주요 신간을 비롯해 명사와 출판계 전문가들의 추천책들이 진열돼 있다. 보고 싶었던 책들이 눈 앞에 있으니 가슴이 두근댔다. 9900원을 내고 입장권을 구매하면 하루 종일 무제한으로 책을 볼 수 있으며 기본으로 커피 한 잔이 제공된다. 99000원을 내면 한 달간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단다. 여행 떠나기 전 공항 라운지에서 휴식을 즐기듯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쉼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 PM 12:00 북파크도 식후경…점심 먹고 올께요~ 



잠시 북파크 라운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눈길이 가는 책들을 펼쳐보고 있으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가까웠다. 북파크 라운지도 식후경이다. 잠시 근처에서 밥을 먹고 오기로 했다. 북파크 라운지는 한 번 이용권을 끊으면 하루 종일 수시로 재입장이 가능하다. 한남동 맛집을 미리 리스트업해두는 것도 좋겠다.

#PM 1:00 커피 한 잔의 여유 

오후의 햇살은 왜 이리 눈부신가? 나는 왜 이리 졸린가? 점심을 많이 먹은 탓인지 배가 불러왔다.들리는 소문에 여기가 커피 맛집이라던데…전문 바리스타가 고급 원두로 내려준 커피 맛이 일품이라는 소릴 관계자에게 주워들었다. 바리스타님께 수줍게 티켓을 내밀며 커피 한 잔을 부탁했다.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 나는 외쳤다. “이 집 커피 잘하네!”

#PM 2:00 본격 책 고르기 삼매경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 뒤 본격적인 책 구경에 나섰다. 최근에 보고 싶었던 신간이 잔뜩 꼽혀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하나하나 사서 보기엔 금전적으로 부담되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오랜 시간 보기엔 눈치 보이던 차였다. 북파크 라운지에선 직접 그 자리에서 찬찬히 원하는 시간만큼 읽을 수 있고, 소장을 고민하던 책은 읽어본 뒤 구입을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동안 꼭 읽고 싶었지만 막상 읽지 못했던 문유석 판사님의 책 <쾌락독서>(문유석/ 문학동네/ 2018년)를 집어들었다. 처음 30페이지가 재밌으면 나머지도 재밌다는 판사님의 ‘짜샤이 이론’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밖에 시즌별 추천 책, 명사 추천 책 등 다양한 큐레이션이 제시돼 있어서 책 고르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PM 4:00 의자에서 멍 때리기 

"해질녘에는 의자를 사지마라, 그 어떤 의자라도 편하게 느껴질 것이다."란 말이 있다지만 이곳의 의자들이 편안하게 느껴진 건 시간대가 비단 늦은 오후여서가 아니었다. 인테리어 전시장에 온듯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뽐내는 의자들은 몸을 완벽하게 감싸주고 받쳐줬다. 머리와 다리를 모두 지지해주는 리클라이닝 체어와 코쿤 체어부터, 간단한 노트북 작업이 가능한 박스형 책상과 의자, 카페처럼 작은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까지…모두 북파크 라운지를 위해 맞춤형으로 자체 제작한 가구들이라고 한다. 책 읽다가 멍 때리기에 이만한 최적의 장소가 또 있을까?

# PM 7:30 북콘서트로 하루 마무리

어느 덧 북파크 라운지에서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있다. 나름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멍도 때리고 알찬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는 북콘서트 관람이다. 북콘서트 등 독자 참여 행사는 2층에서 열린다고 해서 한 층 아래로 향했다. 북파크 라운지에선 거의 매일 이런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열린다고 했다. 내가 방문한 날은 CBS 유지수 아나운서가 쓴 <팝의 위로>(유지수/ 흔들의자/ 2019년) 북콘서트가 열리는 날이었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를 장식한 67곡의 팝 클래식에 대한 짧막한 에세이가 담긴 책이다. 독자들로 행사장이 매워졌다. 북콘서트에 참여한 저자는 아나운서답게 선명한 발음과 아름다운 음성이 일품이었다. 책에서 미처 듣지 못한 저자의 이야기와 독자들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던 자리. 내가 미처 읽어내지 못한 책의 다른 단면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영 시간 및 휴무일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2,3층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1/00~22:00(설/추석 휴무)
전화번호 02-6367-2018
홈페이지 bookpark.modoo.at
인스타그램 @bookpark_​

- 사진 : 기준서(스튜디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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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도서 북& 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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