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의 공부법 등록일 | 2011.10.12 조회수 | 100,559

세종대왕의 백독백습법



이번 칼럼부터는 보너스로 총 7주에 걸쳐 세계를 이끈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공부법을 소개하려 한다.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세종대왕이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글 창제? 측우기 발명? 뛰어난 성품? 세종대왕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왕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역대 왕 중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를 한 왕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세종대왕은 공부의 왕이었다. 세종대왕은 늘 책과 학자들을 가까이하여 큰 업적을 남겼다. 이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과 닮았다. 조선의 으뜸 왕 세종과 미국의 으뜸 대통령 링컨은 공부의 달인이요, 공부를 통해 성공한 지도자, 위인이었다.

세종은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지독하게 좋아했다. 막내인 그가 첫째 형인 양녕대군과 둘째 형인 효녕대군을 제치고 왕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학구적인 자세 덕분이었다. 아버지 태종은 노는 것을 좋아하는 두 형보다 항상 열심히 공부하는 막내가 장차 나라를 이끌 재목이라 생각하고 그를 세자로 책봉했다.




어린 세종은 공부벌레였다. 몸이 아파서 자리에 누워 있을 때도 머리맡에 책을 두고 틈틈이 읽었다. 한 번은 태종이 눈병이 난 아들이 걱정되어 신하들을 시켜 그의 방에 있는 책을 모두 치우게 했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는 아들에 대한 배려였다. 그러나 세종은 눈병이 난 것보다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답답했다. 그러던 차에 방 안에 있는 병풍 뒤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하자 매우 기뻐서 껑충껑충 뛰었다고 한다. 이렇듯 세종은 아플 때나 밥을 먹을 때나 늘 책을 곁에 두고 공부를 했다.

세종의 공부법은 100번 읽고 100번 쓰는 백독백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선비들의 중요한 공부법 중의 하나가 바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반복 학습이다. 예나 지금이나 100번 읽고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방대한 분량의 책 내용을 10번도 읽고 쓰기 어려운데, 100번이나 반복한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세종 역시 백독백습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이승만김대중이 반복 학습을 애용했다.

백독백습법을 터득하면 책의 어느 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여 자신감이 생기고, 책 내용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연상 효과까지 일어난다. 세종은 백독백습을 하는 과정에서 토론과 분석을 잘 활용했다.

역대 조선왕 중에서 영조, 정조와 함께 토론을 즐겼던 왕으로 꼽히는 세종은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집현전의 선비들과 진솔한 토론을 벌였다. 세종이 즉위하자마자 문무대신들에게 처음 한 말이 “토론합시다.”였다고 할 정도로 신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또한 세종은 분석적인 것을 좋아했다. 세종은 모든 문제를 처리할 때 애매모호하게 넘어가지 않고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를 파악하여 결정했다. 예컨대 백성들이 굶어 죽었다고 하면 몇 명이 어디서, 어떻게 굶어 죽었는지 구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쌀을 보급할 때도 어디에 있는 쌀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하는지 등을 치밀하게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했다. 세제 개편을 단행할 때도 각 도별로 찬성과 반대 여론을 조사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 시행령을 공포했다.

따라서 백성들의 불만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나라살림 또한 부유해졌다. 세종은 토론과 분석을 활용한 백독백습법을 그저 학문적 영역에 그치지 않고 국정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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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진

언론과 청와대, 교수를 거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이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행정학 박사를 수여했다. 청와대 정책비서실 국장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정책홍보실장, 고려대 연구교수, 미국 남가주대(USC)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대통령 리더십 연구소 소장, 사단법인 한국 리더십 개발원 원장, 경희대 행정 대학원 겸임교수, 한국 행정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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