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

등록일 | 2018.08.16 조회수 | 4,097

[작가의 요즘 이 책 ②] 김동식 ”독자는 내 소설 욕할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거죠”

(김동식 작가 제공)

중앙일보와 인터파크도서가 공동기획한 ‘작가의 요즘 이 책’ 시즌 2가 만난 두 번째 작가는 ‘노동자 소설가’로 불리는 김동식이다. 그는 2006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 아연 주물공장에 취직해 10년간 일한 공장 노동자다.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첫 소설을 올린 2016년 5월 이후, 1년 6개월간 쓴 작품만 300편이 넘는다. 대부분이 초단편 소설이라 할 만한 짧은 분량이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딜레마나 노동 현실 등은 우리 사회의 은유라 할만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소설 쓰기를 배운 적 없는 그가 자신만의 상상과 필력으로 완성한 이야기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어 책으로 출간됐다. 2017년 12월에 출간된 세 권의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와 2018년 4월 출간된 두 권의 소실집 <양심 고백>,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그가 커뮤니티에 올렸던 소설 중 100편을 엄선해 모은 것이다.

Q 공장생활 하면서 어떻게 처음에 소설을 쓰게 됐어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무서운 이야기를 올리는 게시판이 있어요. 거기서 댓글로 한 줄씩 글을 써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도 하거든요. 그렇게 댓글 남기던 것이 발전해서 첫 번째 글을 올린 거죠. 그게 2016년 5월이에요.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지금 생각하면 엉망진창인 글이에요. 그런데 칭찬을 해주시는 걸 보고 ‘내가 한 걸로 누군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구나’ 생각을 하니까 너무 좋아서 한 편을 더 올려봤어요. 그랬더니 이전보다 더 댓글 달아주시고 더 좋아해주시는 거예요. 댓글이 보고 싶으니까 글을 계속 올리다가 300편 넘게 쌓이게 된 거죠.”

Q 글 쓰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유지되는 작가가 되었어요. 쓰는 입장에서 뭐가 달라졌어요?


“부담감이 조금 생겼죠. 제가 카카오페이지에 글을 올릴 때는 100원의 돈을 받아요. (김동식 작가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에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연재 중이다 –편집자 주) 그 분이 100원을 내면서 욕할 수 있는 권 리를 사신 거죠. 그러니까 쉽게 쓸 수가 없는 거예요. 막 쓰면 안 된다. 돈을 내고 보시는 분들인데. 그게 부담이 되어서 스스로 검열을 하더라고요.

 


<회색인간> 김동식/ 요다/ 2017년

Q <회색인간>도 그렇지만 열악한 인간 현실이라고 할까요? 부품으로 전락해서 단순 노동을 반복하는 이야기들이 나오잖아요. 노동자로서의 경험이 글에 반영된 것 같아요.

“(글을 처음 올렸던 공포게시판에서) 무서운 걸 보다보니 그런 게 무섭더라고요. 경쟁이나 부당함, 혐오나 차별 이런 게 무섭잖아요. 때로는 사람들의 오만함이 무서운 부분이더라고요. 무서운 걸 쓰려면 그걸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현실이 더 무섭죠. 사람이 더 무섭고.”

<양심고백> 김동식/ 요다/ 2018년

Q 지금까지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작품은?

“네 번째 소설집 <양심고백> 맨 마지막에 실린 ‘자살하러 가는 길에’. 자살하려는 사내로 인해 사소한 손해를 입은 사람들이 격하게 화를 내다가, 곧 자살할 거라는 사내의 말을 듣고 하나 같이 사과하는 작품이에요.”

<캐비닛> 김언수/ 문학동네/ 2006년

Q 책은 많이 안 읽는다고 본 것 같아요.

“보는 재미를 몰랐죠. 선입견이 있었어요. 졸립고 재미없고… 평생 읽은 책이 10권이 안 돼요. 최근에 세 권을 봤거든요. 그중 하나가 <캐비닛>인데 문학동네 출판사 편집장님이 선물로 주셨어요. 앞부분만 봤는데 ‘어우, 재밌네?’라고 생각해서 쭉 보게 됐어요.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남자 이야기예요. 평생을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은행나무가 손에서 자라는 걸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돼요. 조금 공감되더라고요. 저도 평생 특별한 일 없이 평범하게 살다가 글을 쓰게 되 고 책을 출간하게 돼서 책이 소중하거든요.”

▶ 중앙일보 [작가의 요즘 이 책] ‘김동식 편’ 기사 보기 https://news.joins.com/article/22858445
▶ 작가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pa9X8Ezjl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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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 인간 | 김동식 | 요다

    (글을 처음 올렸던 공포게시판에서) 무서운 걸 보다보니 그런 게 무섭더라고요. 경쟁이나 부당함, 혐오나 차별 이런 게 무섭잖아요. 때로는 사람들의 오만함이 무서운 부분이더라고요. 무서운 걸 쓰려면 그걸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 양심 고백 | 김동식 | 요다

    맨 마지막에 실린 '자살하러 가는 길에'는 자살하려는 사내로 인해 사소한 손해를 입은 사람들이 격하게 화를 내다가, 곧 자살할 거라는 사내의 말을 듣고 하나 같이 사과하는 작품이에요.

  • 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 김언수 | 문학동네

    손가락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는 남자 이야기예요. 평생을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은행나무가 손에서 자라는 걸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돼요. 조금 공감되더라고요. 저도 평생 특별한 일 없이 평범하게 살다가 글을 쓰게 되고 책을 출간하게 돼서 책이 소중하거든요.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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