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

등록일 | 2018.07.12 조회수 | 8,930

[작가의 요즘 이 책 ①] 이문열 “나는 이야기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중앙일보가 ‘작가의 요즘 이 책(작책)’ 시즌 2를 시작했다. ‘작가의 요즘 이 책’은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가 그들 글쓰기의 뿌리에서 자양분 역할을 하는 책 이야기를 듣는 기획물이다. ‘2018 작가의 요즘 이 책’은 인터파크도서와 공동기획했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소설가 이문열이다.

1948년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난 이문열 작가는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올해 칠순으로 등단 40년을 맞이한 그는 장편 <사람의 아들> <젊은 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영웅시대>, 대하소설 <변경>, 평역 <삼국지> 등으로 누적 판매 부수 3천만 부를 넘기며 ‘문단의 황제’, ‘국민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8월부터는 자전적 대하소설 <변경>의 후속작으로 ‘둔주곡 80년대’를 월간 신동아에 연재하다 지난달 중단했다. ‘둔주곡 80년대’는 자신의 분신인 소설가 이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문열이 목격한 5·18민주화운동 등 80년대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이문열 작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작품 준비 과정에서의 집념 원천, 가장 애착 가는 작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 요즘 읽는 책 등 작품과 삶,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그중 일부를 정리하여 소개한다.

 

<사람의 아들> 이문열/ 민음사/ 2004년

Q <사람의 아들>(1979)로 제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을 당시 성경 구약 15번, 신약을 10번, 세계 종교를 3년 연구하셨다고 하던데. 작품 준비 과정에서 나오는 놀라운 집념의 원천은?

“더 읽었을 수도 있고 덜 읽었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사람의 아들> 쓰는 시간은 6개월이 안 걸린 것 같아요. 작품을 쓴 것인 동시에, 말하자면 어떤 ‘여행 밑천’ 같은 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힘든 줄 모르고 하게 되죠. 하나의 독서나 지식 습득 과정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게 보편적인 채비, 준비랄까. 내가 특별하게 남들보다 우수하거나,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거나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아요.”

 


<변경> 이문열/ 민음사/ 2014년

Q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은 ?

“그 전에는 아직 자신있게 ‘아직 안 쓴 작품’, ‘곧 쓰려고 하는 작품’이 곧 가장 애착이 되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제 드디어 ‘더 나은 작품이 남아 있다’, ‘내가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제는 골라야 할 텐데… 애착이라면 제일 힘이 많이 들어간 것, 내 밑천이 많이 들어간 것이죠. 하나 대라고 하면 <변경>을 대야 하지 않나…”

 
<렉싱턴의 유령>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2006년

Q 동료 선후배들 중에서 나에게 없는 게 있구나, 이런 건 부럽다 하는 것은 있는지?

“당연히 있어야죠. 그거 없으면 안 되죠.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은 별로 안 봤어요. <렉싱턴의 유령>이라는 단편소설을 읽는데, 미국인 친구가 여행가는 동안 집을 봐주다가 한밤 중 유령들의 파티를 목격하는 이야기예요. 이상했던 건 자기(화자)가 누군지를 설명을 전혀 안 하는 거예요. 우리 같으면 우선 톰 만났으면 톰에 대해 설명을 한다고. 그런데 이 작가는 (설명을) 하나도 안 하는 거야, 끝까지 안 해요. 나 하고는 다른 느낌. 구식의 관계로 세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이런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대’라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한국산문선 1~9권 세트> 안대회 외/ 민음사/ 2017년

Q 요즘 읽는 책은?

“요즘 읽는 책이라 하면 <한국산문선>. 한문을 전공하지 않는 친구들도 재미있게 우리 한문학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구나 싶어서 <한국산문선>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현대문학 작가이지만 (나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고 문학적 자산이 되었는데,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읽어볼 만한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600편 정도의 산문들이 실렸는데, 생각해보니까 600편 뽑으려면 적어도 1천 편이 넘는 글은 보았을 텐데. 귀하다고 생각해서 감히 권합니다.”

Q 읽기 쉬우면서 맛깔나는 문체의 비결, 뭐라고 생각하세요?

“내가 책을 살 때 기대했던 것. 그걸 내가 쓸 때도 잊지 않는다는 것. ‘요새 사람들은 이렇게 할 거야. 요새 애들은 이걸 위해 써야 할 거야’라는 것. 이건 내가 절대 안 하겠다 생각하죠. 안 그러면 내가 준비도 안 되어 있고 내 능력에도 없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만일 실패에 원인이 있다면 ‘내 필요, 내 목적으로 소설을 써먹으려고 했기 때문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Q 선생님께 작품의 의미는 뭔가요?

“문학이란 것이 그냥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아버지. 아버지의 부재하고 관계된 것들. 이제와서는 많이 변했어요. 결국은 나도 그야말로 이야기하기 위해서 말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 같은 느낌이 있고, 문학이라는 양식 그중에서도 소설이라는 양식으로 그걸 표현하려고 마음 먹지 않았나(싶어요).”

▶ 중앙일보 [작가의 요즘 이 책] 기사 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22776739
▶ [작가의 요즘 이 책] 이문열 작가 편 동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BUgW1AUf8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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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의 아들 - 1979년 제3회 오늘의작가상 수상작 | 이문열(Yi Munyo) | 민음사

    <사람의 아들> 쓰는 시간은 6개월이 안 걸린 것 같아요. 작품을 쓴 것인 동시에, 말하자면 어떤 '여행 밑천' 같은 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힘든 줄 모르고 하게 되죠. 하나의 독서나 지식 습득 과정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게 보편적인 채비, 준비랄까. 내가 특별하게 남들보다 우수하거나,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거나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아요.

  • 변경 세트 | 이문열(Yi Munyo) | 민음사

    전에는 아직 자신있게 '아직 안 쓴 작품', '곧 쓰려고 하는 작품'이 곧 가장 애착이 되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제 드디어 '더 나은 작품이 남아 있다', '내가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제는 골라야 할 텐데… 애착이라면 제일 힘이 많이 들어간 것, 내 밑천이 많이 들어간 것이죠. 하나 대라고 하면 <변경>을 대야 하지 않나...

  • 렉싱턴의 유령 | 임홍빈,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문학사상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은 별로 안 봤어요. <렉싱턴의 유령>이라는 단편소설을 읽는데, 미국인 친구가 여행가는 동안 집을 봐주다가 한밤 중 유령들의 파티를 목격하는 이야기예요. 이상했던 건 자기(화자)가 누군지를 설명을 전혀 안 하는 거예요. 끝까지 안 해요. 나 하고는 다른 느낌. 구식의 관계로 세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이런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대'라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 한국 산문선 1~9권 세트 | 안대회, 이현일, 이종묵, 장유승, 정민, 이홍식 | 민음사

    요즘 읽는 책이라 하면 <한국산문선>. 한문을 전공하지 않는 친구들도 재미있게 우리 한문학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구나 싶어서 <한국산문선>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현대문학 작가이지만 (나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고 문학적 자산이 되었는데,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읽어볼 만한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600편 정도의 산문들이 실렸는데, 생각해보니까 600편 뽑으려면 적어도 1천 편이 넘는 글은 보았을 텐데. 귀하다고 생각해서 감히 권합니다.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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