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

등록일 | 2017.07.25 조회수 | 18,872

[김애란 추천] 음악과 함께 하면 좋을 책들

신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2017년)으로 돌아온 소설가 김애란. <비행운> 이후 5년만의 소설집이다. 세상과 다른 온도를 느끼며 살아가는 이들이 주인공이다. 김애란 작가는 일곱 편의 각기 다른 삶을 보여줌으로써 타인을 향한 우리의 시선이 어디에 가 닿아야 할지 알려준다.

덤덤한 문체로 쓰여진 문장들은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다. 삶과 사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그녀의작품은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한다. 최근 떠오르는 신예 뮤지션 ‘문문’의 곡 ‘비행운’이 대표적이다. 김애란 작가 역시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음악과 소설을 함께 즐기기도 한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다음 독서를 촉발하는 책입니다. 이어달리기처럼요.”

소설가 김애란이 북DB 독자들을 위해 세 권의 책을 소개했다. 음악과 함께 하면 좋을 책들이다. 어떤 음악을 함께 들으면 좋을지 김애란 작가의 선곡도 더해졌다. 다음 독서를 촉발하는 이 세 권의 책은 어떤 책으로 우리를 안내할까. 김애란 소설가가 추천한 세 권의 책과 음악을 만나보자.

“이따금 독서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책과 나 사이의 뻥 뚫린 거리, 그리고 그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독서를 방해하는 온갖 물리적인 요소들(대출 권하는 전화, 요의, 어깨 결림, 엄마의 심부름, 환승역까지의 거리 등)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 대부분 그 사이에 끼어들 만한 상황과 감정, 방해물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때론 우리의 독서를 비밀처럼 풍요롭게, 사적으로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하고.”

<죽음과 소녀>
저 : 아리엘 도르프만 / 역 : 김명환 / 출판사 : 창비 / 발행 : 2007년 7월 5일

올봄 연극으로 먼저 보고 희곡을 찾아 읽었다. 극중 고문피해자 빠울리나는 지금도 슈베르트를 듣지 못하고, 동시에 슈베르트를 되찾고 싶어 한다. 극 초반부터 큰 질문을 던진 뒤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해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객석에서 꼼짝 않은 채 각 장면에 압도됐던 당시 내 몸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 몸으로 빠울리나를 만난다.”

[함께 하면 좋을 음악]


현악 4중주곡 제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Streichquartett - No. 14 in D Minor D 810 ‘Der Tod und das Mädchen’

 


 

<시대의 소음>
저 : 줄리언 반스 / 역 : 송은주 / 출판사 : 다산책방 / 발행 : 2017년 5월 26일 

책을 덮고 며칠간 이 곡을 반복해 들었다. 그 뒤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다른 행진곡풍 음악을 들으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가 ‘만든 것’이 아닌 ‘그렇지 못한 것’들 때문에. 그러다보면 이상하게 월북한 백석 시인의 말년이 떠오르기도 하고, 세계사 속 여러 장면과 더불어 ‘예술의 주인은 누구인가?’란 책 속 질문과 다시 만나게 된다. 쇼스타코비치를 좋아할 수 있는가, 아닌가와 상관없이 그렇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에 예술적인 의미 따윈 없다고 했다지만 왠지 나는 그가 자신의 영혼 어딘가 고귀한 부분에 탐조등을 비추는 마음으로 음표를 그렸을 거라 짐작한다.”

[함께 하면 좋을 음악]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콘체르토 2번
Shostakovich - Piano Concerto No. 2: II. Andante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저 : 리처드 프레스턴 / 역 : 박병철 / 출판사 : 영림카디널 / 발행 : 2004년 3월 15일

캘리포니아 팔로마산 천문대에서 근무하는 천체과학자들 이야기. 무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이 시대엔 ‘라디오’로 음악 을 들었다는 사실이 반갑고 정겹다. 수백 년 전 바흐는 자신이 만든 종교음악이 천체과학자들의 노동요로 쓰이리란 걸 짐작했을까. 각기 만든 목적은 다르나 ‘천문학의 수학’과 ‘음악의 수학’이 만나 인간 안에서 세속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 보면 우리가 사는 모습도 천체망원경 속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함께 하면 좋을 음악]


바흐 - 칸타타 제 147번 중 제 1곡 「마음과 입과 행동과 생명으로」
Bach - BWV 147-1- Herz und Mund und Tat und Leben
: 연주곡이 아닌 합창곡으로 들으면 더 좋다.


사진 : 김봉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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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추천도서 독자가 읽으면 좋은 책을 명사가 직접 추천합니다.
  • 죽음과 소녀 | 아리엘 도르프만, 김명환 | 창비(창작과비평사)

    [함께 하면 좋을 음악 : 현악 4중주곡 제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올봄 연극으로 먼저 보고 희곡을 찾아 읽었다. 극중 고문피해자 빠울리나는 지금도 슈베르트를 듣지 못하고, 동시에 슈베르트를 되찾고 싶어 한다. 극 초반부터 큰 질문을 던진 뒤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해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객석에서 꼼짝 않은 채 각 장면에 압도됐던 당시 내 몸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 몸으로 빠울리나를 만난다.

  • 시대의 소음 | 줄리언 반스(Julian Barnes), 송은주 | 다산책방

    [함께 하면 좋을 음악 :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콘체르토 2번] 책을 덮고 며칠간 이 곡을 반복해 들었다. 그 뒤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다른 행진곡풍 음악을 들으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가 ‘만든 것’이 아닌 ‘그렇지 못한 것’들 때문에. 그러다보면 이상하게 월북한 백석 시인의 말년이 떠오르기도 하고, 세계사 속 여러 장면과 더불어 ‘예술의 주인은 누구인가?’란 책 속 질문과 다시 만나게 된다. 쇼스타코비치를 좋아할 수 있는가, 아닌가와 상관없이 그렇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에 예술적인 의미 따윈 없다고 했다지만 왠지 나는 그가 자신의 영혼 어딘가 고귀한 부분에 탐조등을 비추는 마음으로 음표를 그렸을 거라 짐작한다.

  • 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 리처드 프레스턴(Richard Preston), 박병철 | 영림카디널

    [함께 하면 좋을 음악 : 바흐 - 칸타타 제 147번 중 제 1곡 「마음과 입과 행동과 생명으로」 (연주곡이 아닌 합창곡으로 들으면 더 좋다.)] 캘리포니아 팔로마산 천문대에서 근무하는 천체과학자들 이야기. 무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이 시대엔 ‘라디오’로 음악을 들었다는 사실이 반갑고 정겹다. 수백 년 전 바흐는 자신이 만든 종교음악이 천체과학자들의 노동요로 쓰이리란 걸 짐작했을까. 각기 만든 목적은 다르나 ‘천문학의 수학’과 ‘음악의 수학’이 만나 인간 안에서 세속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 보면 우리가 사는 모습도 천체망원경 속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임인영(북DB 기자)

취재와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탐색 중입니다. iylim@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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