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

등록일 | 2017.04.03 조회수 | 45,875

[김훈 추천] 여러 번 읽을 만큼 지독히 좋아하는 책들

최근 <공터에서>라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를 통과해 온 개인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가 김훈. 같은 대상을 보아도 그의 필터를 거치면 다른 모양이 된다. 그의 눈을 거친 세상은 더없이 선명하고, 슬프고, 아름답다. 이것은 누구도 침범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김훈만의 세계다.

 

그의 글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등장인물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점심 메뉴로 고픈 배를 달랬는지, 어떤 질환으로 고통스러워하는지를 자세히 서술한다. 작가의 눈은 보이지 않고 증명해 낼 수 없는 것을 배제한 채,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세계를 응시한다. 이것은 기자의 시선이기도 하지만, 의사나 과학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김훈은 “시나 소설보다는 과학책을 즐겨본다.”고 했다. 한 권의 책은 여러 번 읽는다고 했다.

김훈 작가가 북DB 독자들을 위해 ‘여러 번 읽을 만큼’ 지독히 좋아하는 책들을 추천했다. 소설가가 과학서와 동양철학서를 추천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의외라 여기는 독자들도 있을 테다. 하지만 이 속에서 발견된 ‘실증성’은 그의 작품에도 또렷이 깃들어 있는 성분이다.
 


<종의 기원>
찰스 다윈/ 한길사/ 2014년 12월 23일

 

“제가 지독히 좋아하고 여러 번 읽은 책입니다. ‘개별적으로 창조된 생명은 없다. 모든 생명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 생명은 반드시 멸종된다.’라는 끔찍한 가설을 세워놓고 수억만 년의 시간 속에서 증명을 한 사람이에요. 다윈은 그 책 한 권으로 인류의 역사를 싹 뒤집어 엎었어요. 모든 신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확보하고 인류에게 준 거죠. 놀라운 사람이에요.”

 

<파브르 곤충기>
장 앙리 파브르/ 현암사/ 2010년 2월 10일

“파브르는 인류 사상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예요. 벌레 한 마리에 대해서 굉장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요. 이 스토리는 다 관찰에서 나온 거거든요. 소설처럼 지어낸 픽션이 아니에요. 벌레의 삶, 벌레의 마음, 벌레의 행동, 이걸 다 스토리를 만들어서 하는 거죠.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는 파브르라고 생각해요.”


  

<장자>
안동림/ 현암사/ 2010년 7월 25일

 

“자연계의 스토리텔러가 파브르라면 인문계의 스토리텔러는 장자예요. 장자는 모든 철학을 우화로 스토리를 만들어 설명해요. 장자와 노자는 같은 집안이지만 노자는 이념의 원형만 가지고 있어요. 이념의 원형만 질서있게 말하는 사람이고, 장자는 거기에 스토리를 넣어서 (내용을) 튀긴 거죠. 그럼 재밌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래서 사람들은 장자를 더 재밌어 하죠.” 



[ⓒ 인터파크도서 북DB www.book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명사의 추천도서 독자가 읽으면 좋은 책을 명사가 직접 추천합니다.
  • 종의 기원 |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김관선 | 한길사

    “제가 지독히 좋아하고 여러 번 읽은 책입니다. ‘개별적으로 창조된 생명은 없다. 모든 생명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 생명은 반드시 멸종된다.’라는 끔찍한 가설을 세워놓고 수억만 년의 시간 속에서 증명을 한 사람이에요. 다윈은 그 책 한 권으로 인류의 역사를 싹 뒤집어 엎었어요. 모든 신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확보하고 인류에게 준 거죠. 놀라운 사람이에요.”

  • 파브르 곤충기 세트 | 김진일, 장 앙리 파브르(Jean Henri Fabre), 정수일, 이원규 | 현암사

    “파브르는 인류 사상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예요. 벌레 한 마리에 대해서 굉장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요. 이 스토리는 다 관찰에서 나온 거거든요. 소설처럼 지어낸 픽션이 아니에요. 벌레의 삶, 벌레의 마음, 벌레의 행동, 이걸 다 스토리를 만들어서 하는 거죠.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는 파브르라고 생각해요.”

  • 장자 | 안동림 | 현암사

    “자연계의 스토리텔러가 파브르라면 인문계의 스토리텔러는 장자예요. 장자는 모든 철학을 우화로 스토리를 만들어 설명해요. 장자와 노자는 같은 집안이지만 노자는 이념의 원형만 가지고 있어요. 이념의 원형만 질서있게 말하는 사람이고, 장자는 거기에 스토리를 넣어서 (내용을) 튀긴 거죠. 그럼 재밌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래서 사람들은 장자를 더 재밌어 하죠.”


주혜진(북DB 기자)

1983년 서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 도움으로 성장했습니다. 무력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있어 다행입니다. kiwi@interpark.com

[공지영 추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내 젊은 날의 책들’ 2017.04.18
[문유석 추천] 판사를 작가로 만든 네 권의 책 2017.03.20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300자